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에 부담안주려 현정권서 취소 결정"
"공정위 결정은 '과공비례', 원칙대로 처리"

공정위, 언론사 내부거래 과징금 전액 취소 결정 '논란'

등록 2002.12.31 14:31수정 2003.01.0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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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왼쪽)가 언론사 부당내부거래 과징금 징수를 철회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에 대한 경위 조사를 지시한 가운데 공정위는 '번복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된다. 오른쪽 사진은 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2신 대체:12월31일 오후6시30분>

인수위, "더이상 문제삼지 않겠다"며 입장 후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공정거래위원회(www.ftc.go.kr, 이하 공정위)의 언론사 과징금 취소 조치에 대해 "더이상 문제삼지 않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그러나 인수위의 이같은 입장 선회는 공정위 결정에 대한 언론, 시민단체들의 비판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충분하지 않아 계속적인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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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은 31일 오후 급히 서울 세종로 인수위사무실을 방문해 임채정 인수위 위원장에게 '과징금 부과' 취소 경위를 설명했다.

정순균 인수위 대변인은 이날 4시20분경 브리핑을 통해 "이남기 위원장이 와서 충분히 설명을 했고, 우리도 오전에 '원상회복'까지 요구한 게 아니므로 이 문제는 일단락됐다. 더 이상 이를 문제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대변인은 이 위원장의 '충분한 설명'이 무엇인지 속 시원히 밝히지는 않았다. 정 대변인은 인수위 기자실에서 "(이 위원장의 설명) 내용은 여러분에게 알릴 내용이 없다. 내부적으로 아는 것으로만 충분하다"고 말했다가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이렇게 말했다.

"몇 가지 법적으로 패소를 했다는 내용도 있고, 몇몇 언론사에서 경영상의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한다. 그래서 공정위에 청원까지 제출을 했다. 그리고 또 모 신문사는 도저히 과징금을 내면 경영이 어려울 정도라고 호소를 했다고 한다.

법적인 패소 등은 이해하지만 어떤 경영의 어려움을 내세워 감해달라든지, 없었던 것으로 해달라든지, 그런 호소를 듣고 무효화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일부 때문에 전부 싸잡아 15개 언론사에 그런 조치를 취한 것은 (원칙을 무시하고) 현실적으로 고려한 한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인수위에서는 충분히 납득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런 것 때문에 오늘 공정위 조치에 대해 또다시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정 대변인은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이번 공정위의 결정은 과공비례(過恭非禮)"라며 "공정위에서 말하기를 현 정부에서 언론사에 매긴 과징금이 새 정부에 부담이 될까봐 이 정부가 가기 전에 스스로 취소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공정위 결정은 이미 되돌릴 수 없다"며 "새 정부에서는 원칙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1신:12월31일 오후2시31분>
'언론사 부당내부거래 과징금' 놓고 인수위-공정위 '힘겨루기'


"언론개혁, '김대중식'으로 하면 곤란하다."

언론사의 부당내부거래 과징금 부과를 취소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치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31일 제동을 걸고 나섰다. 반면, 공정위는 "이미 내려진 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사태 추이가 주목된다.

노 대통령 당선자는 이날 13개 언론사에 대한 과징금 부과를 전격 취소한 공정위의 30일 결정에 대해 인수위에 경위 조사를 지시했다.

이낙연 당선자 대변인은 "노 당선자가 '처분할 때도 이유가 있어야 하듯이 취소할 때도 이유가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인수위원회도 오전 간사회의에서 공정위 조치에 대해 극히 유감스럽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채정 위원장은 "모든 것은 원칙있게 결정, 집행돼야 한다"며 "이번 공정위 조치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순균 인수위 대변인도 "공정위의 결정은 스스로 원칙을 저버린 이해할 수 없는 조치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논평했다. 인수위는 공정위가 이번 결정을 사전 통보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언론개혁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온 노 당선자가 공정위의 조치에 대해 제동을 건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당연한 수순으로 비쳐진다. 노 당선자는 후보시절 MBC '미디어비평'과의 대담(11월1일)에서 신문시장의 혼탁상에 대해 '공정위의 직무유기'를 언급할 만큼 신문시장 정상화에 대해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반면, 공정위는 "독립성을 가진 위원들이 합의해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중차대한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 한 번복할 수 없다"는 입장. 이번 조치가 부당내부거래의 위법성 자체를 부정한 게 아니고, 언론사 관계기업들에 대한 과징금 부과는 취소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리수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공정위는 인수위에 이번 결정에 대한 경위 설명을 자세히 해주는 것으로 노 당선자와 인수위의 '체면'을 살려줄 계획이다.

언론사별 과징금 규모
2002년 12월 기준

▲동아일보 62억200만원
▲조선일보 33억9000만원
- 본사 22억8500만원
- 디지털조선일보 10억5000만원
- 스포츠조선 5500만원
▲한국일보 16억500만원
▲국민일보 15억3700만원
- 본사 14억1100만원
- 국민일보판매 1억2600만원
▲SBS 15억1300만원
▲중앙일보 14억원
▲MBC 12억9800만원
▲KBS 10억8300만원
▲대한매일 1억4000만원
▲경향신문 3600만원
- 미디어칸 3300만원
- 본사 300만원
▲세계일보 3600만원
▲한겨레 1500만원
앞서 공정위는 30일 전원회의를 열어 "2001년 7월11일 15개 언론사 및 자회사에 부과된 182억원의 부당내부거래 과징금 전액을 취소한다"고 결정내린 바 있다.

공정위 결정으로 과징금을 면제받게 된 회사는 조선일보와 스포츠조선, 디지틀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대한매일신보, 한겨레신문, 경향신문과 미디어칸, 국민일보와 국민일보판매, KBS, MBC, SBS 등이다.

공정위는 "언론사의 경영 어려움이 공익성을 해칠 수 있다"는 논리를 들었다. 언론사가 일반기업과 달리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징금 징수로 경영이 악화될 경우 공익적 기능을 수행할 여지가 축소될 우려가 있다는 것.

그러나 제도권 언론사에 특혜를 베푼 공정위의 조치는 12.19 대선을 통해서도 드러난 '법과 원칙의 확립'이라는 국민여론과 동떨어진 것.

더구나 공정위가 작년 11월 8개 언론사(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국민일보, 대한매일, 문화일보, KBS, SBS)가 제기한 이의 신청에 대해 "문화일보를 제외하고는 이유 없다"며 무더기로 기각 판정을 내린 바 있어 공정위의 돌연한 '온정주의'는 더더욱 많은 설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장 시민단체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고려했다는 공정위의 취소이유는 '봐주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 공정위 말대로라면 서민들도 '형편이 어려우면' '교통위반 범칙금'을 내지 않아도 된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논평을 통해 "공정위 결정은 정권 말기에 그동안 불편했던 언론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의혹을 갖게 한다"며 "정치적 고려에 의한 것인만큼 이번 결정은 철회되어야 하고, 결정이 내려진 배경과 과정 또한 철저히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중정권이 정권초기 언론을 타협과 협조의 대상으로 인식한 나머지 언론개혁의 적절한 시기를 놓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노 당선자가 이번 사안을 어떻게 인식하고 처리할 지 벌써부터 언론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새해 벽두부터 '언론개혁'이 화두로 다시 떠오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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