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가 벌어진 운천리 노인회관한성희
골든벨 소식을 듣고 동네 잔치를 하자고 했더니 지양의 아버지 지의준(60)씨가 자신이 해야 한다고 하는 바람에 지양 가족 모르게 잔치를 준비했다는 유기덕 운천2리 이장은 연신 큰 경사라고 입이 함빡 벌어졌다.
조용한 농촌마을인 운천 2리에는 곳곳에 골든벨 축하 펼침막이 내걸렸고 동네 사람 모두 축하잔치에 참석했다.
동네 청년회에서 돼지 2마리를 잡고 안병숙(65) 노인회장이 손수 만든 두부를 부조했으며 운천리 부녀회원들은 국수와 떡, 보쌈, 과일을 비롯해 푸짐한 음식을 내왔다. 노인회관은 계속 찾아오는 축하객으로 북적거렸다.
"관순이가 어릴 때 동네에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싸움이 벌어지면 그 집 몰래 가서 밀린 빨래를 들고 나와 빨아주던 애에요. 형편이 어려워도 엄하게 교육시켰어요."
지의준씨는 "떠돌이 생활을 하다 이 동네에 정착한 게 17년인데 생활이 어려워 주민등록을 만들지 못해 초교를 보내지 못했다"며 "학교에 가지 못하게 된 것이 안타까와 길가에 버린 책을 주워다 주고 헌책을 빌려주었는데 그것을 열심히 봐 오늘의 영광을 안게 된 것 같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월세방에서 어렵게 살면서도 지의준씨는 거동이 불편한 동네 독거노인 여장록씨를 병원에 모시고 다니는 등 남을 돕고 있다고 유기덕 이장은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