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아중지구 중학생 등교거부 장기화

학부모 대표단, "편파적 중재안 수용 못해" 공식 표명

등록 2005.03.31 00:24수정 2005.04.0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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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전주아중지역 중학생 등교거부 학부모들이 점거농성중인 전주교육청

전주아중지역 중학생 등교거부 학부모들이 점거농성중인 전주교육청 ⓒ 소장환

학교 근거리 배정을 요구하며 5주째 이어지고 있는 전주 아중지구 중학생 등교 거부 사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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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교거부 학생들을 학교로 보내주세요"

이번 등교거부 사태 해결을 위해 전북도교육위원회를 중심으로 교육관련단체, 초중등 교장단, 학부모단체 등으로 구성된 민원중재위원회가 지난 29일 내놓은 중재안에 대해 등교거부 학부모 측에서 30일 공식적인 전면 거부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반면 전주교육청은 확대간부회를 거쳐 "받아들이기 어려운 중재안이지만 교육위원회의 권위를 고려하고 학생들을 학교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입장에서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해 대조를 이뤘다.

더욱이 이날 아중지구 학부모대표들은 오전 기자회견을 요청했다가 '지역언론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아무런 통보없이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서울에서 내려온 중앙방송 KBS와 MBC의 취재에만 신경을 쓰는 분위기를 보였다. 또한 오후에는 교육위원회를 방문해 중재위원회의 중재안이 '편파적'이라며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학부모 대표단은 "중재위원회가 구성될 때부터 중재안에 등교철회 요구를 넣지 말 것을 요구했으나 묵살됐다"면서 "구체적으로 아중중에 즉시 전학을 시켜주는 것 이외의 중재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전주교육청 교육장실에서 점거농성 중인 아중지역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무단 결석기간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조기 해결을 위한 투쟁수위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학부모 대표단은 "단식투쟁을 비롯한 다양한 방법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구체적인 방안은 없다"면서 "도의회가 특위를 구성해 진상조사를 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보면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단은 "이 문제의 핵심은 아이들을 학교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계 안팎에서도 아중지역 중학생들의 등교거부 사태와 관련해 논란이 뜨겁다.

중재위원회에 참석했던 문인택 전주중앙중 교장은 "이번에 중앙중 인근에 있는 전일초 출신 학생 가운데 약 25명이 멀리 있는 전라중에 배정을 받아 현재 부모들이 미니버스를 대절해 운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문 교장은 "이들 역시 아중지구 사태가 특정 학교의 학급당 정원을 늘려 전학을 시키는 방향으로 해결된다면 이와 똑같은 방식으로 전학을 요구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임혜순 참교육학부모회 전북지회장도 "같은 학부모 입장에서 이들의 분노가 이해는 된다"면서도 "그러나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국가도 갖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한 요구를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경덕 전교조 전부지부 정책실장 역시 "현재의 제도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과거의 제도에 비해서는 개선된 것이다"면서 "점차적인 연구를 통해 해결해야 될 부분은 어른들의 몫이므로 아이들만큼은 우선 학교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관계자들은 등교거부와 학부모들의 전주교육청 점거농성기간이 장기화되면서 점차 학부모들의 이성이 흔들려 돌출행동이 나오지 않을지 여부에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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