▲보건의료노조 차수련 위원장 등 30여명은 지난 25일부터 명동성당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석희열
3일째 단식농성 중인 차수련 위원장은 장기파업사태의 해결을 위해 △정진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이 나설 것 △사용자의 파업유도행위 및 노조탄압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실시와 부당노동행위 처벌 △불성실교섭의 빌미가 되고 있는 직권중재 철폐 및 노동기본권을 보장할 것 △잇따른 경찰의 폭력과 성추행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경찰병력의 즉각 철수 등을 거듭 촉구했다.
차수련 위원장은 "10월초 국내외 인권단체 및 NGO와 연대해서 무차별적으로 노동자탄압을 일삼고 있는 한국 가톨릭의 반종교적 만행을 낱낱이 로마 교황청에 알릴 것"이라며 "똑같은 요구사항에도 노사협상이 타결된 경희의료원 등 나머지 병원과는 달리 유독 가톨릭중앙의료원만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가톨릭 사제들에게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차 위원장은 또 "교회가 운영하는 자본의 이익을 위해 자신들의 양(새끼)들을 잡아가라고 하는 사제들은 이미 교회법을 저버리고 하나님을 저버린 것"이라고 지적하고 "병원측이 취해온 그간의 행태에 대해 가톨릭 사제들에게 분명한 책임을 묻겠다"며 "자신들이 행한 행동에 대한 결과가 반드시 따를 것"이라고 말해 사태 해결 후에도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지난 13일 담화문을 통해 복귀 마감시한으로 정한 25일까지 자발적으로 현업에 복귀한 조합원은 80여명으로, 아직 복귀하지 않은 조합원은 강남성모병원 237명을 포함하여 모두 559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귀자가 예상 외로 적은 것에 대해 가톨릭중앙의료원 김현수 노무협력과장은 "다수가 돌아올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아 실망스럽다"며 "복귀시한을 2주 정도 더 연장해서 유연하게 대처할 생각"이라고 말해 파업 노조원들에 대해 당장 민형사상 책임 등 법적 대응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그는 파업 참가자들에 대한 징계수위에 대한 물음에 "복귀명령만 했을 뿐 아직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히고 "기관에서는 원칙적으로 복귀자는 언제든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라며 "모든 것이 원만하게 잘 되길 바란다"면서도 "복귀자에 대해 이면합의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1일부터 명동성당에서 천막농성과 함께 3일째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에 대해 명동성당측이 성당 밖으로 나가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 일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병원 장기파업사태의 해결을 위해 정진석 대주교에게 여러 차례 대화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히고 "오히려 성당측에서는 백남홍 주임신부 명의로 4차례에 걸쳐 퇴거명령을 문서로 전해왔다"며 "밤에는 전기도 끊고 화장실 문까지 걸어잠그는 비도덕적인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명동성당측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보건의료노조의 한 관계자는 "가난하고 힘없는 자를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봉사하라는 가톨릭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라며 "갈 곳이 없는 힘없는 노동자들을 밖으로 내치면 장차 어디로 가라는 것인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