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살 안에서 각만을 설치해 고기를 잡는 주민김준
사월포에는 부시파시가 시작되면서 원주민 5-6가구와 목포사람들이 차린 10여 개의 술집이 형성되었다. 술집은 '니나노집' 형태로 큰 경우 5-6명, 작은 경우 2-3명의 여자를 두고 장사를 했다. 선원들 중에는 술을 먹고 술값이 없어 잡혀 있으면 선주가 와서 대신 갚아주기도 하였다. 파시철에는 잦은 폭력으로 목포에서 2명이 임시경찰이 파견되기도 하였다. 술집은 모두 뱃사람 상대로 장사를 했으며 선원들이나 주민들 중에는 술집아가씨와 살림집을 차리기도 하였다.
사월포 파시촌에는 술집 외에도 선구점이 3개 있었는데 그물, 닻, 실, 바늘대 등을 팔았다. 대부분 상점들은 잡화와 술집(색시집)을 겸하였고, 2집의 전문잡화상은 식량 등 선 내에 필요한 부식(무, 배추, 쌀)을 제공하였다. 고기잡이를 나가면 배에서 밥을 해먹었는데 물은 마을 여자들이 동이에 이고 가서 팔았으며, 나무는 두모나 고장 등의 다른 동네에서 지게꾼이 와서 팔았다.
나무는 사계절 모두 필요했기 때문에 선주가 돈을 주고 사기도 하고 꽃게를 대신주기도 했다. 약국은 없었지만 외지인이 몇 가지 약을 파는 가게는 있었으며 환자가 발생하면 구영이나 목포로 나가야 했다. 부서파시는 1950년대 말까지 지속되었지만 고기가 떨어지면서 파시는 끝이 났으며 강달어가 1-2년 반짝 잡히다 사라졌다.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흥청대던 파시촌도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이제 진입로 공사만 마무리되면 신안의 안좌-팔금, 그리고 암태-자은이 연결된다. 뱃길이 아닌 자동차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은 물론 육지 사람들도 네 섬을 한꺼번에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암태도와 자은도는 다리가 만들어지기 전 이미 많은 집안들이 사돈을 맺은 통혼권으로 친척뻘 되는 섬이다.
인구가 자꾸 줄어들고 있고, 다리가 연결되자 주민들은 두 면이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통합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갖고 있다. 지금은 양쪽에 모두 행정기관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지만 자칫하면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다. 네 개의 섬이 하나로 연결되었지만 다리 연결 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책들은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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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동안 섬과 갯벌을 기웃거리다 바다의 시간에 빠졌다. 그는 매일 바다로 가는 꿈을 꾼다. 해양문화 전문가이자 그들의 삶을 기록하는 사진작가이기도 한 그는 갯사람들의 삶을 통해 ‘오래된 미래’와 대안을 찾고 있다. 현재 전남발전연구원 해양관광팀 연구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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