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부안현장 1~12신] 핵폐기장 백지화 요구, 부안군민 밤새 시위

[현장-부안 핵폐기장 반대 궐기대회] 군민 1명 뇌출혈

등록 2003.11.18 23:15수정 2003.11.26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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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팀]
- 취재: 성낙선·김지은·이승후 기자
- 사진: 안현주 기자
- 동영상: 정원식 기자



[최종] 이제 부안군민을 편안케 하라

전쟁터는 비단 이라크 뿐만이 아니다. 지금 한국의 부안땅이 바로 전쟁터다.

최근 잇따른 대규모 집회에서 화염병과 강경집압이 교차하면서 수많은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전쟁터가 따로 없다. 격정의 80년대를 건너온 지 20년이 지났지만 2년여 만에 서울 도심에 다시 화염병이 등장했다. 그 절정은 부안에서였다.

19일 전북 부안은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이날 자정무렵 부안읍내 시가는 칠흑같은 어둠에 휩싸였다. 그 암흑을 깬 것은 가로등이 아니라 군민들이 던진 화염병과 경찰의 서치라이트였다.

핵폐기장 설치를 반대하며 수 개월째 반대집회를 벌여온 부안군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것이다. 이들은 이날 집회를 마치고 고속도로를 점거, 당국의 무책임한 행정을 질타하고는 집회를 강제로 해산시키려는 경찰에 맞서 화염병을 들고 군청 진입을 시도했다. 흥분한 군민 가운데 일부는 가스통에 불을 붙여 경찰과 맞서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 9명이 다치고(19일 23시 55분 상황-경찰청 집계), 군민 30여명이 부상당했다.

서울에서도 큰 집회가 있었다.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서는 전국에서 집결한 농민 7만명이 모여 집회를 가졌고, 경찰과 농민 양측에서 40여명이 다쳤다. 노동자-농민 등 힘없는 사람들이 온몸으로 거리로 나서고 있다.

오늘의 '부안사태'는 오래전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그간 주민들은 단식과 등교거부, 삼보일배 등 평화적인 방법을 통해 핵폐기장 설치에 대한 반대의사와 함께 합리적인 해결을 당국에 호소해 왔다.

오늘 행사장에서 연단에 오른 문규현 신부는 "지금까지 100회 이상 유치반대 투쟁을 해왔지만 오늘까지 정부측은 어떤 대답도 없다"며 정부에 대해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부안군민들이 당국과 전면적인 대화중단을 선언한 것도, 또 오늘의 극한 사태가 발생한 것도 따지고 보면 원인이 당국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민심이 떠난 정권은 그 앞날이 뻔하다. 정부 당국이 부안사태를 국지적인 사안으로 판단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때가 극히 좋지 않다. 노동자도, 농민도, 도시서민도 누구 하나 정부편이 아니다. 외려 다들 마음 속에 칼을 품고 있다.

무기가 난무하는 곳만이 전쟁터는 아니다. 당국은 어서 빨리 부안을 '서해안의 평온한 향촌'으로 되돌리도록 힘써야 한다. 그 첫걸음은 지금 강행중인 핵폐기장 설치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다. 당면 과제로 연내에 주민투표를 실시해 그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

정부 당국은 부안주민들이 하루빨리 그들이 생업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그리하여 이제 부안군민들을 편안케 해야 한다. / 정운현 편집국장


부안소방서 소방대원들이 부안 군민 700여명에 의해 불 붙은 부안예술회관과 회관 앞에 세워진 청소차량을 진화하고 있다.
부안소방서 소방대원들이 부안 군민 700여명에 의해 불 붙은 부안예술회관과 회관 앞에 세워진 청소차량을 진화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안현주
이날 경찰과 주민 간의 충돌로 부안읍내에서 가장 큰 병원으로 꼽히는 부안성모병원에만 30명이 넘는 주민이 후송됐다.
이날 경찰과 주민 간의 충돌로 부안읍내에서 가장 큰 병원으로 꼽히는 부안성모병원에만 30명이 넘는 주민이 후송됐다.오마이뉴스 안현주


<12신 : 20일 새벽 1시 40분>

주민들 대부분 해산... 대책위 "고 총리, 구체적 계획 발표하라"


19일 낮 2시부터 총궐기대회에 들어가 이튿날 새벽 1시까지 이어진 '부안 반핵시위'는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연내 주민투표가 가능하다고"?
부안대책위, 고 총리 발언 불신

19일 낮 고건 국무총리가 전주를 방문해 '연내 주민투표 실시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부안 군민들은 이를 불신하고 있다.

고영조 부안대책위 대변인은 고 총리의 이날 발언에 대해 "믿을 수 없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고 대변인은 "고 총리의 발언이 진심이라면 구체적인 계획을 공식 발표하고 부안대책위와 실무협상에 들어가면 되는 일"이라며 "그런데 이날(19일) 발언은 '여론 무마용'이라는 의구심이 강하게 든다"고 말했다.

