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 김동우 교수, 1인 시위 돌입

세종투위 천막농성 시작... 지지 릴레이 시위 이어져

등록 2004.03.03 08:38수정 2004.03.0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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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세종대 도서관 앞에 자리한 천막 농성장

세종대 도서관 앞에 자리한 천막 농성장 ⓒ 세종투위


세종대 주명건 이사장의 "팔등신으로 고치라"는 요구를 거부하여 괘씸죄로 재임용에서 탈락한, 조각가 김동우 교수는 2001년 2월 이후 2년 동안, 세종대 정문에서 외로이 1인 시위를 하며 재임용 탈락의 부당성을 알리고 세종대 민주화와 복직을 요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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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04년 새 학기부터 김동우 교수는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되었다. 지난 2월 10일 세종대 총학생회와 세종대민주동문모임, 세종대 민주화를열망하는교수모임과 전국교수노조, 시민단체가 연대하여 '세종대재단퇴진과 김동우교수복직투쟁위원회'(이하 세종투위)를 발족했다. 그리고 세종투위는 세종대 재단 비리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형사 고발하고 지난 2일 세종대 입학식에서 김동우 교수의 1인 시위를 지지하는 릴레이 시위를 시작한다고 밝히고 천막 농성에 들어갔다.

a 천막농성장 앞의 김동우 교수

천막농성장 앞의 김동우 교수 ⓒ 세종투위


학교측이 주관한 입학식이 이례적으로 10여분만에 끝이 나고, 총학생회가 주도하는 개강 고사를 마친 후 세종투위는 도서관 앞으로 자리를 옮겨 꽃샘 바람 속에서 천막을 짓기 시작하였다.

드디어 김동우 교수의 새 집이 지어졌다. 초록색 지붕에 "이사장 주명건이 패륜아인 걸 아십니까?" "이번엔 43억 교비횡령, 이건 세종대생을 두번 죽이는 일이에요" "국내 최고의 등록금, 6억5천 국내 최고의 이사장 연봉"이라는 문구가 씌어진 플래카드로 둘러싸인 김동우 교수의 연구실 겸 작업장이 지어졌다. 김동우 교수의 천막농성장 옆의 커다란 나무에는 김동우 교수가 1인 시위하는 모습이 담긴 큼직한 걸개 그림도 세워졌다.

a 김동우 교수 사건을 다룬 영화 <팔등신으로고치라굽쇼?>의 황철민 감독

김동우 교수 사건을 다룬 영화 <팔등신으로고치라굽쇼?>의 황철민 감독 ⓒ 세종투위


세종투위는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김동우 교수의 1인 시위를 지지하는 1인 릴레이 시위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세종투위는 홈페이지(sejongfire.net)를 통해 김동우 교수의 복직을 지지하는 졸업생, 재학생 및 교수단체, 시민단체들로부터 릴레이 1인 시위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세종투위는 김동우 교수 지지 1인 릴레이 시위 외에도 매일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김동우 교수의 '무학점 공개 강좌'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김동우 교수는 교내에 설치된 문제의 <모녀상> 외에 2개의 <가족상>에 대한 작품 설명과 함께 교내 곳곳에 설치된 최옥자 목사와 주명건 이사장의 미술품 감상과 설명도 곁들일 계획이다.

a 졸업식장 앞에서 시위하는 김동우 교수와 학생들

졸업식장 앞에서 시위하는 김동우 교수와 학생들 ⓒ 세종투위


세종투위는 그밖에 세종대 재단의 교비 유용을 알리는 의미에서 '밑빠진 독' 퍼포먼스를 통해 학생들이 낸 등록금의 일부가 엉뚱한 곳으로 새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다양한 놀이를 통해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a 2월10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하는 '세종투위'

2월10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하는 '세종투위' ⓒ 세종투위


세종투위는 2월 10일 주명건 이사장을 교비횡령 혐의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한 바 있는데 그 혐의는 △파주출판단지 내에 서부캠퍼스를 세운다는 명목하의 교비 횡령(43억7800만원) △97년, 전 교수에게 사표를 종용하면서 그 대가로 8천만원 불법 지급 △피고발인 주명건의 개인 취미 생활인 그림 제작을 위한 교비횡령 의혹 △세종대학교에 서적 강제 구입(8억 상당) △공사비 과다 계상으로 인한 비자금 조성 의혹(세종호텔 보강공사 17억원 상당하는 금액과 세종대학교 종합강의동 건축 공사비로 385억4400만원 상당) 등이다.

a 천막농성장

천막농성장 ⓒ 세종투위


한편 주명건 이사장의 부모인 주영하, 최옥자씨가 아들 주명건씨를 학위허위기재와 수익사업체인 ㈜세종투자개발에서 수십억원 상당의 회계 부정을 한 혐의로 동부지검에 고발한 사건과 관련하여, 주명건 이사장이 2월 27일 오후 1시부터 고발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고발인의 실무책임자 조사 후 최옥자 목사도 이미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으며, 3월 중으로 기소될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투위가 고발한 교비횡령 혐의 및 업무상 배임 혐의 관련 고발건은 동부지검과 별도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조사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세종투위는 밝혔다.

a 천막 농성장 앞에 걸린 플래카드

천막 농성장 앞에 걸린 플래카드 ⓒ 세종투위


김동우 교수는 1인 시위를 다시 시작하며 "요즈음처럼 행복한 적은 없었다"며 "기필코 세종대학을 민주대학으로 거듭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춘노 세종투위 위원장도 "세종대 재단을 퇴진시켜 사학의 비리를 근절하는 계기를 만들어 세종대를 명실상부한 민주대학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입학식에서 만난 한 새내기 학생은 "370만원이라는 등록금은 학생들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총학생회로부터 재단의 교비 유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매우 놀랐다. 김동우 교수의 1인 시위에 동참할 생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세종대재단은 세종대 교수의 연봉을 지난해 일괄적으로 8백만원을 인상한 데 이어 올해도 일괄적으로 일천만원씩 올려 지급하기로 했으며, 그동안 적체되었던 교수 승진 인사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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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가짜뉴스체크센터 상임공동대표, 5.18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며, NCCK언론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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