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미 여학생 '다방 레지' 비유
대학 총장, 상습 성희롱 발언 '물의'

경북 A대 직원노조, 노동청에 고소... 총장 "물의 송구"

등록 2005.04.04 15:33수정 2005.04.0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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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지역의 한 대학교 총장이 여직원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며 이 대학 직원노동조합이 총장을 노동청에 고소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달 30일 경북 경산 소재 A대학교 직원노동조합은 이 대학 B아무개 총장을 부당노동행위와 보직수당 미지급을 이유로 대구지방노동청에 고소했다.

대학 직원노조가 총장 '고소'... 파문

또한 A대학 직원노조는 B총장이 재임기간 동안 직원들을 윽박지르고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등 비인격적 발언과 비민주적인 학교운영을 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A대학 직원노조는 부당노동행위 뿐만 아니라 B총장이 여직원을 상대로 공·사석에서 수시로 성희롱 발언을 했다며 직장내 성희롱건으로도 고발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A대학 직원노조는 고소장에서 B총장이 "지난해 11월 2일 열린 6급이상 직원 대상 특강에서 남성 성기를 빗댄 성희롱 발언을 해 직원들이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A대학 직원노조 등에 따르면 당시 B총장은 '6급 이상 직원에 여자도 있느냐'며 여성을 폄하하는 발언을 하는 한편 '내가 수행비서도 없이 해외여행 가니까 저 새끼 OO하러 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텐데 우리 나이에는 X도 안 선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방노동청 고용평등과 한 관계자는 "노조측이 성희롱 고소건을 접수한 것은 사실이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조사를 시작하지 않은 단계이기 때문에 말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우리 나이에는 X도 안 선다"


하지만 A대학 직원노조는 B총장의 성희롱 발언이 처음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직원노조 한 간부는 "총장의 성희롱 발언이 한 두 번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공·사석에서 상습적으로 이뤄져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면서 "총장으로서 자질 문제인 만큼 일단 고소장을 접수하고 시민단체와 연계해 문제를 끝까지 제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A대학 직원노조는 이와 관련해 B총장의 추가 성희롱 발언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A대학은 대학의 홍보와 광고를 위해 선발한 일명 학교 '알림이' 여학생들을 손님 접대 등에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구여성회 등 대구경북지역 여성단체로 구성된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이하 대경여연)은 4일 성명을 발표하고 "B총장이 취임 후 알림이 여학생들을 선별해 본래의 의도와는 달리 총장실에 상주시키고 손님 접대를 하도록 지시했다"면서 "손님들에게는 여학생을 '우리 다방 레지 예쁘지요'라는 상식 이하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대학 홍보 여학생, 손님 접대 시중 '의혹'

대경여연은 "우리 사회에서 대학은 진보적 탐구의 공간으로 일련의 사회적 폭력과 문제로부터 벗어난 공간으로 인식돼 왔다"면서 "하지만 대학 역시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성문화를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무수한 성폭력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경여연은 또 "(A대학 사태와 관련) 성폭력 가해자가 총장이기 때문에 그 권력을 이용하여 회유나 협박으로 피해자들을 더욱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면서 "사건이 유아무야 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지역 여성단체들은 이와 관련 ▲총장의 사과와 즉각 사퇴 ▲A대학 내 학내 성폭력 실태조사 실시 ▲직장내 성희롱 교육 실시 ▲노동부의 성희롱 사건 철저 조사 ▲교육부의 학내 성교육 강화 등을 촉구했다.

한편 문제의 발언을 한 B총장은 4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물의를 일으킨 점은 송구스럽다"면서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질 것"이라고 말했다.

B총장 "물의 송구... 하지만 본의 왜곡된 것"

하지만 B총장은 "교육시간 동안 분위기가 따분할 수 있어 주위를 환기시키기 위해 한 발언이었다"면서 "6급 여성 공무원 발언도 3~4급 공무원에 여성이 없어 이를 강조하기 위해 한 말인데 왜곡된 측면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성희롱 의도가 있었다면 어떻게 발언할 수 있겠느냐"고 해명했다.

B총장은 또 "대학 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교직원들을 다그치다보니 노조의 반발을 샀고, 그래서 노조 차원에서 성희롱 문제를 거론한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대구경북 오마이뉴스> 바로가기→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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