또 고 대변인은 이날 부안 주민들의 '게릴라성 시위'에 대해서는 "대책위도 성난 주민들을 제어할 수 없는 상태"라며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부안군민의 분노는 걱정스런 상황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 김지은 기자
부안 수협 앞 도로를 중심으로 길목 곳곳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던 부안 군민들은 20일 새벽 0시30분을 전후로 자진 해산하기 시작했다.


김인경 부안대책위 공동대표, 고영조 대변인 등 대책위 지도부 9명은 이날 시위 도중 부상당한 경찰이 치료를 받고 있는 부안성모병원에 머물고 있다.

고 대변인은 "이날 시위 도중 부상당한 경찰대원 4명이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인데 혹시 성난 주민들이 경찰을 해칠까봐 공동대표단이 이들을 지키고 있다"며 "격앙된 일부 주민들은 경찰을 인질로 잡아야 한다는 말도 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부안성모병원에는 두피가 찢어진 최아무개(18) 대원 등 경찰 기동대원 4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경찰-군민 간의 충돌로 양측 모두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전북지방경찰청 상황실 측은 "20일 새벽 1시까지 집계 결과 경찰 대원 2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며 "그러나 중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부상 당한 주민의 수는 더 많다. 이날 시위로 부안성모병원에만 30여명에 이르는 주민이 후송됐다.

부안 성모병원 중환자실에 따르면, 시위도중 뇌출혈을 일으킨 김아무개(59)씨는 현재 의식은 있는 상태이며 수술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어서 약물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부안군민의 시위에 총 61개 중대 6500여명의 경찰 대원이 현장에 배치돼 진압에 나섰고 주민 20여명이 '화염병 투척' 등의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전북지방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오늘 시위는 게릴라성 시위였다"며 "현장 대처하는 데 무척 애를 먹었다"고 밝혔다.

<11신 대체 : 20일 새벽 1시10분>

부안군민 1명 뇌출혈 위급상황... 정리집회 막는 경찰 앞 '가스통' 폭파


부안군민의 부상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19일 밤 11시 30분 현재 부안 성모병원 응급실에 실려온 군민은 30여명에 달한다. 이중 60대로 보이는 김재상씨는 뇌출혈을 일으켜 위급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안군민들은 아담사거리에서의 대규모 시위를 해산하고, 정리집회를 위해 수협쪽으로 이동해 정리집회를 하려고 하고 있으나 경찰이 막고 있다.

경찰이 골목을 계속 지키자, 부안군민 700여명은 LPG 가스통 3-4개에 불을 붙여 경찰 대열 약 10미터 앞에서 폭파하는 등 위협을 가하고 있다.

한편 부안 외곽에 위치한 혜성병원에는 오후 7시 이후 경찰측 부상자 10여명정도가 응급실에 왔으나 이중 9명이 간단한 응급처치 받고 퇴원했고, 1명은 두피가 찢어져서 김제 중앙병원으로 후송됐다.


<10신 대체 : 19일 밤 11시30분>

부안읍내는 전쟁터... 불 붙은 가스통 5~6개 터져


부안읍내 '아담 사거리'에서 경찰과 대치중인 군민들이 가스통 3~4개를 폭파해 경찰을 위협하고 있다.
부안읍내 '아담 사거리'에서 경찰과 대치중인 군민들이 가스통 3~4개를 폭파해 경찰을 위협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안현주
부안읍내는 지금 전쟁터를 방불케하고 있다.

경찰의 강제진압에 흥분한 군민들은 LPG통에 불을 붙여 경찰쪽으로 굴리고 있고, 이중 5-6개가 큰 굉음을 내며 터졌다.

거리는 가로등이 꺼져 칠흑같지만 군민들이 던진 화염병과 경찰쪽에서 비추는 서치라이트만이 거리를 밝히고 있다.

길바닥은 온통 유리조각으로 덮여있고, 연기가 자욱하다.

부안읍내 곳곳에는 불길이 치솟고 있다.

경찰과 주민과의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아담사거리에서 100m 떨어진 부풍로 사거리 주변에도 주민 200여명이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낀 채 아담사거리 충돌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주민 몇몇은 쇠파이프를 든 채 LPG통을 끌고 아담사거리쪽으로 이동하고 있어 또다른 폭발사태가 우려된다.

아담 사거리에서 부풍로 사거리에 이르는 100여m 거리 가로등은 모두 꺼진 상태다.

아담사거리에서 성모병원을 지나 부안수협에 이르는 폭 10미터 골목에서 경찰과 주민의 대치가 시작됐다. 주민 700여명은 성모병원 앞을 지나 수협쪽으로 향하려 했으나, 경찰이 방패로 가로막는 바람에 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경찰의 방패를 몽둥이로 치면서 "화염병을 가져오라"라고 외치고 있고, 군민들은 계속 불어나고 있다.

한편, 부안 소방서 측은 "예술회관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재산 피해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밝혔다.


