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목표는 '순종적 국민 양성'이 아니다"

부산 전교조 첫 공식 논평... "한나라당, 악의적 비방 중단하라"

등록 2005.11.02 18:26수정 2005.11.02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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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부산지부 홈페이지에 올라와있는 'APEC 바로알기' 수업 동영상 자료.
전교조 부산지부 홈페이지에 올라와있는 'APEC 바로알기' 수업 동영상 자료.전교조 지부 홈페이지

전교조 부산지부는 2일 논평을 내고 한나라당에 대해 "'APEC 바로알기 수업'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10월 31일부터 'APEC 바로알기 수업' 동영상 자료와 관련해 논평 등을 통해 비난했으며, 전교조 부산지부는 2일 첫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성명에서 전교조는 "(한나라당) 논평들을 보면 이게 과연 현재의 제1야당이자 차기 집권을 꿈꾸는 정당의 논평자료인지, 아니면 극우보수단체의 논평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비이성적이고 악의적인 글로 가득 채워져 있다"고 비판했다.

또 전교조는 "공동수업에 대한 비방을 통해 현 정권 흔들기까지 시도하고 있어, 결국 순수한 의도에서 준비된 공동수업을 한나라당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악용하고 있다는 인상을 떨칠 수가 없다"면서 "보수언론들 또한 이에 동조하여 색깔론식 논법으로 전교조를 매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PEC 바로알기 수업'에 대해 전교조는 "사회적 쟁점에 대해 학생들의 균형있는 시각을 기르기 위하여 APEC에 대한 찬반의 주장을 소개하고, 학생들 수준에서 생각할 수 있는 바람직한 국제 협력의 방안을 토의하게 해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시에서 낸 자료에 대해 "철저하게 APEC에 대한 홍보 위주"라고 지적한 전교조는 "홍보 위주의 교육은 문제없고, 비판의 소리를 담은 교육은 문제가 된다면 우리나라의 교육목표는 '민주시민 양성'이 아니라 '순종적 국민 양성'으로 수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문제가 된 동영상 자료에 대해 전교조 지부는 "이는 APEC 정상회의에 대하여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패러디 영상물로, 패러디가 보편화되어 있는 문화적 상황에 견주어 볼 때 한나라당은 반응은 지나치게 과민하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이 자료에 비속어가 등장하고 있어 학생들에게 보여주기에 적합한지 논란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이에 대한 판단은 실제 수업을 할 교사 스스로 가르치는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하여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전교조는 "현대 사회를 살아갈 청소년을 교육하는 데 있어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터부시된다면 우리 사회의 갈등 해결 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 "이번 공동수업에 대해 광기어린 독설로 비방을 일삼고 있는 한나라당의 태도는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는 행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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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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