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울릉도 바다를 보면서 스키를 탄다고?

섬에 불고 있는 눈썰매 열풍

등록 2006.02.04 16:54수정 2006.02.0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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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분지와 대나무 스키
나리분지와 대나무 스키김철환
30세가 넘는 울릉도 주민이라면 대부분 오래 전 대나무를 철사줄에 엮어 골목길을 신나게 타고 내려가던 추억을 갖고 있다.


자동차가 거의 없던 1970년대의 울릉도. 대부분의 꼬마들은 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대나무 스키를 들고 찬바람에 아린 손끝을 입김으로 애써 녹여가며 아침부터 날이 저물도록 놀았다.

울릉도 도동 KBS중계소 뒷편에 위치한 눈썰매장
울릉도 도동 KBS중계소 뒷편에 위치한 눈썰매장배상용
서서 타기에 어려웠던 꼬마들은 나무를 잘라 앉을 자리를 만들고 그 밑에 고무 호스 등을 붙여 만든 일명 '앉은뱅이 스키'를 타기도 했다. 같은 또래들 끼리의 경주(?)에서 이기기 위해 대나무 밑에 양초칠을 하거나 아예 촛농을 녹여 코팅까지 하는 등의 공을 들였던 기억도 난다.

울릉산악회 회장 이창관씨
울릉산악회 회장 이창관씨배상용
그러다 산업화로 울릉도 대나무 스키의 주 활동무대였던 도로에 자동차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스키는 주민들의 손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대나무로 만든 스키로 군민 스키대회를 개최하며 명맥을 유지해 왔던 스키대회도 1979년 이 무렵부터 자연스레 없어졌다.

화산섬이라는 울릉도의 지형 특성상 나리분지를 비롯한 몇 군데의 평지를 빼고는 대부분의 도로가 오르막 내리막의 형태라 스키를 타기에는 정말 안성맞춤이었다. 실제 1949년 제3회 전국스키선수권대회는 울릉도 나리동분지에서 열렸다.

그런데 최근에 다시 울릉도에 스키가 등장했다. 울릉산악회가 몇 년 번부터 스키타기의 추억을 되살리고자 도동 KBS울릉중계소 뒤쪽 일원에 스키공간을 제공하기 시작한 것. 울릉산악회는 눈썰매 55대와 스키 8대를 무상 임대하여 스키 강좌 및 어린이들을 위한 소중한 놀이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러다가 혹시 울릉도에 또다시 스키대회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소리마저 나올 정도.


엄마뒤에 탄 꼬마의 미소가 엄청 즐거워 보입니다
엄마뒤에 탄 꼬마의 미소가 엄청 즐거워 보입니다배상용
타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으세요?
타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으세요?배상용
앗싸~ 누가 빠른가 어디보자~
앗싸~ 누가 빠른가 어디보자~배상용
육지에서 울릉도의 겨울산을 보러왔다는 관광객들은 울릉도에서 눈썰매를 타게 될 줄을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신기해했다. 전국 어디에서도 바다를 바라보며 스키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

바다를 보며 타는 색다른 기분 느껴 보셨나요?
바다를 보며 타는 색다른 기분 느껴 보셨나요?배상용
꼬마들의 해맑은 미소가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합니다
꼬마들의 해맑은 미소가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합니다배상용
울릉산악회에서는 눈썰매장을 찾는 관광객과 주민들에게 컵라면과 커피등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울릉산악회에서는 눈썰매장을 찾는 관광객과 주민들에게 컵라면과 커피등을 무료로 제공합니다배상용
울릉산악회 이창관 회장은 "앞으로 색다른 기획과 지역특성에 맞는 시설물만 투자가 되면 육지에서도 겨울철 성인봉 등반과 울릉도 산악스키를 경험하기 위한 관광객의 입도가 가능할 것이라며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기대 이상의 관광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 한컷 찍어 봅시다~
자~ 한컷 찍어 봅시다~배상용

덧붙이는 글 | "나리분지와 대나무 스키"사진은 저작자인 울릉군청에 근무하는 김철환씨의 동의를 얻어 게재한 사진임을 밝힙니다.

*배상용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 울릉도닷컴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

덧붙이는 글 "나리분지와 대나무 스키"사진은 저작자인 울릉군청에 근무하는 김철환씨의 동의를 얻어 게재한 사진임을 밝힙니다.

*배상용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 울릉도닷컴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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