<9신 : 19일 밤 10시30분>

화염병 던지며 군청 진입 시도... 예술회관 방화
부안소방차 총동원 화재 진압... 상황 점점 악화


촛불집회를 마치고 부안군청으로 향하는 3000여명의 군민들이 화염병을 던지며 경찰의 강제 진압에 강력 대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시위는 더욱 격화되고 있다.

부안군 예술회관도 불에 탔다. 부안주민 700여명은 밤 10시경 부안 예술회관 앞으로 몰려가 회관 앞에 세워져 있던 청소차량 8대에 석유를 뿌려 불태웠으며 본관에 옮겨붙어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부안군 예술회관의 화재 현장에서 만난 한 군민은 "주인의 말을 듣지 않는 정부에 대한 항의 표시"라며 "부안의 민란은 시작됐다. 앞으로 모든 정부기관에 대한 방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현재 부안 예술회관에 난 화재는 2층짜리 본관 건물에도 옮겨붙었다. 건물 1층의 유리창은 모두 깨진 상태고 건물 안도 불이 붙어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부안 소방서는 예술회관과 회관 앞에 세워진 청소차량에 불이 붙은지 지 20여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했다. 부안 소방서측은 서에 배치된 소방차 7대를 모두 동원에 화재 진화에 나서고 있다.

소방서측은 "건물 내부에 사람이 있었는지의 여부는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소방서는 이밖에도 "오늘 시위로 인해 부안읍 전역에 걸쳐 응급신고가 들어와 119차 20여대가 모두 출동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일부 주민은 이날 밤 9시30분경 촛불집회를 마친 뒤 군청 앞으로 행진했다. 군민 100여명은 쇠파이프와 각목으로 무장한 채 군청으로 향했다. 하지만 경찰은 군청으로 진입하는 모든 진입로를 막아섰다.

대책위 관계자는 "여기서 무너지면 게릴라 전투식으로 군청으로 진입해 핵폐기장 백지화 요구를 전달하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우려는 곧바로 현실화됐다. 경찰은 10시경 군청 앞에 모인 시위대를 강제진압하기 위해 전경을 대거 투입했고, 이에 군민들은 젓갈과 화염병을 던지며 극렬하게 저항했다.

'반핵민주광장'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군청 앞에 전경들이 기습적으로 강제진압하던 시각, 반핵민주광장에 모여있던 500여명의 군민들을 해산하기 위해 전경들이 시위대를 밀고 들어갔다.

이에 군민들은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많은 군민과 경찰이 부상을 당했다. 길바닥에 쓰러진 군민들이 속출하고 있고, 경찰의 강제진압에 항의하던 여성들에게 돌을 던지는 경찰도 목격됐다. 한 시민은 경찰이 휘두른 방패에 찍혀 귀밑이 찢기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부안 성모병원에 입원해있는 환자들도 시위에 나서고 있다. 이날 촛불시위가 벌어진 부안 수협 뒤에 위치한 부안 성모병원 앞에는 휠체어를 타거나 붕대를 감은 환자들이 거리로 나와 군청으로 향하는 주민들을 지켜보거나 동행했다.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중이라는 이희춘(66)씨는 "군청으로 향하는 주민들의 뒷모습이라도 보고싶어서 나왔다"며 "중상을 입고도 시위 현장에 나간 환자도 많다"고 말했다.

휠체어에 탄 채로 주민들을 따라나섰다가 병원으로 돌아온 전상진(18)씨도 당연하다는 듯 "핵폐기장 유치 반대하러 나갔다 오는 길"이라고 말했다.

부안 읍내에서 가장 큰 병원으로 꼽히는 부안 성모병원은 환자들의 시위 참여에 대해 '통제불능'이라는 입장이다.

이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은 "통제가 안된다. 간호사들이 환자 한명씩을 다 붙잡고 지킬 수도 없고 우리가 막아도 뿌리치고 나갈 기세"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날 시위에서 부상을 입어 이 병원을 찾은 주민은 12명 정도. 대부분 얼굴이나 머리, 팔 등이 찢긴 경우이고, 김아무개(30)씨는 왼쪽 다섯 번째 발가락이 부러지는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

병원의 한 관계자는 "오늘 시위로 부상을 입어 입원한 환자는 모두 5명이고, 대부분 시위 와중에 순식간에 다쳐 왜 부상을 입었는지 잘 모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던 지난 17일에는 40여명의 군민이 부상을 당해 이 병원을 찾았고,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던 지난 7월22일에는 하루동안 120명이 넘는 부상자가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또 인근 혜성병원에는 오후 7시 이후로 경찰측 부상자 10여명정도가 후송됐다.


