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창밖 창문틀에는 재소자들이 키우는 화분 한두개와, 볕좋은 한낮에 빨래를 말리기 위해 수십벌의 속옷이 내걸려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독거실에 1인이 들어가 있는 것을 제외하면 이 사동은 전체가 법무부 규정위반이다. 법무부 규정은 '수용자 1인당 0.75평'이나 전국적으로 이런 규정을 만족시키는 교정시설은 거의 없다. 대방은 7명이 적정인원이기 때문에 규정의 2배 인원이 수용돼 있는 셈이다. 수용정원이 1650명인 곳에 2천5백명 가까운 수용자가 들어있으니 자동적으로 이렇게 될 수밖에 없다.
"여름에는 같은 방에 있는 사람들이 원수같다"는 출소자들의 말을 이해할만 했다. 재소자들은 물론 교도관들도 셔츠가 흠뻑 젖어 있었다. 겨울에는 복도 천장에 설치돼 있는 파이프를 통해 열기가 전달된다. 바닥에 온돌이 깔린 교도소들도 있다.
심각한 인력난과 부족한 교정시설은 물론 이곳만이 아니다. 전국 47개 교정기관의 수용정원은 4만6천여명이나 실제는 6만명이 넘게 들어가 있다. 이들을 담당하는 교정직 공무원은 1만1800명여명, 교도관 1명당 수용자는 5.1명으로 중국(1/5.0명), 캄보디아(1/4.9명) 등을 제친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실질적으로 수용자 계호를 맡고있는 보안업무 직원과 수용자간 대비는 광주교도소의 경우 1:120 정도이고, 다른 곳들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상황은 교도관들의 업무과다와 각종사고는 물론 재소자들의 접견과 외부치료 제한 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동을 지키고 있던 최 아무개 교사는 "소내 의료시설이 열악해 외부치료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밖으로 나갈 때는 계호인력이 3명은 붙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내부인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가급적 억제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수감시설과 교도관을 늘리는 것만이 해결방안?
그렇다면 수감시설과 교도관을 늘리는 것만이 해결방법일까. "물론 기본적인 시설과 인원은 늘려야겠지만, 검찰과의 유기적 협조로 불구속 수사를 확대하고 가석방 제도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교정당국이 제시하는 해결방안 중 하나다. '불구속 수사 원칙'을 실질적으로 구현하자는 것이다.
작업장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교정직원들의 옷을 만들고 있는 옷 공장에서는 99명의 '출역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었으나 감독교도관은 1명. 선풍기도 감독자의 간이 사무실에 단 1대. 출역자들은 소내 생활이 모범적인 재소자들이지만 교도관들은 너무 적은 인원이 감독을 하고있기 때문에 긴장을 풀 수가 없다고 한다.
작업장을 참관중인 기자 옆에서 황토색 옷의 재소자가 가위를 갈고있는 모습을 본 교도관은 곧바로 "나중에 하라"고 지시했다. 외부사람들까지 들어와 있기 때문에 위협적으로 보였던 모양이다. 황토색 옷을 입은 재소자들은 1급수, 즉 모범수들임에도 최근 빈발하고 있는 사건들이 이들을 위축시킨 것이다.
군용 탄알박스를 만들고 있는 목공장도 80명이 출역하고 있으나 역시 관리자는 1명. 끌, 망치 등 작업용구들이 널려있는 이 곳의 관리자인 김 아무개 교사는 "4명 정도는 있어야 제대로 관리가 가능하다"고 토로한다. 각종 철제 장비와 용구들이 있는 건축배관 훈련실도 상황은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