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민단체 "박 시장 사퇴해야"

퇴진운동 일 듯...박 시장, "당장 사퇴보다는 시정에 전념"

등록 2003.10.24 17:30수정 2003.10.25 17:57
0
원고료로 응원
현대건설 임모 사장으로 부터 현금 3천만원을 받은 사실을 시인한 박광태 광주광역시장. 이에 대해 공무원노조 등이 퇴진운동을 전개할 것으로 보여 이후 박 시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현대건설 임모 사장으로 부터 현금 3천만원을 받은 사실을 시인한 박광태 광주광역시장. 이에 대해 공무원노조 등이 퇴진운동을 전개할 것으로 보여 이후 박 시장의 행보가 주목된다.오마이뉴스 강성관
23일 오후 박광태 광주광역시장이 현대건설 임모 부사장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현금 3천만원을 받은 사실을 시인한 가운데, 공무원노조 등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고 공개사과와 시장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전국공무원노조 광주지역본부는 박 시장에 대한 불복종운동과 함께 퇴진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히고 시민단체들 역시 다음 주 초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여 박 시장에 대한 사퇴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전국공무원노조 광주지역본부(이하 공무원노조)는 성명을 발표하고 "박 시장이 더러운 뇌물을 수수하고 또한 후안무치하게도 사실을 극구 부인하다가 시인한 사태를 접하며 허탈한 심정과 함께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힐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공무원노조는 "부도덕하고 뻔뻔한 박 시장은 지금 당장 사퇴하여야 한다"면서 "사법처리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공직에서 사퇴함으로써 광주시민의 명예와 자존심에 회복하지 못할 상처를 입힌 것에 대해 석고대죄하라"고 말했다.

박 시장 "시민께 사죄, 당장 사퇴보다는 시정에 전념"

박광태 광주광역시장은 24일 오후 5시 30분경 광주시청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회의원 시절의 일로 140만 시민들에게 걱정과 누를 끼쳤다"며 "민선 3기 시장으로 뽑아 주신 시민들의 자존심과 명예를 손상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낙후된 지역 경제를 살리고 문화수도 육성 등 현안을 위한 사업이 걸음마 단계에 있는데 이같은 일이 벌어져 송구스러울 따름"이라며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

박 시장은 시민사회단체의 사퇴요구와 관련 "당장에 사퇴를 하기보다는 시정에 전념하는 것이 도리"라고 사퇴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어 혐의사실과 관련 박 시장은 "혐의사실과 관련해서는 수사과정에서 밝혀지면 책임질 것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시장은 승용차편으로 광주에 도착한 했으며 도착 직후인 약 5분여 동안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 강성관
공무원노조는 "모든 역량을 총결집하고 민주세력과 일치단결하여 박 시장의 퇴진운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부도덕하며 비리에 찌든 박 시장에 대한 엄격한 불복종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고 향후 방침을 밝혔다.

광주경실련도 성명을 통해 박 시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광주경실련은 "박 시장의 구속여부와 시장직 유지여부는 법의 판단에 의해 결정되는 과정만 남아있다"면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서부터 재판 등의 일정에 구애받지 말고 즉각 시장직을 사퇴하는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참여자치21, 3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공직사회개혁과 부패척결을 위한 광주전남공동대책위원회(이하 부패척결공대위)'도 박 시장의 책임있는 모습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들은 "뇌물수수를 시인한 만큼 광주시민들에게 공개사과하고 그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박 시장이 법적 도덕적 문책의 도마 위에 오른 상황에서 시정혼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지적하고 "거취문제를 명확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장화동 부패척결공대위 집행위원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가 진행될 경우 임기는 다 채울 수도 있다"면서 "단순하게 대처하기보다는 조사결과 등을 정황을 정확히 파악한 후에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서정훈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사무처장은 "특가법상 뇌물수수액이 1천만원에서 5천만원일 경우 (판결이) 집행유예가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면서 "공직자가 집행유예선고를 받게될 경우 공직을 상실하게 된다"며 "자진사퇴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패척결공대위와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다음 주 초 박 시장 거취문제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박 시장과 관련 현대 비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현역 의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23일 저녁 7시경 귀가조치했다. 검찰은 추후에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시장은 2000년 7월 국회 산업자원위원장을 맡을 당시 산자위원장 사무실에서 현대건설 임모 부사장으로부터 영광 원자력발전소 건설공사 관련 청탁을 하면서 현금 3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를 완강히 부인하던 박 시장은 23일 오후에 혐의사실을 시인했다.

광주시청 한 관계자에 따르면, 박 시장은 오늘(24일) 오후 1시경 승용차편으로 광주로 출발했다.

관련
기사
- 박광태 시장 소환 "임모 부사장 모르는 사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 2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3. 3 '딸 바보' 들어봤어도 '아버지 바보'는 못 들어보셨죠? '딸 바보' 들어봤어도 '아버지 바보'는 못 들어보셨죠?
  4. 4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5. 5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