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를 비교하며 읽는 정신분석

<남자vs남자> (정혜신, 개마고원)

등록 2003.06.29 21:21수정 2003.06.30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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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형 소신 vs 햄릿형 소신

<남자vs남자>는 제목에서 예상되듯, 두 남자를 등장시킨다. 처음에 두 남자들의 조합을 보면, 다소 어색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러나 책을 읽다보면 두 남자의 연결고리에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두 남자의 조합은 이런 식이다.


이 남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가? 또한 나는?
이 남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가? 또한 나는?
김영삼-김어준, 이건희-조영남, 이수성-강준만, 장세동-전유성, 정형근-마광수….

서로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이 남자들에게는 조금은 다르지만 그래도 어딘가 비슷한 속성이 드러난다. 이를테면 YS의 대변인 노릇을 하고 있는 박종웅 의원이 '돈키호테형 소신' 이라면 국회에 평상복을 입고 등원한 유시민 의원은 '햄릿형 소신' 이라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 마음을 읽어내

정신과 의사인 이 책의 저자는 정신과 의사의 눈에서 바라보는 심리분석 방법을 이용한다. 개인적으로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책에서 언급한 인물들을 만난 적은 없다고 한다) 비슷한 범주 안에서 하나로 묶어내는 것이다.

두 남자들간의 조합이 다 그 나름대로의 고리를 가지고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조합은 바로 JP와 앙드레김이다. 40년 이상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2인자 JP와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앙드레김.


'정치를 직업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로맨티스트' JP와 '모든 혼과 열정을 다 바치며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로 우뚝 선' 앙드레김에 대해서 저자는 '나를 위한 직업' 과 '나를 거는 직업' 이라고 이들을 분석하고 있다.

자료와 언론보도를 통한 인물 바라보기


인물을 직접 만나보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자료와 언론 보도를 통한 바라보기. 이 방법은 강준만 교수의 인물연구 방법과 비슷하지만, 자료에만 의존해 딱딱하다는 느낌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과 같은 재미가 있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이 책에 등장하는 남자들의 마음까지 읽어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자료를 통한 인물연구 방법은 객관성을 유지하면서도 기존 언론에서 봤던 인물들에 대해서 새로운 인식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인간의 정신분석이 다소 어려울 수도 있는데, 언론에서 자주 접해온 공인을 통해서 접근하니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책을 읽다보면 자신의 심리와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서 자신에 대해서도 한번쯤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두 인물들을 하나의 고리로 묶어낸 저자의 능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남자 vs 남자 - 정혜신의 심리평전 1

정혜신 지음,
개마고원,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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