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ㆍ대구 성서 '동네라디오' 확정

방송위, 소출력 라디오 시범 사업자 발표...대구경북 2곳 당선

등록 2004.11.17 21:50수정 2004.11.2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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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성서와 경북 영주에 ‘동네라디오‘가 생긴다. 2005년 3월이면 송출, 지금껏 방송과는 전혀 색다른 방식과 내용으로 지역주민들을 만난다. 방송위원회는 지난 11월 16일 전체회의를 열고, 소출력라디오 공모사업에 신청한 17개 업체 중 8개 시범사업자를 선정,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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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출력 라디오 사업자 공모, 대구 2곳서 준비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8개 업체는 △ 관악지역: 관악공동체라디오방송[(사) 하늘사랑복지회], 마포지역: 마포공동체라디오방송(마포두레소비자생활협동조합), △분당지역: (가칭)분당FM방송 (정나눔21 실천연대), △충남 공주지역: (사) 금강FM방송 [인산학원(공주영상정보대학)], △ 경북 영주지역: (재) 영주FM방송, (현암학원(동양대학교)), △대구(성서)지역: 성서공동체라디오방송, [(사) 영상교육'눈'], △광주(북구) 지역: (사) 광주 무등FM, (광주 북구청), △나주 지역: (가칭)나주라디오방송, [(사)한국농업경영인 나주시연합회]등 이다.


대구·경북지역, 영주 FM방송ㆍ성서 공동체라디오

선정된 8개 사업자 중 대구·경북권에는 경북 영주지역의 ‘영주 FM‘(동양대학교)과 성서지역의 ‘성서공동체라디오‘[(사) 영상교육 ‘눈‘]이 포함되어 있어 2005년 대구경북지역 언론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나 두 곳은 지역적 특성상 문화로부터 일정정도 소외되었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지역민, 지역상황이 서로 상이해서 방송편성의 내용뿐만 아니라, 방송프로그램 구성에 있어서도 분명한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영주 FM방송'- 영주 골목골목, 방송전파에 동네소식을 싣는다.

영주시가지 전경
영주시가지 전경영주시청
경북북부지역 제일 끝에 위치한 영주. 안동MBC, 안동 KBS 등이 있지만 이들이 선호하는 대부분의 뉴스는 안동권에서만 머문다. 영주지역에서 아무리 큰 사건이 터져도 이는 지역소식으로 조그맣게 보도될 수밖에 없는 언론환경속에서 지역민들의 불만은 꽤나 높았던 것 같다.


몇몇 지역주간신문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2000년대에 창간, 아직까지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영주 FM'관계자의 이야기다.

이런 지역특성을 반영한 듯, ‘영주FM‘의 최대 목표는 지역의 모든 정보를 모아, 이를 골목골목 전파하는 진정한 ‘동네방송‘을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영주FM'준비위원인 이재철 동양대 기획홍보처처장은 “영주 FM이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것이 발표되면서 이 지역은 축제분위기다“라며 “영주지역 현안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출향 인사 소식 등과 더불어, 공동컨소시엄으로 참석한 두 대학의 학생들과 지역주민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주FM'에는 출근시간대 청취자를 대상으로 시사, 문화,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사랑해요, 영주씨(市)‘, 영주지역 구인구직, 개업, 벼룩시장 등의 소식을 집적한 ‘영주 라디오 복덕방‘뿐만 아니라 영주지역 농업특산물과 관련된 선진기술 전수 및 교육프로그램인 ‘농민의 힘‘과 영주지역 현안, 이슈, 쟁점 등을 토론하는 ‘현안과 쟁점‘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주 FM'은 현암학원 동양대학교가 중심이 되어 영주시, 경북전문대학, 영주상공회의소, 영주기독병원, 영주청년회의소 등 지역 기관단체 등이 컨소시엄에 참석하고 있다.


성서공동체라디오 방송
- 성서공단지역 주민,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내용 구성


