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씨앗을 뒤적이고 있는 '방곡' 할아버지권성권
하여 발길을 돌렸다. 억수계곡과는 다른 쪽에 있는 ‘쌍곡계곡’을 찾아갔다. 월악산에서 쌍곡까지는 한 시간 정도 걸렸다. 그런 시간이라면 충주에서는 40분 정도 걸릴 셈이었다. 그리 멀지 않는 그곳은 괴산군에 자리 잡고 있고, 또 속리산 국립공원 내에 똬리를 틀고 있는 곳이기도 했다.
가는 길에 방곡 마을에 잠시 들렀다. 그곳에 들어가고 싶어서 들어간 것이 아니라, 처음 길이라 물어물어 갔는데, 엉뚱하게도 그곳에 도착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들어오길 잘 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곳이 바로 전국에 널리 알려진 인삼막걸리를 만드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생전 처음 인삼막걸리를 봤다. 그런데 좀 더 들어가 보니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여럿이 모여서 무언가를 이리저리 뒤집고 있었다. 내 딴엔 오미자가 아니겠나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그건 오미자가 아니었다.
“할아버지, 이거 오미자인가요?‘
“무슨 오미자요.”
“그럼 뭐예요.”
“응, 이건 인삼 씨앗이야.”
“인삼 씨요?”
“그래, 인삼 씨지. 이것을 밭에다가 뿌리는 거야.”
인삼 씨앗은 생전 처음 봤다. 밭에 재배하고 있는 인삼 이파리들은 많이 봤지만, 인삼 씨앗은 태어나서 처음 본 것이다. 꼭 무슨 꽃잎 같았는데, 그렇게도 색깔이 곱고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아마 그것으로 막걸리를 만드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