부안군민들이 읍내 집회를 마치고 서해안고속도로로 속속 진입하고 있다. 군민들은 오후 5시40분까지 서해안고속도에서 연좌시위를 벌였다.
부안군민들이 읍내 집회를 마치고 서해안고속도로로 속속 진입하고 있다. 군민들은 오후 5시40분까지 서해안고속도에서 연좌시위를 벌였다.오마이뉴스 안현주
<8신 : 19일 저녁 8시10분>

3천개 촛불로 환히 밝힌 부안 '반핵 민주광장'


부안 주민들은 19일 저녁 7시30분 현재 촛불시위 식전행사를 열고 있다.

참석자들은 "핵폐기장을 청와대로 가져가라"는 등의 대중가요를 개사한 노래를 부르며, 지난 월요일 수협 앞과 부안군 프레스센터 뒤편에서 경찰들이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내용이 담긴 영상물 등을 보고 있다.

합창과 영상물 상영 등이 이어지면서 참석자들이 함성을 올리는 등 촛불시위 현장 분위기는 상당히 고조되어 있다.

본격적인 촛불시위는 7시40분경 시작됐다. 촛불시위에서도 노무현 정부에 대한 비판은 계속됐다.

집회의 사회자는 "대한민국 정부는 노동자와 농민을 방패로 찍어대는 정부, 노동자 농민에게 무서운 정부"라며 시위 진압방식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비난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문정현 신부는 "핵폐기장 백지화 군민의 날을 만들자"며 "한번만 더 밀어붙이고 꿋꿋이 버텨 이번에 꼭 핵폐기장을 저지하자"고 목소리 높였다.

현재 촛불시위에 참석하고 있는 부안 주민들은 대략 3천여 명.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낮에 모인 참석자 대부분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수협 앞 광장은 이들이 켜든 3천여 개의 촛불로 환하다.


<7신 : 19일 오후 6시40분>

고속도로 농성 풀고 촛불시위 준비


오마이뉴스 안현주
19일 오후 5시40분 현재 부안 군민들은 서해안고속도로 연좌시위를 풀고, 촛불시위를 벌이기 위해 부안읍 민주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많은 수의 주민들은 이미 고속도로 위에서 내려온 상태다.

이에 앞서 고속도로 연좌시위 당시 대책위 이형식 공동대표는 "아무리 하찮은 군의 공공재산을 매각하더라도 군민의 동의를 얻어야하는 게 순리다. 하물며 60만평 부지의 핵폐기장을 세우는데 단체장 한 사람이 결정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국민에게는 저항권이 있다. 오늘 부안 군민의 투쟁이 자랑스럽다"라는 말을 전했다.

부안경찰서는 이번 집회와 관련 "전의경 5명과 시위대 20명이 부상했으며, 중상자는 없고 연행자 역시 없다"고 발표했다.

고속도로 연좌시위를 마치고 부안 읍내로 들어온 주민들은 오후 7시부터 수협 앞에서 열릴 촛불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자들도 불쌍혀. 다 내 새끼들인디"

"자들도 따지고 보믄 안쓰러. 다 내 자식들같은 애들 아녀."

갓길로 줄지어 철수하는 경찰대원들을 보며 부안 주민 서아무개(57)씨가 입을 열었다.

서씨를 비롯한 부안 주민 5명은 서해안고속도로 연좌시위를 마치고 승합차를 이용해 부안 읍내로 들어가는 길에 경찰들을 보면서 속내를 털어놨다.

부안에서 42년간 살았다는 서씨가 먼저 "저 아이들도 불쌍하다"고 말하자 뒤쪽에 앉은 임모(57)씨도 맞장구를 쳤다.

"그렇지. 자들도 하나쓱 보면 다 안쓰럽고 그러지."

하지만 이어 경찰을 향한 '핀잔'이 이어졌다. 임씨는 "근디 꼭 한두놈씩 얄미운 놈들이 있다"며 "걸어가는 노인들을 곤봉으로 때리고 구둣발로 밟으면 안되지"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서씨도 "저번 시위(17일 촛불시위)에서도 쓰러진 노인 부축하는 젊은이를 경찰들이 방패로 찍고 차고 했다"며 "경찰이 제 아버지, 어머니, 형같은 사람들을 그렇게 대하면 안된다"고 거들었다.

임씨와 서씨의 대화는 '정부에 대한 질책'으로 끝맺어졌다. 결국 정부가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않아 경찰과 주민이 서로 반목하게 됐다는 것.

"아, 정부 때문에 우리가 서로 이렇게 서로 반목하고 있는 것 아녀. 젊은이들은 무슨 죄고, 주민들은 또 무슨 죄여. 이거 취재허겄다고 서울서 내려온 기자들도 그렇고. 정부가 제대로 대책만 세웠어도 우리가 지금 이렇게 고생하지 않지." / 김지은 기자


<6신 : 오후 5시10분>

"고건 총리 말 못 믿겠다"
부안군민 700여명, 서해안 고속도로 점거 농성


부안군민 700여명이 서해안 고속도로를 점거했다. 군민들은 부안 들판 곳곳을 가로질러 서해안고속도로 위에 올라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재 주민들에 의해 도로 80여미터가 점거된 상태다. 현재도 들판 곳곳에서는 도로 위로 오르려는 주민과 경찰간의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 주민들이 서해안고속도로를 점거한 가운데 고속도로 인근에 정차된 시위대의 방송차량에서는 핵폐기장 건설반대의 당위성을 이야기하는 방송이 계속되고 있다.

