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 무렵 낙지주낙을 나가는 어민들김준
갯사람들은 육지 것들처럼 아홉시에 출근 다섯시(여섯시) 퇴근하지 않습니다. 그믐이면 고기잡이 배들은 포구로 돌아와 다음 물때를 기다립니다. 그 사이에 쌀이며, 반찬이며, 소금, 가스 등 고기잡이를 하는 동안에 지낼 것들을 준비합니다. 뱃사람들은 이를 '식구미'라고 합니다. 이런 식구미는 선주들이 준비하고, 나중에 어획량에서 제합니다. 여러 개의 낚시를 연결해 고기를 잡는 '주낙'(낙지주낙, 장어주낙 등)은 물살이 세고 빠른 사리 때에는 조업을 할 수 없지만 그물로 고기를 잡는 어부들에게는 사리때가 가장 좋기 때문입니다.
갯사람들이 시간은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늘 변하는 시간에 맞춰 생활을 합니다. 육지처럼 획일적이지 않습니다. 그들은 몸으로 다양성과 차이를 느끼며 생활합니다. 그래서 개방적이며, 진취적입니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아는 것입니다. 문화가 그렇습니다. 차이를 인정할 줄 아는 것이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물길을 막고 육지의 시간을 어민과 갯벌과 바다에게 강요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바다와 섬 그리고 갯벌을 어민의 눈으로, 바다의 시선으로 보아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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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동안 섬과 갯벌을 기웃거리다 바다의 시간에 빠졌다. 그는 매일 바다로 가는 꿈을 꾼다. 해양문화 전문가이자 그들의 삶을 기록하는 사진작가이기도 한 그는 갯사람들의 삶을 통해 ‘오래된 미래’와 대안을 찾고 있다. 현재 전남발전연구원 해양관광팀 연구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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