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통일 골든벨을 울려라"

자유총연맹 포함 대구 7개 단체 주최 통일문제 풀기 대회 열려

등록 2004.10.23 19:59수정 2004.10.2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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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도전 통일 골든벨'이 열리고 있는 상원고등학교 체육관
23일 '도전 통일 골든벨'이 열리고 있는 상원고등학교 체육관허미옥
"자!, 총 9명이 수상권에 들 수 있습니다. 현재 남은 인원은 10명, 과연 누가 가장 먼저 탈락할까요?"

23일 2004대구청소년 통일한마당 '도전! 통일 골든벨을 울려라'이 진행되는 대구상원고 체육관. 시작할 때는 60여 명의 고등학생들이 자리를 꽉 메웠지만 패자부활전을 두 번 거쳐 40번 문제를 넘어서자 이제 좌석에 남은 학생은 딱 10명이었다.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문제가 출제되었다.

"이번에는 노래 문제입니다. 다음 노래에 나오는 '토장'은 우리말로 무엇일까요?"

세상에 나서 밥술을 들 때
처음으로 맛들인 것은
내 어머니가 메주를 쑤어
손수 담근 토장이라네
민족의 향기 넘치어 나는


문제 출제자는 '메주를 쑤어'를 연신 반복하면서 힌트를 주었다.

"정답은 간장입니다."

메주로 쑨 것은 두부? '땡'


분위기가 무르익을수록 학생들의 응원전은 더욱 재미있었다.
분위기가 무르익을수록 학생들의 응원전은 더욱 재미있었다.허미옥
그런데 여기서 여학생 한 명이 "으~"하는 비명을 지르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순간 행사장 주변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되었다. 그녀가 자신의 칠판에 쓴 답은 '두부'였다.

박보령(경북여고 2)학생은 "아, 정말 너무 아쉬워요. 한 문제만 더 맞추면 MP3인데"하며 아쉬워했다. "정말 메주로 쑤어 만드는 것이 두부인줄 알았다"는 박보령 학생은 "친구 따라서 참석했는데 예상외로 너무 재미있었다"고 참석 소감을 밝혔다.


통일교육협의회가 주최하고 자유총연맹 대구시지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달서구협의회ㆍ수성구협의회,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대구KYC, 청소년 공동체 반딧불이, 세계평화청년연합 대구경북지부 모두 7개 단체가 주관한 2004대구청소년 통일한마당 '도전! 통일골든벨을 울려라!'

오후 2시부터 대구상원고 체육관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대구지역 고등학생 60여 명이 참석해 통일을 주제로 정치·경제·사회·문화·언어 영역 등 다양한 문제를 풀었다.

이미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홈페이지에 500여 문항이 기출문제로 제공되었고, 참가신청자에게는 이메일로 발송되었을 뿐만 아니라 출제범위까지 공지한 상태여서 조금만 공부했다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는 것이 참가자들 의견이었다.

"북한에는 스티커 사진 있을까요?"에서 우승자 가려져

진지하게 문제를 풀고 있는 학생들
진지하게 문제를 풀고 있는 학생들허미옥
한편 최종 남은 2명을 두고 우승자를 가리는 문제가 나왔다.

"북한에는 스티커 사진이 있을까요?"

선생님들도 어려워하는 문제를 풀어온 이들의 우승을 가린 문제는 의외로 북한에 스티커 사진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학생 두 명은 칠판에 ○,X를 지웠다 고쳤다를 반복했고 행사 진행자는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습니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해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스티커 사진 문제를 통과하고 혼자 남았지만 46번 문제에서 틀려 골든벨은 울리지 못한 나가영(혜화여고 2) 학생은 "북한에 관심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좀더 많이 공부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학생들을 응원한 효성여고 정환수(윤리) 교사는 "고등학교 1학년 도덕 교과서의 50% 이상이 통일에 관한 내용이다"며 "남북한 언어차이, 통일국가 방안 등 학생들이 교과서에서 접할 수 있는 문제들이 많이 출제되어 학생들에게 유익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김두현 사무처장은 "통일에 무관심하고, 통일이 자기와는 무관한 것이라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이런 행사에 참가해 통일을 쉽고 재미있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청소년들에게 일상적으로 통일교육을 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패자부활전을 기다리며 '열심히!'
패자부활전을 기다리며 '열심히!'허미옥

패자부활전을 기다리는 내내 칠판에 돈을 그린 한 학생
패자부활전을 기다리는 내내 칠판에 돈을 그린 한 학생허미옥


"국가보안법은 반드시 폐지해야 합니다"
통일골든벨 우승자 나가영(혜화여고 2) 학생

▲ 혜화여고 행사자원봉사자, 응원단과 함께 한 나가영 학생(오른쪽 가장 위)

- 골든벨을 울리지는 못했지만, 우승을 축하한다. 이 행사에 참가하게 된 계기는?
"학생주임 선생님의 권유가 있었다. 북한에 조금 관심 있었는데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좀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 문제의 난이도는?
“목요일 수행평가가 있었기 때문에 이틀밖에 준비하지 못했다. 기출문제와 주최측에서 알려준 사이트를 찾아가며 공부했다. 문제는 다소 평이했던 것 같다."

-"북한에 스티커 사진이 있다" O,X문제에서 많이 고민하는 것 같던데?
"맨 처음에는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진행자가 자꾸만 힌트라면서 다른 이야기를 해서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O,X를 계속 반복하다가 결국 O에 선택했다."

- 요즘 정치권에서는 국가보안법 문제로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국가보안법은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일이 될 수 있는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는데, 국가보안법과 같은 시대착오적인 법안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한다." / 허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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