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권우성
- 최근 삼성 지배구조와 관련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도 마찬가지였고, 특히 금산법 개정을 두고 김 의원도 금감위 국감에서 여러 지적을 한 바 있는데.
"지난해 7월 금감위에서 금산법 위반 기업들에 대해 시정조치를 하라고 문건을 보냈다. 그런데 그 문건 자체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에 금감위가 시정조치를 지시한 내용과 함께, 관련 기업들이 보낸 답신까지 확인을 해 봤다. 그랬더니 10개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삼성 쪽만 정부의 조치에 대해 반대의사를 보였더라.
그런데, 법에 대한 유권해석을 누가 하나. 정부가 하는 것 아닌가. 자기네(삼성)들이 유권해석을 내리고, 자신들이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정부의 법 개정안을 보니, 삼성 쪽의 유권해석이 그대로 반영된 것 같았다."
- 금감위가 재경부에 의견을 전달하는 과정은 어땠나.
"(금감위가 재경부에) 세 가지 안을 전달했다고 한다. 삼성생명과 삼성카드 쪽에 의뢰해 나온 2개의 안과 나머지 하나는 금감위 자체적으로 판단한 안 등이었다. 금감위의 안은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은 처분해야 하고,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은 의결권 제한 뿐 아니라 처분도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대신 위헌시비가 있을 수 있으므로 단계적으로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재경부 안은 삼성 쪽 입장만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재경부 금산법 개정안 삼성 쪽 입장만 반영된 느낌이었다"
- 금감위는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내놓지 않았나.
"그렇지 않아도, 금감위 국감 때 이야기를 했다. 금산법은 기업의 지배구조와 관련된 것 아닌가. 그런데 윤증현 금감위원장의 지배구조관이라는 것이 강철규 위원장과는 정반대에 있더라. 돈 잘 벌면 그만인 것 아니냐, 지배구조가 무슨 상관이냐는 것이 윤 위원장의 마인드였다.
그러한 마인드 때문에 금산법 개정 과정에서 그 같은 태도를 취한 것 아니냐 생각하고 있다. 금감위도 차관회의를 통해 금산법 개정안 과정에서 의견 조율이 있었다고 한다. 결국 재경부와 금감위의 한 흐름 속에 강철규 위원장만 '왕따' 당한 꼴이 된 것으로 생각된다."
- 금산법 개정안의 부칙제정 과정에서 공정위가 제외됐다는 말로 해석된다. 재경부는 공정위와 문서상으로도 서로 협의를 거쳤다고 하지 않았나.
"그 내용을 보면 부칙이 빠져있다. 공정위원장도 그에 대해 논의를 하지 못했다고 했고, 내가 결국 기업지배구조관의 차이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 아니냐고 했더니, (강 위원장도) '그렇다'고 하더라."
"청와대 소견은 삼성과 관련 부처 배려한 조사이고 발표"
- 청와대가 최근에 금산법 개정과 관련해 중재안을 내놨다. 삼성카드의 지분은 처분하고,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은 인정해주는 방향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삼성과 관련 부처를 배려한 조사이고, 발표라고 생각한다. 청와대의 금산법에 대한 스탠스를 보면, 타협을 찾아가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가는 것 같다. 아마 청와대의 마지노선이 아닌가 싶다.
나는 박영선 의원의 금산법 개정안을 공동발의한 입장에서, 원칙적으로 박 의원 안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 그리고, 청와대 안보다 좀더 박 의원 안으로 가는 것이 국민의 공감대를 얻을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청와대 쪽에서 특정 법안의 개정을 두고, 조사를 하고 의견을 내는 일이 있었나.
"청와대의 가이드라인 자체가 이례적이다. 삼성과 같은 큰 기업집단과 정치권, 시민단체가 정면으로 부딪힌 긴장된 상황 아닌가. 청와대 쪽에선 어느 한쪽으로 몰아가는데 정치적으로 부담이 있지 않았겠나. 중재를 하고, 이 문제를 원만히 풀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 그와 같은 마지노선을 제시한 것 아니겠나."
- 청와대의 중재안을 두고, 민주노동당 쪽에선 또 한 번의 '삼성 봐주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 5년 안에 단계적으로 매각토록 한 것과 관련해서도, 그 사이에 정권이 바뀌게 될 경우 시행여부가 불투명할 수도 있지 않은가라는 지적도 하고 있다.
"왜 정권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나.(웃음) 그리고, 청와대 중재안에 대해서는 이미 말했듯이 마지노선이고, 원칙적으로 박 의원 안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또 법이 개정되면, 이처럼 진통 속에서 이뤄졌는데,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삼성 앞에 가면 경제부처들은 작아진다"
- 삼성과 관련된 현안에 대해 경제부처들이 제대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보나.
"전체적으로 삼성 앞에만 가면 경제관련 부처들이 작아진다. 금산법 문제도 그렇고, 공정거래법 개정 때도 그랬다. 최근 삼성(전자)이 애플사에 낸드플래시를 납품한 것 등을 봐도…."
-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저가 납품에 대해 중소기업체들이 고사위기에 처했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삼성 쪽도 나름대로 할 말이 있는 것 같더라.
"MP3P에 들어가는 삼성의 칩(낸드플래시)이 멀티레벨셀(MLC)과 싱글레벨셀(SLC)이라는 것이 있다. 멀티레벨셀(MLC)이 싱글레벨셀(SLC)보다 30% 정도 싸다. 실제 (삼성 쪽이) 애플사에 공급한 낸드플래시(MLC)의 값이 당시 시장 가격보다 50% 정도 싸게 들어갔다고 하지 않나. 그렇다면 멀티레벨셀(MLC)를 제공했다고 하더라도 20% 이상 싸게 납품한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애플사의 MP3P를 중소기업체들이 뜯어보니까, 멀티레벨셀(MLC)가 아니라 싱글레벨셀(SLC)가 들어있다는 것이다.
내가 문제를 삼는 것은 올 3월달에 삼성이 '올해 MP3P 시장은 삼성과 애플과 소니 등 3사 중심으로 갈 것이다'라고 한 점이다. 그 프로그램 아래 진행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애플과 소니는 삼성으로부터 반도체를 제공받고 있으니까, (MP3P의) 반도체 시장은 삼성이 장악하게 되는 것이다."
- 삼성도 MP3P를 만들고 있지 않은가. 그럼 삼성도 나름대로 타격이 있지 않나.
"삼성 제품은 국내시장에서 먹히지 않고 있고, 해외시장에서는 거의 덤핑으로 팔아넘기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국내 중소업체들이 더 힘들다고 한다. 삼성이 과거에도 이런 식으로 중소기업을 정리하고 그 시장을 차지해왔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 그렇다면 공정위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불공정거래 조사에 들어간다 봐야 하나.
"공정위에서 조사를 하겠다고 했다."
"헌법소원 제기한 뒤 '더이상 내게 기대하지 마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