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공격 속수 무책… 떨지 말고 급소 찔러라

"여자가 남자를 어떻게 이겨"는 편견 '훌훌'... 공포심 떨치고 강한 정신력 길러야

등록 2006.03.21 13:37수정 2006.03.2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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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간살인사건과 성추행 등 여러 성폭력 사건들이 여성들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여성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여성주의 자기방어훈련이 뜨고 있다. 우먼타임스는 여성들이 배울 수 있는 호신술 등 여성주의 자기방어훈련에 대해 알아보고, 택견도장에서 직접 호신술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여성주의 자기방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여성주의 자기방어는 몸 단련을 통해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 안에 있는 힘을 알아가는 과정을 뜻한다.

최근 강간, 여성연쇄살인 등 성폭력 사건들이 여성들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 캠프, 대학 오리엔테이션에 여성주의 자기방어 교육프로그램이 등장,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달 초 연세대 18대 총여학생회 주최로 열린 여성주의 오리엔테이션에서는 ‘여성주의 호신술’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약 20여명의 여학생들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호신술을 배우면서 ‘자신의 힘으로 자신을 방어할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음악대학에 재학 중인 백윤경(22)씨는 “호신술은 전문적으로 배워야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쉽게 배울 수 있어 뜻 깊었다”며 “짧게 배운 것을 토대로 아버지나 남자친구들을 상대로 연습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타 대학에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최미라(20)씨는 “어떤 위협상황에서도 정신만 차리면 나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날 일일강사를 한 정하경애 성폭력상담소 기획조직국장은 “호신술 강의를 나가면 여성들은 우리 몸이 가진 힘에 대해 전혀 모르다가 중학생 정도의 힘만으로도 남성을 제압할 수 있다고 하면 놀란다”며 “실제 상황에서 과도하게 공포에 떠는 경우가 많은데 남자고환이 얼마나 취약한지 알고 자신의 무릎 뼈가 돌덩이보다 더 딱딱한 것을 알게 되면 위기에 대응하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여성 호신술 교육프로그램 부쩍 늘어


여성주의 호신술은 힘을 키우는 것보다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을 알려준다. 남성들의 급소를 공격하고 싸우는 자신의 모습에 어색해하지 않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몸으로 방어·공격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지난해 12월, ‘으랏차차 걸파워 캠프’를 열어 여학생들에게 여성주의 호신술을 안내했다. 캠프에서 실시한 자기방어 프로그램은 ‘내 몸의 무기 급소 알아보기’ ‘신체활동을 통해 자기 몸과 친해지기’ ‘다양한 운동 통해 몸 풀기’ ‘다양한 공포 해부하기’ 등으로 구성, 자신 안에 있는 힘을 끌어내는 데 주력했다.


여성주의 자기방어는 남성들의 편견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 여성주의 자기방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전문가들은 여성주의 자기방어는 여성들에게 주어지는 “죽을 때까지 저항하라”는 명령에 저항하는 행동임을 강조한다. 여성들은 성폭력 위협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훈련을 전혀 받지 못한 상황에서 ‘죽을 때까지 저항할 것‘을 요구받는다. 이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왜 끝까지 저항하지 못했느냐”라고 말하는 경찰 수사과정과 재판과정에서도 잘 드러난다.

자신감·정신력 최우선…운동은 필수

무술을 하는 여성들에 관해 논문을 준비 중인 이화여대 여성학과 석사과정 키라씨는 “남성은 자신이 여성을 공격해도 반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공격한다. 또한 공격해도 자신은 처벌받지 않을 것을 알기에 공격한다”며 느슨한 처벌이 성폭력을 단절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여성주의 호신술을 배우는 방법은 다양하다. 주변 택견·합기도·유도 등 다양한 도장을 찾아가 배우는 방법도 있고, 성폭력상담소 등에서 진행하는 주말도장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성폭력상담소 김민혜정 간사는 “자기방어훈련을 통해 여성들은 육체적 취약함과 성폭력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된다”며 “앞으로 상담소는 주말마다 도장을 이용하는 프로그램 마련 등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기상황서 대처할 수 있는 호신술

①위협상황에서 가해자와 일정 거리가 생겼을 경우, 배구공을 내려치듯이 얼굴을 내려치는 방법. 아무리 주먹으로 세게 때려도 가해자인 남성에게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힘을 빼고 내려치는 힘을 이용해 손가락을 쫙 펴고 얼굴을 때린다. 특히 눈 부위를 공격한다.

②머리 양쪽은 생각보다 단단하다. 가해자로부터 머리를 잡아끄는 등의 공격을 당했을 경우 머리로 가해자 얼굴을 가격하는 방법. 머리 윗부분이 아닌 양쪽의 단단한 부위를 이용해 공격.

③여성들이 굽이 있는 구두를 신고 있을 경우 발바닥과 발 중간 사이를 굽으로 밟는다. 이 부위는 어느 부위보다 약해서 살짝만 건드려도 고통을 느낄 수 있는 부위. 특히 뒤에서 공격을 당했을 경우,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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