한편, 오늘 전주를 방문한 고건 총리의 '주민투표 연내실시 가능 발언'에 대해 대책위는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고 총리의 발언이 대책위에 정식으로 전달된 바도 없고, 그 전에 정부 태도에 대해 공식적 사과가 있어야한다"는 것이 대책위와 주민들의 주장이다.

집회 참석자들은 "우리가 가만있을 때 정부는 우리를 가지고 놀려고 했다. 그런데 우리가 투쟁에 나서자 우리의 요구를 받아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계속적인 핵폐기장 반대투쟁을 전개할 것을 결의했다.

현장에 있는 문정현 신부는 "고속도로 점거사실이 전국에 알려지고 있다. 우리의 진실이 더불어서 알려질 것이다. 부안군민이 자랑스럽다. 승리는 사필귀정이다"라는 말로 주민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오마이뉴스 안현주

<5신 : 19일 오후 4시30분>

서해안고속도로 입구에서 경찰과 대치... 일부 시위대 도로 점거


"수협 앞요? '반핵 민주광장'입니다"
'반핵시위' 3개월이 부안 '지명'도 바꿨다

부안군에 '반핵 민주광장'이 생겼다. 지난 7월22일 이후 매일 촛불시위 및 주민궐기대회가 벌어졌던 부안군 부안읍 서외리 부안 수협 앞을 주민들은 그렇게 불렀다.

이곳을 부안 주민들은 '반핵 민주광장'이라고 부른다. 이날 총궐기대회에 참석하러 가면서도 "우리 (반핵) 민주광장으로 갑시다"라고 서로 얘기를 건넸다.

이에 대해 문정현 신부는 "매일 촛불시위를 벌이며 참된 민주주의가 뭔지를 부르짖었던 수협 앞을 이젠 주민들이 '반핵 민주광장'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문 신부는 "부안군청 앞, 부안성당 앞, 부안 수협 앞 등 심심찮게 주민시위가 벌여졌던 곳은 '3대 성지'가 됐다"는 우스개도 덧붙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부안 군민에게는 '제2의 군민의 날'도 생겼다. '핵 폐기장' 유치 계획이 전면 백지화되는 날이 그날이라는 것.

문 신부는 이날 서해안고속도로 위에서의 연좌시위에서 "핵폐기장 유치가 백지화되는 날이 제2의 부안군민의 날"이라며 "그날은 멀지 않았다, 우리는 곧 승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지은 기자
서해안고속도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부안 핵폐기장 반대집회 참석자들은 오후 4시20분 현재 고속도로와 인접한 부안군 군집면 하수종말처리장 앞에서 경찰과 대치중이다.

집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행진을 막아서는 경찰과 격돌해 심한 몸싸움을 벌였으나 현재는 소강상태다.

경찰과 주민들간 공방의 여파로 전북도의원 김민하씨와 '참소리' 취재기자 등 4명이 경찰에 연행됐다가 풀려났으며, 대열의 선두에 서있던 공동대표와 취재기자들도 경찰로부터 카메라를 뺏기는 등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행진을 저지당한 주민들은 현재 논두렁을 타넘으며 흩어져서 고속도로로 접근하고 있으며, 이를 막는 경찰도 논둑 위로 진입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의 숫자가 적어 주민들의 각개약진을 막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서해안고속도로 위에는 이미 경찰이 대열을 이루고 도로로 진입하는 주민들을 막을 채비를 갖추고 있다.

한편, 하수종말처리장 앞에서 경찰과 일부 시위대가 대치하는 사이 오후 4시40분경 또 다른 시위대가 서해안고속도로를 점거했다. 부안 나들목 150미터 전방의 상하행선 도로 모두가 점거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고속도로 오가는 차들은 정체를 빚고 있다.

현재 다른 주민들도 각각 흩어져 고속도로를 향하고 있으며, 고속도로로 올라간 시위대는 연좌시위를 준비하며 경찰과 대치중이다.

농로를 통해 고속도로로 진입하려는 시위대와 이를 막으려는 경찰 사이의 충돌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농로를 통해 고속도로로 진입하려는 시위대와 이를 막으려는 경찰 사이의 충돌이 곳곳에서 벌어졌다.오마이뉴스 안현주
선전용 스피커가 달린 차량이 고속도로 진입을 시도하자 이를 막는 경찰이 유리창을 부수고 운전자 연행을 시도하고 있다.
선전용 스피커가 달린 차량이 고속도로 진입을 시도하자 이를 막는 경찰이 유리창을 부수고 운전자 연행을 시도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안현주

<4신 : 오후 3시40분>

부안 군민들, 집회 마치고 서해안고속도로 향해


부안 수협앞에서의 총궐기대회는 오후 3시40분 끝이 났다. 집회를 마친 4천여명의 참석자들은 대책위원회 공동대표들을 앞세운 채 서해안고속도로를 향해 행진을 시작하며, "길이 끝나는 곳까지 평화행진을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발에 앞서 대책위원회는 "우리의 평화적 행진을 막아서 생기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경찰에게 있다"고 거듭 천명했다.

