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 노동자 1명 또 사망..부검 여부 갈등

등록 2003.10.30 17:06수정 2003.10.3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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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아침 보고대회에 참석한 한 노동자가 담배를 피우면서 고뇌에 쌓여 있다.
31일 아침 보고대회에 참석한 한 노동자가 담배를 피우면서 고뇌에 쌓여 있다.오마이뉴스 윤성효
유족과 대책위가 31일 오전 투쟁광장에서 갖고 있는 기자회견 모습.
유족과 대책위가 31일 오전 투쟁광장에서 갖고 있는 기자회견 모습.오마이뉴스 윤성효
[제6신 : 31일 낮 12시 25분] 경찰 2차 영장도 무산

부산 영도경찰서에서 31일 오전 11시30분께 2차 영장을 집행했으나 정문을 가로막고 있는 조합원과 유족들에 의해 집행이 무산됐다.

곽씨의 부인 정갑순씨 등 유족들은 정문을 부여잡고 "시신을 절대 옮길 수 없다"고 외쳤다. 낮 12시 5분께 조한성 영도경찰서장은 "영장 집행을 방해한 사람들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 책임을 묻겠다"면서 철수했다.

곽재규씨 유족 "자살로 본다" 입장 밝혀

30일 오후 한진중 도크에서 떨어져 사망한 곽재규씨 유족들은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자살로 본다고 밝혔다. 김주익열사대책위도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스스로 몸을 던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곽씨 부인 정갑순씨와 김주익열사대책위는 31일 오전 10시 한진중 투쟁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입장을 밝혔다. 부인 정씨는 남편과 30일 오전 두 차례 통화를 했다. 두 번째인 11시57분 통화 때 곽씨는 "애들 학교에 갔냐? 오늘 곽재규에게 무슨 일이 있을 것이다. 형님에게 전화를 해라"고 했다는 것. 고인은 평소에도 본인의 이름을 곧잘 불렀으며, 평소 이런 식의 말은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인은 이날 오전 김주익 지회장의 빈소를 조문했고, 오후 2시20분경 사물함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물함 정리를 하면서 옷걸이를 후배에게 주었다고 대책위는 밝혔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한진중 사내에서 20년 동안 도크 위에서 도크바닥으로 실족사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고인의 죽음의 형태가 어찌되었든 그 간의 한진중 노조탄압과 밀접하게 관계가 있다"면서, "그동안 한진재벌은 조합원들에게 엄청난 심적 경제적 고통을 주었고, 그 결과 지금과 같이 두 명의 노동자가 죽음에 이르게 되는 원인이다"고 설명했다.

곽재규씨는 올해 7월 22일 총파업 이후 계속 참여하다가 추석 이후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노조에 소극적인 사람이 스스로 죽을 수 없지 않느냐 하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부인의 진술에 의하면 장모가 병원에 입원해 치료비를 보태주어야 할 처지가 되어, 파업에 참요하지 않으면서 회사에서 주는 월급 70%의 명휴수당을 받았다"고 설명.


그리고 "지난 17일 김 지회장의 사건 뒤 곽씨는 농성에 결합하면서, 동료들에게 미안하고 죄인이다는 말로 죄책감을 갖고 있었다" 밝혔다.

경찰이 영장을 집행하려 하자 곽재규씨 부인 정갑순씨가 정문 철문을 부여잡고 영장집행을 저지하고 있다.
경찰이 영장을 집행하려 하자 곽재규씨 부인 정갑순씨가 정문 철문을 부여잡고 영장집행을 저지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윤성효
곽재규씨가 떨어진 도크. 사진 가운데 아래에 시신을 덮어놓은 현장이 보인다.
곽재규씨가 떨어진 도크. 사진 가운데 아래에 시신을 덮어놓은 현장이 보인다.오마이뉴스 윤성효
경찰 "영장 집행" 제시, 유족 "시신 옮길 수 없다" 버텨

부산 영등포경찰서는 31일 오전 11시경 노조 사무실에서 유족을 만나, 2차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서 관계자는 사망의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부검을 해야 하고, 부검을 위해서는 동아대병원 영안실로 시신을 옮겨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경찰서 관계자는 "농약을 먹었는지, 독살에 의한 것인지, 누가 밀었든지, 아니면 스스로 자살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사망의 원인을 밝혀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의료진의 요구에 따라 오늘(31일) 오후 1시까지 시신을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족들이 시신을 옮기고, 유족과 노조 관계자의 입회 속에 부검을 한 뒤 곧바로 돌려주겠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유족측은 "어제(30일) 전화에서 한 말이 유언으로 보고, 스스로 몸을 던진 것으로 본다"면서, "법을 집행한다고 하더라도 이동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김창한 금속노조 위원장은 "사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꼭 부검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여러 정황들을 보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대책위 관계자는 "굳이 부검을 해야 한다면, 장소를 옮길 수는 없고, 현장부검도 가능하지 않느냐"면서, "국과수의 일정 때문에 오늘 해야 한다면 며칠 뒤로 미루자"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자 경찰관은 "부검이 늦을 경우 알콜이 날아가는 등의 어려움이 있어 빨리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어제 사고 직후 혈액을 채취해 놓았고, 여러 장치를 해놓았다"면서, "배달호 사건 때도 1주일 뒤에 부검한 사실이 있고, 현장에서 부검을 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곽재규씨의 부인(오른쪽)과 형.
곽재규씨의 부인(오른쪽)과 형.오마이뉴스 윤성효
31일 오전 노조 사무실에서 경찰과 유족들이 영장 집해 여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31일 오전 노조 사무실에서 경찰과 유족들이 영장 집해 여부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윤성효
[제5신 : 31일 오전 10시 15분] 시신 부검 대책위-경찰 이견

