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방송 3사 드라마 전쟁 벌어진다

[포커스] KBS 정상 수성 속에 MBC 자존심 회복, SBS 히트작 노려

등록 2006.01.06 09:28수정 2006.01.0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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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새해 초부터 드라마 시장이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지난해 저마다 극심한 부침을 겪으며 명암이 엇갈렸던 지상파 방송3사가 모처럼 야심찬 라인업을 들고 나와서 정상 탈환을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자고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했다. 1월부터 선보이는 신작만 하더라도 무려 7편이 넘는다. 종래 안방극장의 흥행보증수표로 사랑 받았던 가족드라마와 시대극에서부터 스타 시스템을 앞세운 트렌디 드라마, 정통 멜로, 리메이크작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시청자들은 모처럼 연초부터 안방극장에서 다양한 메뉴의 성찬을 입맛대로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KBS, 정상 수성 문제 없다

지난 시즌 드라마 시장의 경쟁 구도에서 사실상 완승을 거두었던 KBS는 올해도 연초부터 자사의 흥행 장르였던 가족드라마와 시대극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성공리에 종영한 주말극 <슬픔이여 안녕>의 뒤를 있는 <인생이여 고마워요>(7일 첫 방영)는 한 직장 여성이 갑작스레 암 선고를 받은 후 자신의 삶과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 보게 된다는 줄거리의 휴먼드라마다. 얼핏 <장밋빛인생>이나 주인공 유호정의 전작 <로즈마리>를 연상시키는 설정이 다소 진부한 느낌을 주기는 한다. 하지만 <애정의 조건> 이후로 2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KBS 주말극의 강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1945>
<서울1945>KBS
눈에 띄는 것은 <불멸의 이순신> 이후로 다시 한 번 선보이는 KBS의 대하사극 <서울 1945>(7일 첫방영). 이 작품은 일제 강점기부터 한국전쟁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사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주로 중장년층을 겨냥해 만들어졌던 기존의 사극과 달리 한은정, 소유진, 류수영, 김호진 등 젊은 배우들을 주연으로 캐스팅해 신세대 시청자들까지 노리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주로 트렌디 드라마를 선보였던 월화극 시장은 그동안 KBS의 유일한 취약 지대였다. <쾌걸춘향> 이후 이 시간대에서 극히 부진하던 KBS는 떠오르는 신예 김옥빈과 유건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안녕하세요 하느님>(9일 첫 방영)을 첫 주자로 선보인다. 아이큐 두 자릿수에 정신 연령이 일곱 살인 남자가 하루 아침에 천재로 거듭난다는 설정의 바탕으로 한 일종의 판타지 드라마이다.


MBC, 자존심과 신뢰 회복이 관건

지난 하반기 역대 최악의 부진을 겪었던 MBC는 연초부터 젊고 실험적인 색깔을 앞세운 드라마들로 앞세워 승부를 건다.


시청률이 부진하던 <맨발의 청춘>을 조기 종영시키는 강수를 두며 지난 2일부터 선보인 새일일극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는 철부지 여고생과 가난한 법대생의 로맨스를 다룬 코믹 홈드라마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미 이 시간대 절대 강자로 자리잡은 KBS의 <별난여자 별난남자>의 아성이 견고해 보이지만, 일단 주연배우 이영아와 홍경민의 신선한 매력이 호평을 받으며 나름대로 좋은 출발을 보였다는 평가다.

가장 주목을 끄는 작품은 지난해 선굵은 남성미를 선보이며 톱스타로 급부상한 두 남자 배우, 엄태웅과 에릭을 투 톱으로 내세운 정통 멜로물 <늑대>(9일 첫방영). 이 드라마는 사랑과 성공에 대한 야망을 놓고 충돌하는 두 남자의 대결을 다룬 이야기이다. 지난해 호평 받았던 <신입사원>과 <부활>의 마니아팬을 고스란히 흡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궁>
<궁>MBC
수목극 시장에서는 만화를 원작으로 한 독특한 트렌디 드라마 한 편이 선보인다. 한국이 여전히 입헌군주제라는 독특한 역사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젊은 왕세자 부부의 좌충우돌하는 로맨스를 다룬 청춘 드라마 <궁>(11일 첫 방영). 박소희 작가의 원작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제작 단계에서부터 이미 많은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주연급인 윤은혜와 주지훈의 캐스팅을 놓고 논란이 일어날 정도로 극심한 안티팬들의 거부감을 어떻게 다독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SBS, 비장의 카드를 준비했다

<마이 걸>
<마이 걸>SBS
일단 SBS는 연초부터 눈에 띄는 라인업의 변화는 없다. 월화극 <서동요>, 수목극 <마이걸>, 주말극 <하늘이시여>와 <백만장자와 결혼하기> 등이 모두 이제 막 중반부를 넘어서며 올해로 넘어온 데다가 저마다 안정된 시청률로 고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게 강점.

그러나 현재의 고른 시청률이 대체적으로 경쟁작들의 부진으로 인한 반사 이익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데다, 최근 SBS 트렌디 드라마에 범람하고 있는 설정의 작위성과 지나친 비현실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어 새로운 드라마들과의 경쟁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이렇다 할 대형 히트작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SBS가 비장의 카드로 준비한 것은 21일부터 선보이는 올해 첫 신작 <사랑과 야망>이다. 시청률 제조기라는 별명이 붙은 스타 작가 김수현의 동명 히트작을 리메이크하는 이 작품은, 조민기, 이훈, 한고은, 이승연, 추상미 등을 새로운 주인공으로 내세워 영광 재현을 노린다. 역시 김수현 작가의 작품이던 <청춘의 덫>처럼, 젊은 배우들이 과거 출연진에 뒤지지 않는 연기력을 보여줄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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