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등신교수' 1인시위, 더이상 외롭지 않다

김동우 교수 지지 세종대 앞 릴레이시위 14일째

등록 2004.03.19 13:18수정 2004.03.1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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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3월18일, 황상익 전국교수노조위원장의 1인 시위

3월18일, 황상익 전국교수노조위원장의 1인 시위 ⓒ 세종투위

교내에 설치할 작품인 조각 <가족상>을 "팔등신으로 고치라"는 이사장의 요청을 거역했다는 이유로 교수 재임용에 탈락했다며, 지난 2년 동안 세종대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여온 김동우 교수. 그의 외로웠던 1인 시위는 2004년 개강 이후에 새로운 양상을 띠고 있다.

a 3월17일, 한명부 전국언론노조 대외협력국장의 1인 시위

3월17일, 한명부 전국언론노조 대외협력국장의 1인 시위 ⓒ 세종투위

재학생과 졸업생, 교육단체와 시민단체가 김동우 교수의 1인 시위를 지지하고 '세종대 재단 퇴진과 김동우 교수 복직 투쟁위원회'(이하 세종투위)를 결성한 뒤 3월 2일부터는 김동우 교수를 지지하는 릴레이 시위가 하루에 두 사람 이상의 1인 시위로 이어지고 있다.

a 3월16일, 방의천 발해뗏목 탐사대장의 1인시위

3월16일, 방의천 발해뗏목 탐사대장의 1인시위 ⓒ 세종투위

김동우 교수 1인 시위 지지 릴레이 시위 13일째를 맞는 3월 18일에는 전국교수노조위원장인 서울대 의대 황상익 교수와 세종대 회화과 대학원에 재학중인 장석존군의 1인 시위가 김동우 교수과 함께 이루어졌다.

a 3월15일, 양윤모 영화평론가의 1인시위

3월15일, 양윤모 영화평론가의 1인시위 ⓒ 세종투위

황상익 교수는 '왜 세종대 정문에 서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 "세종대 재단퇴진 싸움의 의의와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 나왔다"며 "김동우 교수가 재임용에 탈락된 이후 김동우 교수의 투쟁에 동참해 왔다. 세종대학재단의 비리와 이사장 개인의 비리를 드러내는데 힘 보태기 위해 나왔다. 학내 학생들과 직원, 교수들의 동참과 투쟁을 바란다"고 답했다.

a 3월12일, 문병호 사교련 교권수호위원장의 1인 시위

3월12일, 문병호 사교련 교권수호위원장의 1인 시위 ⓒ 세종투위

또한 황 교수는 "재단으로부터 독립의 주체는 교내 구성원이다. 학내에서 투쟁해서 이루어 내야 한다. 작년에는 동덕여대가 1년동안 가열찬 투쟁으로 학교를 민주화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교수노조도 작년의 경험을 통해 세종대 승리에 도움이 되도록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a 3월10일, 박훈 변호사의 1인시위

3월10일, 박훈 변호사의 1인시위 ⓒ 세종투위

덧붙여 황 교수는 "김동우 교수는 지난 2년 동안 외롭게 싸워왔다. 작년은 소강상태였으나 금년은 재단비리가 밝혀지리라 본다. 김동우 교수 문제는 곧 재단의 문제다. 학생들의 가열찬 투쟁이 이어져 세종대 민주화를 꼭 이루어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a 3월8일, 황철민 전 세종대영화예술학과 교수의 1인시위

3월8일, 황철민 전 세종대영화예술학과 교수의 1인시위 ⓒ 세종투위

한편 김동우 교수의 1인 시위를 지지하는 각계의 성원도 이어지고 있다. '창작과 비평'에서 시집을 낸 바 있는 시인 강신애씨는 '1인 시위'라는 제목의, 김동우 교수를 위한 헌시를 바쳐 김동우 교수의 1인 시위를 지지하는 마음을 전했다.


a 3월5일, 이원우 전 세종대교수와 김동우 교수의 1인시위

3월5일, 이원우 전 세종대교수와 김동우 교수의 1인시위 ⓒ 세종투위

세종대 전자정보학과에 재학중인 한 재학생은 활동중인 음악 밴드그룹과 함께 김동우 교수의 1인 시위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음악을 작곡 중이라고 하는데 곧 교내에서 작곡된 노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a 3월4일, 박춘노 79학번 졸업생인 '세투위'위원장과 김동우 교수의 1인시위

3월4일, 박춘노 79학번 졸업생인 '세투위'위원장과 김동우 교수의 1인시위 ⓒ 세종투위

세종대 본관인 집현관에서 점거, 농성중인 총학생회는 집현관을 세종대 학생들이 즐겨 머무는 해방구인 놀이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영화 상영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계획하여 학생들이 학교 재단퇴진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a 3월3일, 정재경 세종대 총학생회장의 1인시위

3월3일, 정재경 세종대 총학생회장의 1인시위 ⓒ 세종투위

'세종투위'도 도서관 옆 잔디밭을 학생들과 차를 마시며 세종대의 미래를 토론하는 공간으로 사용할 계획이며, 투쟁 기금 마련을 위해 교내 노래패 동아리들과 함께 봄날 저녁 잔디밭에서 '투쟁기금 마련 콘서트'를 열 계획이라고 한다.

김동우 교수를 위한 헌시 <1인 시위>

▲ 김동우교수의 1인시위를 그린 걸개그림
검은 문에서 흘러나오는 금 간 손, 찢어진 노트
눈도 입도 가리고
힘없는 지식, 우울한 순응을 배우러
몰려왔다 몰려가는 발들

옛날엔 머리가 큰 여자는 시집도 못 갔어
좌대를 없애고 다리를 길게 늘이고
머리를 줄여서
늘씬한 8등신으로 만들라구

만물의 어머니요 대지의 상징인 4등신 母子像을
주문대로 고치지 못해 쫓겨난 예술가가
나는 왕의 머슴이 아니라
내 영감의 머슴일 뿐이라고
1인 시위하는 궁궐 앞, 문득 쏟아지는 눈

흙바람 불고 폭우가 오고 어둠이
회유와 협박이 낙엽이 멸시가 날리고……

그도 한때
짧은 신경과 굵은 팔다리를 늘여
비너스의 규격에 맞추려 땀 흘리던 때가 있었지

나무의 설레임과 바위의 탄식
역류하는 물의 환희,
부서지고 움트는 생명의 무게를 떠받치느라
대지의 여신이 그토록 굵은 허리와 팔뚝,
짧은 팔다리를 가질 수밖에 없음을
오랜 세월 돌과 연기와 흙을 만지다 알았네

힐끔힐끔 가등이 켜지고
한순간의 광휘로 들어올리는 가루눈
피켓 위에도 모자 위에도
뒷걸음질치는 미래의 슬픔을 견디듯 흰 눈이 내리 쌓인다
육중한 대문 앞 그 자리
투박한 인체비례의 눈덩이가 되어 가는 사내
언 심장 속에서
덩굴풀처럼 자라나는 대지의 숨결을
검은 문 틈으로 흘려 넣고 있다 / 강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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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가짜뉴스체크센터 상임공동대표, 5.18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며, NCCK언론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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