한진중공업 곽재규씨의 사망과 관련해, 김주익열사 대책위와 경찰이 시신의 부검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시신을 병원으로 옮겨 부검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김주익열사대책위는 31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갖고 부검에 반대한다고 나섰다. 유족들은 병원이 아닌 사망 현장에서 부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주익열사대책위 관계자는 "곽재규씨가 30일 부인한테 전화를 걸어 '애들 학교 갔냐, 오늘 곽재규에게 무슨 일이 있을 것이다, 형님에게 전화를 하라'고 말했다"며 자살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책위는 시신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냉동탑차에 옮겨 실을 방침이다.

한편, 유가족 4명은 오전 11시경 노조 사무실에서 영도 경찰서장과 만나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제4신 : 30일 밤 9시30분] 검경 합동수사 부검 여부 논의중

곽재규씨의 사망사건이 터지자 검찰과 경찰은 30일 저녁부터 합동으로 현장조사 등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곽씨의 사망과 관련한 유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신을 부검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서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주익열사대책위는 이날 저녁 대책회의를 갖고 논의를 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대책위 관계자는 30일 밤 9시30분 경 브리핑을 통해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아직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면서, "부검을 할지 여부에 대해 유족들과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익 지회장의 자살사건에 이어 곽재규씨가 사망한 한진중 투쟁광장에서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다른 사업장들의 노동자까지 포함해 700여명이 모여 있고, 침통한 분위기다.


[제3신 : 30일 오후 7시]

곽재규씨 부인 "27일 새벽에 나가... 김 지회장 자살에 비통해했다"


김주익 지회장 자살사건 뒤 13일만에 11미터 높이의 도크에서 떨어져 사망한 곽재규씨는 27일 새벽에 집을 나오면서 가족들에게 “우리가 죄인이다”는 말을 하며, 김 지회장의 자살사건에 대해 비통해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곽씨의 사망 직후 현장에 도착한 유가족인 곽씨의 부인과 형님은 이같이 밝혔다. 현장에는 경찰관들이 조사를 하고 있는데, 부인은 “26일 일요일 집에 들어왔다가 27일 새벽에 나갔는데, 세수를 할 무렵 ‘김 지회장의 자살에 우리가 죄인이다’고 말했고, 사건 뒤 비통해 했다”고 진술했다.

곽씨는 집에서도 잘 이야기를 하지 않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곽씨는 3남3녀 중 셋째이며, 부인과 사이에 고1과 중2인 두 딸을 두고 있다. 곽씨는 17평의 아파트에 살고 있었으며, 개인 부채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고가 난 현장에는 시신을 그대로 두고 있으며, 부산지검 담당 검사는 30일 저녁 8시경 현장에 도착해 수사지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곽씨의 사망 원인을 살피기 위해 부검을 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사고가 난 도크 위쪽은 난간이 설치되어 있어 실족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진중지회 조합원들은 “곽씨가 떨어진 도크 위쪽에서 작업이 있었던 것도 아니며, 난간이 설치되어 있어 실족할 가능성도 낮고, 지금까지 실족한 사례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곽재규씨가 사망한 뒤 동료 조합원들이 달려와 현장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곽재규씨가 사망한 뒤 동료 조합원들이 달려와 현장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김주익열사대책위
[제2신 : 30일 오후 6시]

김 지회장 사건 뒤 "죄인이다" 말 해


한진중 도크에서 떨어져 즉사한 곽재규씨는 김주익 지회장의 자살사건이 터진 뒤, 주변 사람들한테 "죄인이다"는 말을 종종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고 직후 현장을 살피고 있는 금속노조 손송주 수석부위원장은 "곽씨는 2000년 김주익 지회장과 같이 노조 지회 간부로 활동했고, 김 지회장 사건이 터진 뒤 죄인이라는 말을 주변사람들한테 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오후 5시30분 경 경찰관 입회 하에 1차 현장 조사를 마쳤는데, 곽씨의 소지품에서는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진중 조합원들은 "곽씨는 오늘 술을 먹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족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히고 있다.


[제1신 대체: 30일 오후 5시 20분]

부산 한진중공업 노동자 1명 또 사망... 사인 조사중


고 김주익(41) 지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에서 노조 지회 간부 한 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30일 오후 3시50분경 한진중 내 제4도크에서 노조 간부 곽재규(49)씨가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금속노조와 경찰은 현재 현장에서 사인을 조사중이다.

금속노조 손송주 수석부위원장은 "오후 5시20분 현재 경찰에 의뢰, 소지품 등을 조사하고 있어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알 수 없다"면서 "소지품을 좀더 살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곽씨는 2000년 금속노조 한진중지회 문화체육부장을 지냈다. 곽씨는 김주익 지회장과 같은 부서 소속으로 확인되었으며, 김 지회장의 자살 뒤 유달리 슬픔에 잠겨 있었던 것으로 주변에서는 이야기 하고 있다.

한편 회사측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사고원인을 알 수 없고, 실족사 했을 가능성도 있어 정확한 원인이 나온 뒤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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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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