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중인 이주노동자 케비씨 등 위독

담당의사 "당장 입원하지 않으면 저혈당 쇼크로 사망할 수도"

등록 2004.03.12 20:54수정 2004.03.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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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 3월 10일 오후 5시, 화성외국인보호소 앞에서 40여명의 시위대는 생명이 위태로운 이주노동자들의 응급조치를 요구했다.

지난 3월 10일 오후 5시, 화성외국인보호소 앞에서 40여명의 시위대는 생명이 위태로운 이주노동자들의 응급조치를 요구했다. ⓒ 전민성


지난 3월 10일 오후 명동성당과 여수, 화성의 출입국관리소에서는 연행된 이주노동자의 석방과 병원 입원을 요구하는 이주노동자 농성단의 동시집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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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국관리소는 지난 1월 7일 방글라데시 대사관 앞에서 케비(34·네팔), 헉(39·방글라데시)씨를 연행했고, 2월 15일에는 대학로에서 샤말 타파 이주지부장을, 2월 17일에는 서울출입국관리소 앞에서 집회 중이던 굽타(30·네팔)씨를 각각 연행했다.

이주노동자 연행에 항의하며 샤말 지부장은 연행 즉시 여수에서, 케비와 헉, 굽타씨는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그 중 헉씨는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단식을 중단했지만, 나머지 세 명은 3월 12일 현재 단식 25일째를 맞고 있다.

a 몸무게 36킬로에 혈당 수치 43을 보이며, 12일로 단식 25일째를 맞고 있는 케비씨는 저혈당 쇼크로 생명이 위태롭지만, 보호소측은 병원입원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몸무게 36킬로에 혈당 수치 43을 보이며, 12일로 단식 25일째를 맞고 있는 케비씨는 저혈당 쇼크로 생명이 위태롭지만, 보호소측은 병원입원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 전민성

계속된 항의로 여수와 화성 외국인보호소측은 지난 3월 8일과 9일 각각, 단식 21일만에 처음으로 샤말과 케비, 굽타씨의 병원 치료를 허락했다. 특히 3월 9일 담당 의사가 작성한 진단서에 따르면, 화성에 있는 케비씨의 경우 48kg 나가던 몸무게가 36kg이 되었고, 당뇨 수치가 '43'으로 나와 아주 위험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 의사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당뇨 수치가 '50' 이하로 떨어지면 언제든지 저혈당 쇼크로 사망할 수 있는 상태라며 당장 응급 치료를 취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하다고 밝혔다.

3월 10일 화성외국인보호소 앞에서 가진 항의집회 중 화성외국인보호소 소장은 "케비와 굽타씨의 병원 입원을 상부에 보고해 허락을 받겠다"고 약속했으나, 이틀이 지난 12일 현재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성단에 따르면 오히려 11일에는 케비씨에게 강제 퇴거 명령서에 서명을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밖에 화성에서 함께 단식을 하고 있는 굽타씨의 몸무게도 74kg에서 59kg로 15kg이나 줄었고, 당뇨 수치가 '54'로 나타나 위험한 상태라고 한다. 또 여수 외국인보호소에 있는 샤말 타파 지부장도 지난 주말 밤에 발작을 일으켰으며, 12일 오후에도 몸이 떨리고, 배가 아픈 증세가 나타나 병원 진찰을 받았다.


a 같은 날 오후 2시, 여수 외국인보호소 앞에서도 샤말타파 구명 대책위(위원장 이준상) 주최로 샤말 지부장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있었다.

같은 날 오후 2시, 여수 외국인보호소 앞에서도 샤말타파 구명 대책위(위원장 이준상) 주최로 샤말 지부장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있었다. ⓒ 샤말타파 구명대책위


명동성당 농성단에 따르면 화성 외국인보호소는 지난 2월 15일 시작된 보호소 내 단식이, 얼마 되지 않아 17명으로 확산되자, 이 중 6명을 독방에 감금하고, 이들에게 전달한 구급약품을 지급하지 않거나, 개인 일기장과 수첩 등을 압수하기도 했다고 한다.

또 지난 2월 24일에는 단식 18일째를 맞은 바라시(34·몽골)와 다아(24·몽골)씨가 피를 토하고 하혈을 했지만, 의사 면회를 거절했다고 한다. 결국 3월 3일 이들을 포함한 11명의 이주노동자를 여권이나 여행자 증명도 없이 강제 출국됐다.

a 같은 날 오후, 명동성당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집회를 갖고  '연행동지 석방'을 외치고 있다.

같은 날 오후, 명동성당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집회를 갖고 '연행동지 석방'을 외치고 있다. ⓒ 전민성


a 10일 화성외국인 보호소 앞 집회에서 한 시위자가 보호중인 샤말, 케비, 헉, 굽타씨의 사진이 든 안내판을 들고 있다.

10일 화성외국인 보호소 앞 집회에서 한 시위자가 보호중인 샤말, 케비, 헉, 굽타씨의 사진이 든 안내판을 들고 있다. ⓒ 전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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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동네의 성미산이 벌목되는 것을 목격하고 기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2005년 이주노동자방송국 설립에 참여한 후 3년간 이주노동자 관련 기사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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