참석자들은 집회 마지막에 낭독된 결의문을 통해 "우리 부안 군민들은 김종규와 핵산업계 그리고, 참여정부의 불의와 폭력에 맞서 분연히 떨쳐 일어설 것을 결의한다"며 "부안 군민들의 투쟁은 이 땅에서 핵폐기장이 사라지고 진정한 민주주의가 회복되는 그날까지 계속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결사항전의 각오로 핵폐기장 백지화되는 그날까지 투쟁하자" "핵폐기장을 몰아내고 진정한 민주주의가 살아있는 부안을 만들자" "핵폐기장 백지화투쟁의 성과를 모아 7만 군민 모두가 아름다운 부안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서해안고속도로를 향하고 있고, 경찰은 이를 저지할 태세라 차후 충돌이 예상된다.

경찰헬기도 집회가 벌어지는 상공을 선회하고 있어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3신: 19일 오후 3시5분>

"향후 사태의 모든 책임은 우리를 속인 정부에 있다"


오마이뉴스 안현주
부안군민 총궐기대회 본집회는 오후 2시26분 김인경 상임공동대표의 대회사로 시작됐다.

김 상임대표는 대회사를 통해 "17년간 표류해온 핵폐기장이다. 지역발전기금 등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준다해도 여기에 핵폐기장은 지을 수 없다"라며 "그간 평화적인 단식과 등교거부, 삼보일배 등을 다 했으나 청와대와 총리는 우리말을 안 듣고 길을 막았다. 이제 우리는 역사 앞에 할 일을 다 했다. 향후 어떤 일이 일어나도 역사 앞에 떳떳하다. 앞으로 일어날 모든 사태의 책임은 우리를 속인 정부에게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연단에 오른 문규현 신부는 "지금까지 100회 이상 유치반대 투쟁을 해왔지만 오늘까지 정부측은 어떤 대답도 없다"며 정부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낸 뒤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낭독했다.

문 신부는 "언제까지 부안 주민을 외면하는 정책을 고수할 것인가. 지금이라도 부안 주민의 분노를 바로 보기 바란다. 경찰의 폭력행사로 많은 주민들이 병원으로 실려가 지금 부안은 민란으로 폭발직전"이라며 이어 "나는 부안 주민에게 정부와의 대화에 기대를 걸어보자고 설득했으나, 이제 더 할 말이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잊지 말라. 주권은 재민이고, 민심은 천심이다. 거짓과 술수로 책임을 모면하려 하지 말라"고 정부측에 경고했다.

문규현 신부는 "이번에 내가 하는 단식이 내가 가는 길에 마지막 여정이 될지도 모르겠다"며 죽음을 각오한 듯한 결연한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시위 참석자는 계속 불어나 현재 4천여명으로 늘어났다.

한편 핵폐기장 반대집회에 참여하는 주민들과 차량에 대한 경찰의 통제가 심해지자 참석자들은 "경찰들이 여기로 오는 주민과 차량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하고있다"며 "집회에 참석하려는 사람들을 막지 말라"고 경찰측에 항의했다.

대책위는 "언론의 보도태도가 서운하다"면서도, "이제는 우리의 의로운 행동을 4700만 국민에게 알려야한다. 우리에겐 언론이 굉장히 중요하다"라는 말로 기자들의 취재가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대책위는 기자들에게 정확한 보도를 요청하기도 했다.

대책위는 계속적인 방송을 통해 줄포와 주산 지역 주민들도 이 집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하며 집회참여 방해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주민들은 예측불허, 제어불가능"
[현장 인터뷰 1] 부안 총궐기대회에서 만난 사람들

▲ 19일 부안군 수협 앞에서 열린 핵폐기장 백지화 부안군민 총궐기대회에서 주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마이뉴스 안현주

주민들은 삽시간에 불어났다. 총궐기대회가 열리고 있는 부안군 부안읍 서외리 부안 수협 앞 네거리는 대회가 시작된지 40여분만에 5000여명의 주민으로 꽉 들어찼다.

학생들은 학교를 조퇴하고 교복을 입은 채로, 주부들은 아기를 업은 채로 거리로 나섰다. 주민들은 직종을 불문하고 생업을 접은 채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한의사 김아무개(42)씨는 "오후 2시부터 병원 문을 닫고 나왔다"며 "대부분 다른 병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씨는 "그간 촛불시위에 자주 참석하지 못했는데 정부가 연내 주민투표 실시 거부 의사를 밝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나왔고, 끝까지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장윤수(40)씨도 "오늘은 일을 나가지 않고 핵폐기장을 막아야 한다는 결심으로 거리에 나왔다"며 "핵폐기장은 부안 뿐 아니라 전국 어디에서도 만들어져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돌이 갓 지난 아이를 등에 업고 대회에 참석한 주부들도 눈에 띄었다.

