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의원, '부시' 목소리 배우로 데뷔

[대정부질문] 전교조 APEC반대 동영상 직접 더빙해 설명

등록 2005.10.31 14:25수정 2005.10.3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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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국회 본회의 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을 마친 김기현 한나라당 의원이 자리로 돌아와 동료의원들로부터 악수공세를 받고 있다.
31일 국회 본회의 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을 마친 김기현 한나라당 의원이 자리로 돌아와 동료의원들로부터 악수공세를 받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31일 김기현 한나라당 의원이 제시한 전교조의 APEC 수업동영상 자료. 음성이 삭제되자 자막을 넣은 화면이다.
31일 김기현 한나라당 의원이 제시한 전교조의 APEC 수업동영상 자료. 음성이 삭제되자 자막을 넣은 화면이다.

[2신 : 31일 오후 5시 50분]

김진표 "전교조 에이펙 바로알기 자료, 수업 부적합"


"오우~ 여러분 퍽킹(fucking) 반갑습니다. 요즘같은 퍽킹 불안한 시기에 제 이 퍽(fuck)같은 얼굴을 보니까 좀 살맛나죠?(야유)…. 아무튼 테러하는 새끼들, 다 때려잡아야 돼…. 걸리면 다 죽어. 이 새끼들."

김기현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대정부질문 도중 한 애니매이션의 조지 부시 미 대통령 역할의 성우로 더빙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31일 사회·교육·문화 대정부질문 도중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부산지부에서 제작한 '에이펙(APEC) 바로알기'라는 동영상 자료를 준비했지만, 자료에서 음성이 삭제되자 직접 성우로 나선 것.

김 의원은 이해찬 국무총리에 대한 질문에 앞서 김원기 국회의장의 동영상 자료 음성 삭제 조치에 불만을 터뜨렸다.

김 의원은 "김 의장님께 동영상 음성 삭제에 대해서 분명한 이의의 뜻을 표한다"면서 "그간 동영상에 대해서 음성 삭제 조치가 없다가 왜 하필 본 의원이 상영하려는 자료가 국회에 제출되자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이냐"고 반발했다. 그는 이어 "동영상은 발언이 아니라 자료일 뿐"이라며 "증거를 반드시 서류로만 제출하라는 요구는 시대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동영상에서 음성을 삭제하는 대신 자막을 급조하고, 직접 더빙과 화면 설명에 나섰다. 전교조 부산지부에서 만든 동영상 수업자료는 아펙 개최에 반대하는 내용을 다룬 패러디이며, 노무현 대통령, 부시 미 대통령, 고이즈미 일본 총리 등의 얼굴이 등장한다.

동영상 자료에 따르면, 노 대통령이 "이른바 '신자유주의 세계화'라고 하는데, 우리가 뭐 압니까? 그냥 '대세다' 하면 무조건 따라가는 거지"라고 말한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테러한 새끼들, 다 조져야 될 거 아니야, 지원해, 알았어"라며 협박했다.


김 의원은 "어떻게 이런 일들이 교육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지, 섬뜩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국회의원 신분이 아닌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해찬 총리는 이에 대해 "어떤 맥락에서 만들어졌고 어떻게 현장에서 교육했는지 봐야겠지만, 지금 본 것만 갖고는 교육의 중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수업자료로) 부적합하다"며 "동영상 분석 결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등을 훼손할 우려가 있어서 수업자료로는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김 부총리는 "각 시도교육청에 자료를 활용하지 않도록 장학지도를 강화하도록 지시했고, 직접 전교조에도 에이펙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공동수업 자제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원기 국회의장은 대정부질문에 앞서 동영상 자료의 음성 삭제를 공지하며 의원들의 양해를 당부했다. 김 의장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발언할 수 있는 사람은 면책특권을 가진 국회의원 뿐"이라며 "의장의 발언 허가를 받은 사람만이 발언하는 것이 대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인제 자민련 의원(오른쪽)이 "왜 하필이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한 강 교수 사건만 (불구속수사를) 지휘했느냐"고 천정배 장관에게 묻자, 천 장관은 "이 의원 자신이 구속으로 인해 신체적으로나 명예면에서나 상당한 불이익을 받았는데, 왜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구속을 안 했느냐'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반박했다.
이인제 자민련 의원(오른쪽)이 "왜 하필이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한 강 교수 사건만 (불구속수사를) 지휘했느냐"고 천정배 장관에게 묻자, 천 장관은 "이 의원 자신이 구속으로 인해 신체적으로나 명예면에서나 상당한 불이익을 받았는데, 왜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구속을 안 했느냐'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반박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1신 : 31일 오후 2시 25분]

천정배 "이인제 의원도 구속으로 불이익 당하고서는..."


31일 대정부질문이 진행된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천정배 법무부장관과 이인제 자민련 의원간의 고성이 오가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강정구 동국대 교수 사건과 관련해 참여정부의 정체성을 문제삼던 이 의원이 검찰에 불구속수사를 지휘한 천 장관에 대해 맹공을 펼쳤다. 천 장관은 이에 최근 법원의 무죄판결을 받은 이 의원을 되레 역공했다.

이 의원이 천 장관의 검찰 중립성 훼손을 주장하자, 천 장관은 "장관에게 부여된 권한을 정당하게 행사했을 뿐"이라며 "정당한 권한 행사를 정체성 논쟁이나 처벌·불처벌의 문제로 혼동해서 비난하는 것이 오히려 정치적인 것"이라며 자신을 비난한 야당을 쏘아붙였다.

천 장관은 "국회에서도 여야 할 것이 없이 불구속 수사 원칙을 확대하라고 말씀하신다"면서 "(불구속수사 지휘에 대해) 일반적인 지휘를 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의원이 "왜 하필이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한 강 교수 사건만 (불구속수사를) 지휘했느냐"는 질문에 천 장관은 "오히려 저는 이 의원에게 이런 지적을 하고 싶다"며 대선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무죄 판결을 받은 이 의원을 되레 공격했다.

천 장관은 "이 의원 자신이 구속으로 인해 신체적으로나 명예면에서나 상당한 불이익을 받았는데, 왜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구속을 안 했느냐'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불구속 수사원칙, 법치주의와 인권존중을 위한 원칙 등을 지키면서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야당의 사퇴압박 등 자신을 향한 비난에 대해 천 장관은 "정당한 권한행사에 대해 본질을 왜곡하면서 정치적 공격을 일삼는 세력들이 과연 그럴 자격이 있냐"며 "과거 독재정권 시절, 검찰을 시녀화하고, 국민의 인권을 탄압했던 세력에 의한 공격은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어서 문제를 제기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의원은 또한 여야 의원석을 가리키며 "여기 냉전 독재세력이 어디 있느냐"고 몰아세웠고, 천 장관은 거듭 "과거 군사독재·냉전수구 세력으로 활동했던 사람들이 지금도 남아서 저를 공격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천 장관은 이어 "(그런 세력이) 대한민국에 많이 있다"며 "굳이 말씀 드려야만 (이 의원이) 아실지 모르겠지만"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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