지난 10월 6일 진행된 성서이주노동자라디오방송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회의장면
지난 10월 6일 진행된 성서이주노동자라디오방송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회의장면허미옥
대구시 달서구 성서지역은 대구지역 최대의 성서공단과 아파트 밀집지역, 그리고 주민 대다수가 인근에 있는 성서공단에서 출근하는 노동자로서 곧바로 지역주민이기도 하고, 특히 이주노동자 최대 밀집지역이기도 하다. 성서지역에는 방글라데시, 베트남,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중국, 파키스탄 등 이주노동자 5000여명이 생산노동에 종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성서공동체라디오방송국‘을 준비했던 (사) 영상교육 ‘눈’의 이경희씨는 “성서공단주변 시민들은 대부분 장시간 노동과 낮은 임금 조건으로 인해 제대로 된 문화생활을 누리지 못한다“라며 “특히나 5000여명의 이주노동자 대부분은 3D업종에 종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문화와 각종 정보로부터 소외되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성서공동체라디오방송국이 이들을 소통시키고 문화적 소외를 극복시키는데 일정정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성서공동체라디오방송의 경우 프로그램 편성에 있어서도 특색을 보이고 있다. 이주노동자들과 성서지역 주민들과 의사소통을 위한 프로그램 ‘블랑카, 한국말 잘해요‘, 이주노동자 한국사회 적응을 위한 프로그램 ‘어떻게 하우?(HOW)'뿐만 아니라 시민직접 참여프로그램인 ‘달려가는 라디오‘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성서공동체라디오‘는 (사)영상교육 '눈'을 대표 법인으로 해서 컨소시엄으로 성서종합사회복지관, 새벗 사립공공도서관, 성서이주노동자센터, (사)한국민예총대구지회, 대구외국인노동자상담소, 대구외국인근로자선교센터와 참언론대구시민연대가 참가하고 있다.


소출력 라디오방송은 FM 주파수(88~108㎒) 대역에서 1와트 (5KM)수준의 작은 출력을 이용하여 제한된 지역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지역밀착형 동네방송으로 기존의 라디오와는 달리 비영리로 운영하게 된다.

"뭐, 오늘 휴천골 김씨네 아들이 신혼여행에서 돌아온다고?" - 진짜 동네방송
<인터뷰>영주 FM 준비위원 이재철 처장 (동양대 기획홍보처)

▲ 이재철 처장 (동양대 기획홍보처)
- 영주FM이 기존 방송과 차별성은 무엇인가?
"영주지역의 언론 상황을 감안하건데, '영주FM'은 진정한 동네방송을 지향한다. 동네의 조그마한 소식들을 모아모아 전파에 싣을 계획이다. 물론 지역사회 주요현안을 꼼꼼하게 다루기도 하고, 쟁점문제에 대해서는 전문가 토론회 등도 기획하고 있다."

- 인구특성상, 당장 방송제작인력을 찾기가 어렵지 않은가?

"그렇지 않다. 일단 컨소시엄에 영주지역 2개 대학이 참가하고 있고, 각 대학의 방송반 인력을 모두 합치면 30여명정도가 된다. 초기에는 이들이 영주FM 주요제작인력이 될 수 있을 것 같고, 학창시절 방송을 해본 경험이 있는 동네 주민들을 적극적으로 찾을 예정이다. 그리고 동네소식을 취합하는 시민리포터 등 자원봉사자도 모을 예정이다"

- 제작된 프로그램은 어떻게 활용할 예정인가?

"일단, 이번에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8개 업체들이 협의체를 구성, 프로그램을 교류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안동MBC 등에서 적극 협조하겠다고 연락받았다. 이렇게 제작된 프로그램은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 방송을 통해 많은 청취자를 확보할 예정이고, 우리 프로그램을 요구하는 다른 언론사, 관계기관 등에 적극 제공할 예정이다." / 허미옥 기자

"동남아지역과 네트워크, 컨텐츠 공동구성 추진 "
<인터뷰>성서공동체라디오 준비위원 이경희씨 (영상기획 노동자의 눈)

▲ 이경희씨 (영상기획 노동자의 눈)
-성서공동체라디오에서 가장 주력하는 프로그램은?
"성서지역은 노동자, 이주노동자, 주민들이 밀집된 공간이다. 이들이 누릴 수 있는 문화활동은 거의 없는 편이다. 이들은 라디오방송을 통해 기간 느껴보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문화를 공유하게 될 것 같다"

- 주민들뿐만 아니라 이주노동자들도 제작에 많이 참가한다고 하던데?
"태국이나 인도 등 동남아쪽에는 소출력라디오가 이미 활성화되어 있다. 성서지역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들은 자국의 소식을 제대로 들을 수 없기 때문에, 귀국한 후 적응하는데 많이 힘들어한다. 현재 성서지역에는 동남아쪽에서 이미 방송을 제작, 운용해본 인력들이 다수가 있다. 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그리고 동남아쪽 소출력 라디오방송 컨텐츠와 성서지역 방송내용을 교류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 방송제작인력을 양산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은?
"일단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자랑하고 싶은 것은 '달려라, 라디오'. 노트북과 편집장비 등을 들고 시민들 속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현장에서 바로 교육을 하고 그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면 방송에 대한 색다른 체험을 유도할뿐만 아니라 그들 또한 제작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 허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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