주부 박아무개(30)·김아무개(37)씨는 '부안 사태'의 책임을 정부에 돌렸다. 이들은 "부안군민들의 소리에 정부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정부의 태도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정부에서 내세운 '연내 주민투표 실시 거부' 이유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주부 김씨는 "정부 주장대로 내년 총선 이후에 주민투표를 실시하면 그동안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에서 로비, 홍보관광 등을 할 수 있는 시간만 줄 뿐"이라며 "마음이 약한 노인들은 그냥 찬성에 표를 던지게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박씨도 "정부가 끝내 핵폐기장을 부안에 유치하려는 것으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며 "사태를 이렇게 만든 부안군수와 정부가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궐기대회장 주변에는 외국의 핵폐기장 유치 논란 기사가 실린 대자보가 붙어있어 눈길을 끈다. 이 기사는 "이탈리아에서는 최근 정부가 논의없이 핵폐기장 유치를 강행하자 주민 7000여명이 항의시위를 벌였고, 스위스에서는 핵폐기장 건설이 주민투표에서 계속 부결되자 정부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종성(부안군의원) 부안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정부가 제안했던 주민투표 실시를 군민들은 최대한 자존심을 버리고 수용하려 했는데 이를 거부해 걷잡을 수 없이 분위기가 격앙된 상태"라며 "시위 현장에서 주민들의 격렬한 행동은 대책위 지도부로서도 예측불허이며 제어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은 "부안 군민이 요구하는 것은 핵폐기장 전면 백지화 뿐"이라고 덧붙였다.

집회에 참석한 이종숙(34·주부)씨는 "촛불시위 때부터 계속 나왔다. 주민들이 뭉쳐서 핵폐기장을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 정부가 처음부터 민주적으로 나왔다면 이렇게 안됐을 것"이라라며 "김종규 군수가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해 이렇게 됐다. 주민투표 제안 역시 정부는 민주적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주민투표 하자면서 핵폐기장을 계속 진행하는데 그러면서 무슨 대화냐. 핵폐기장 계획이 철회될 때까지 애들 셋 데리고 계속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부안에서 금융업을 한다는 전병록(40)씨 역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실망이 크다. 군수에게 주민동의를 받아오라고 해야할 대통령이 잘했다고 격려 전화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 것"이라고 정부를 비판하며 "애초 군의원들이 반대해 부결시켰는데 군수가 혼자 결정한 주민투표도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 김지은 기자


<2신 : 19일 오후 1시50분>

"군민 속에 섞여있는 경찰을 조심하라" 경고방송
추미애 의원, 대책위 방문 "부안문제 정치적 공론화" 약속


전북 부안은 '핵 발전·핵 폐기장 추방 범부안대책위'(공동대표 김인경, 이하 부안대책위)가 이날 오후 2시부터 주최하는 '핵 폐기장 완전 백지화' 시위를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부안군 수협 앞에는 2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어 집회 준비를 하고 있으며, 시위 인원은 계속 늘고 있다.

수협 앞에 설치된 대형무대 위에는 '핵폐기장 백지화, 위대한 부안군민 총 궐기대회'라고 적힌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있고, 대책위 관계자들은 자리를 정돈하고 있다.

군민들은 대체로 무거운 표정으로 시위장을 찾고 있으며, 학생들도 눈에 띈다.

대책위 관계자들은 연신 마이크를 통해 "주민들 사이에 부안경찰과 보안경찰들이 뒤섞여 있기 때문에 조심하라"는 내용의 경고방송을 계속 내보내고 있다.

또 대책위측 관계자들에 따르면 "집회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경찰들이 곳곳에서 주민들의 이동을 막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안군민 김상운(43)씨는 "주민투표 실시로 핵폐기장 문제 해결 실마리를 찾자는 중재안을 정부가 거부하자 많은 주민들이 실망하고 있다"면서 "지표조사가 나오는 내년 4월께 주민투표를 하자는 정부의 입장은 시간끌기용이라는 시각이 주민 대부분의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집회장소인 부안 수협지점 근처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한 주민도 "지표조사가 나오는 내년 4월 이후면 총선이 끝난 후인데 표는 표대로 받아먹고 선거 끝나고 나면 자기들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강한 의혹을 표시했다.

부안군민들은 언론의 보도태도에 대해서도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한 주민은 "아무리 핵폐기장 반대를 외쳐도 언론에는 시위진압 중 다친 전경들만 나오고 부안주민들만 폭력시위대로 묘사하더라"며 "제대로 있는 사실을 보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기자가 촬영한 사진도 경찰에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언론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핵폐기장반대주민대책위는 기자들의 신변안전과 원활한 취재지원을 위해 부안에 취재차 내려온 기자들에게 대책위 명의의 프레스카드를 제작해 패용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추미애 의원 "부안문제 정치적 공론화" 약속

▲ 추미애 의원이 부안 방폐장반대대책위원회를 방문해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있다.

