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낭화가 곳곳에 있어 지루하지 않아 좋았답니다.김규환
곰취와 내 인연은 그리 오래지 않다. 쑥이나 냉이, 달래, 두릅, 엄나무 순, 취나물이야 가는 곳마다 깔려있지만 어릴 때 어머니가 곤달목에 다녀오면 몇 번 만났으니 잊혀진 존재다. 그러다가 <전주발효식품엑스포>에서 곰취 장아찌를 만났다.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가 얼마 전 <기독교방송>에 삼겹살을 주제로 출연을 하면서 대체 여름엔 상추 말고 무슨 쌈거리가 있을까 고민을 거듭하게 되었다. 긴 장마엔 웬만한 상추가 녹기도 하거니와 먹은들 문드러지고 향이라곤 온 데 간 데 없으니 먹어봐야 별무 소득이다. 게다가 삼겹살과 음식 궁합도 맞지 않는다고 한다.
겨울이라면 아예 묵은 김치에 싸서 먹을 요량이면 욕심이 덜하지만 세상 모든 풀과 나무가 무성한 철에 상추 하나 없다고 그냥 넘어갈 리 없는 정신구조와 미각을 가진 나로서는 대안을 찾지 않을 수 없다. 6월엔 상추꽃이 피는 게 자연의 이치고 한여름엔 재배가 불가능한 상추는 고기 값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