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 '반박' 힘겨루기 한판

김무성-이재오,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거의 '관전 포인트'

등록 2006.01.06 16:04수정 2006.01.0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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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과 이재오 의원.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과 이재오 의원.오마이뉴스 이종호

이재오 의원이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당내 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의 출마에 따라 김무성 전 총장과 이 의원의 2파전이 예상되는 12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거는 두 가지 사안이 중첩된 대결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우선은 '친박(친 박근혜) 대 반박(반 박근혜)'의 대결이라는 점이다.

일찌감치 원내대표 선거 출마의사를 밝힌 김무성 의원은 박 대표 밑에서 사무총장을 지내면서, 박 대표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당내 비주류에게 유승민 전 대표비서실장, 전여옥 전 대변인과 함께 '측근 3인방'으로 꼽힐 정도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혁신위원회(위원장 홍준표)가 만든 대선·지방선거 후보 등 경선 선거인단 기준을 변경하는 '사무처 수정안'을 주도했다가, 이 시장과 손학규 경기지사의 지원을 업은 수요모임, 국발연과 충돌한 바 있다.

반면 이재오 의원은 친 이명박계로 분류되며, 1964년 한일 국교정상화 회담 반대투쟁을 주도했던 인사들의 모임인 '6. 3 동지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명박 시장도 이 단체의 회장을 지낸 바 있다.

또, 나중에 '화해편지'를 띄우기도 했지만 이 의원은 박 대표를 '독재자의 딸' '유신독재 권력의 핵심'이라고 공격하면서, 비주류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김무성] "꽉 막힌 지금 국면에서는 정치력 있는 내가 적격"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대표와 김무성 전사무총장이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대표와 김무성 전사무총장이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두번째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둘러싼 한나라당의 대응노선을 둘러싼 '장외투쟁파 대 국회복귀파'의 대결이다. 사학법 문제를 둘러싸고 박 대표와 소장파 리더격인 원희룡 최고위원이 공개 충돌할 정도로 내부갈등이 폭발한 상황이기 때문에, 원내사령탑인 원내대표를 누가 맡게 될 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김무성 의원은 사학법 강행투쟁을 주도하고 있는 박근혜 대표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장외집회 계획도 김 의원이 적극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 쪽에서는 "지금처럼 꽉 막힌 정국에 정치력으로 난국을 헤쳐나가는 데는 김무성 의원이 적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민주계 출신인 김 의원이 청와대 등 여권과 얘기가 될 만한 통로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이재오 의원 쪽은 명분을 쥐고 있다고 주장한다. "김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투톱체제가 아니라 박 대표 원톱체제가 된다"는 것이다.

또, 지지도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당과 국회를 우선하는 원내전략은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차이가 있어야 하는데, 박 대표의 측근인 김 의원이 원내대표가 될 경우 강경투쟁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들을 들어 국발연 쪽에서는 이 의원이 출마선언을 할 경우 김 의원이 경선에서 중도하차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물론 김 의원 쪽은 이런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재오] "'김무성 원내대표'되면 투톱이 아니라 원톱"

이 의원은 최근 "원내대표가 된다면 박 대표와 호흡을 맞춰갈 수 있겠냐"는 질문에 "당을 안정화시키는 게 최우선이기 때문에 당연히 맞춰가야 한다"고 전제한 뒤 "매일 밖에서 싸운다고 투쟁이 아니"라며 "여당에게는 명분을 주고, 야당은 실리를 챙기는 것이 야당의 대여협상 기본"이라고 말했다.

두 의원은 모두 개정사학법이 통과된 직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거론될 정도로 당내에서 투쟁성과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인물들이다.

김 의원의 독주가 예상되던 상황에서 비주류 단일후보 격인 이 의원이 뛰어들면서, 한나라당은 한 바탕 회오리에 들어가게 됐다. 당의 주류인 영남 쪽을 기반으로 한 김 의원과 수도권·소장파의 지원을 받고 있는 이 의원 모두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지난 2004년 8월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서 이재오 의원과 김문수 의원이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유신시절 박근혜 대표를 비판하다 감옥에 갔다 왔다"며 박 대표를 비판했다.
지난 2004년 8월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서 이재오 의원과 김문수 의원이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유신시절 박근혜 대표를 비판하다 감옥에 갔다 왔다"며 박 대표를 비판했다.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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