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려수도 뱃길위에 떠있는 환상의 섬 사량도서종규
갈매기가 날아드는 고물엔 아쉬움만 남았습니다. 남 선배는 배의 고물에 앉아 있었는데 돌고래 한 마리가 물위로 솟구쳐 날아 올랐다는 것입니다. 고물엔 배가 그려내고 있는 물살만 가득했습니다. 다시 날아 오를 것 같은 돌고래는 영영 나타나지 않고 말입니다.
10시10분, 사량도 내지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 학교 옆을 돌아 지리망산 종주를 시작하는 곳엔 우리팀 70여 명을 비롯하여 전국 각지에서 찾은 등산객이 줄을 서고 있습니다. 한려수도 사량도에서 봄을 맞으려는 설렘이 가득한 모습이었습니다.
사량도 주 능선엔 지리산을 조망한다는 지리망산(398m)이 있습니다. 저 아래 바다도 잘 보이지 않는 황사 속에서 지리산을 바라본다는 것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하겠지요. 맑은 날 지리산을 바라 볼 수 있다면 푸른 바다 위에 큰 배와 같이 떠 있는 산에서 신선이 되겠지요.
지리산을 오르는 길엔 노란 생강나무 꽃이 봄을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그렇지요. 생강나무, 산수유꽃처럼 노랗게 피는 꽃이 유독 봄의 따뜻함을 전해주는 꽃, 꿈 많은 고교시절 애틋하고 순박한 사랑을 전해 들었던 김유정의 <동백꽃>에서 마지막 노란 꽃 속에 푹 파묻혀 버린 꽃이 바로 생강나무 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