18일 전북 전주시에서 민주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던 추미애 민주당 의원이 다음날인 19일 오후 1시 핵폐기장 반대 범부안 대책위 사무실을 방문해 '부안문제의 정치적 공론화'와 고건 총리 면담 신청을 약속했다.

추 의원은 이날 오후 1시 '핵폐기장 백지화 핵발전소 추방 범부안군민대책위'(이하 부안대책위) 사무실이 마련된 부안성당을 찾아 문규현 부안대책위 고문, 고영조 부안대책위 대변인 등을 만나 부안핵폐기장 유치 문제와 관련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추 의원은 이날 20여분간의 면담을 통해 "정부와의 대화창구는 열어놓는 것이 좋지않겠느냐"고 제안하며 "나를 그 대화통로로 이용해도 좋다"고 말한 뒤 "고건총리와 면담을 신청해 오늘 대책위와의 면담 내용을 전달하고 답변을 듣겠다"고 말했다.

또 추 의원은 "정치권에서는 전북출신 의원이 아니면 부안문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정치권에서의 부안 문제 공론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최근 정부가 밝힌 '연내 주민투표 실시 거부'에 대한 반대 입장도 밝혔다.

추 의원은 "정부가 주민투표법을 만들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는 이유를 들고 있으나, 이번 주민투표는 다른 사안에도 적용시킬 수 있는 주민투표법이 필요한 게 아니라 민주적 의견수렴 과정에서의 절차적인 문제를 보완하는 의미가 있으므로 법 얘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대통령이) 국민투표는 하자고 하는 데 이보다 작은 주민투표를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부안대책위의 고 대변인은 추 의원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부안군민들이 일방적으로 폭도집단인 것처럼 보도되고 있지만 17일의 경우에는 경찰이 방패로 바리케이드를 세우고 뒤에서 빈병 박스를 던지는 등 무방비상태의 주민을 폭력적으로 진압했고, 이런 점을 언론들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아 군민들은 정부나 언론이나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이젠 믿지 않겠다고 얘기한다."

이에 추 의원은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주민들이 폭도집단으로 알려지고 있는 점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이같은 내용을 정부에 전달토록하겠다"고 답변했다.

19일 부안군 수협 앞에서 열린 핵폐기장 백지화 부안군민 총궐기대회장에 주민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19일 부안군 수협 앞에서 열린 핵폐기장 백지화 부안군민 총궐기대회장에 주민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오마이뉴스 안현주

<1신 : 오후 2시 20분>

17일에 이어 19일에도 부안 대규모 '격렬시위' 예고


부안 핵 폐기장(원전수거물관리센터) 유치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연내 주민투표 불가' 입장을 밝힌 가운데 부안 군민들이 19일 대대적인 시위에 나설 예정이어서 현지에 긴장감이 돌고있다.

'핵 발전·핵 폐기장 추방 범부안대책위'(공동대표 김인경, 이하 부안대책위) 관계자는 18일 "정부가 '주민투표 연내실시'를 거부했으니 더 이상의 타협은 없다"며 "19일 '핵 폐기장 완전 백지화'를 요구하는 대대적인 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주민들은 더 이상 정부에 기대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라며 "1만명 이상의 주민이 모여 시위를 벌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반핵 시위'에 가세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18일 "핵 폐기장 백지화를 위해 노동자들도 함께 투쟁키로 결정했다"며 "19일 제3차 총파업 노동자대회를 마친 뒤 오후 4시 전북도청 앞에서 '핵반대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위는 부안을 비롯해 전주, 익산 등지에서도 동시다발로 벌어질 예정이다.

부안군민 1000여명은 지난 17일 밤에도 부안수협 앞에서 '핵 반대 촛불집회'를 마친 뒤 행진하려 했으나 경찰이 막아서자 경찰에 화염병과 돌멩이 등을 던지고 낫과 쇠갈퀴 등의 농기구 및 쇠파이프, 몽둥이 등을 휘두르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시위는 18일 새벽 1시까지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경찰 박아무개(47)씨가 오른쪽 옆구리를 낫에 찔려 병원에 실려가고 경찰과 주민 6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한편 경찰은 지난 17일 부안에서의 '화염병 시위'와 관련, 전담반을 편성해 검거에 나섰다. '원전센터 건립 관련 특별수사본부'(본부장 한휴택 전북지방경찰청 차장)는 18일, "화염병을 제조·운반·투척한 시위대는 법에 따라 엄정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19일 시위도 과격하게 진행될 것을 예상해 병력 8개 중대를 추가해 약 40개 중대 5천여명의 대원을 동원, 폭력시위 관련자에 대한 현장 검거에 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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