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선남선녀들의 구애 몸부림

KBS <좋은 사람 소개시켜줘>를 통해 본 데이트 문화

등록 2006.03.29 14:34수정 2006.03.2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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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 소개시켜줘’에 출연했던 회원들이 녹화를 마친 뒤 기념찰영을 하고 있다.
‘좋은 사람 소개시켜줘’에 출연했던 회원들이 녹화를 마친 뒤 기념찰영을 하고 있다.우먼타임스
(이재은 기자) '언젠가는 만나겠지'라며 운명의 상대를 속수무책으로 기다리던 시대는 지났다. 요즘 젊은 싱글들은 이리저리 발로 뛰고, 적극적으로 구애를 해야만 인연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매주 일요일 오전에 방송되는 KBS TV의 '좋은 사람 소개시켜줘'에 출연하는 이들을 보면 변화된 싱글들의 데이트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오랫동안 기다려왔습니다. 이제야 오랫동안 찾았던 내 반쪽을 찾은 듯합니다. 제 눈빛을 받으신 그분, 벨을 꾹 눌러주세요."

출연자들은 저마다 준비해 온 멘트를 달콤하게 읊으며 마음속에 찍어둔 상대에게 사랑의 화살을 날린다. 3~4시간 동안 진행되는 녹화방송에서 춤, 노래, 개인기 등을 선보이며 자신들의 끼를 마음껏 발산한 이들이기에 운명의 상대를 선택하는 데도 망설임이 없다. 사랑의 화살을 받기 위한 몸부림도 치열하다. 최종 파트너를 선택하기에 앞서 눈치작전, 뜨거운 시선 주기 등의 전략이 사용되고 장기자랑 시간을 활용해 직설적으로 마음을 전달하기도 한다.

방송시간 내에 커플 탄생이 될 확률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지만, 그 때문에 TV 출연을 망설인 출연자는 없다고.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올해 초 '좋은 사람 소개시켜줘'에 출연했던 한 남성 출연자는 "공개적인 자리에 나가서 인연을 만들 정도라면 기본적으로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결혼정보회사나 소개팅에서보다 조건이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자신감이 충만하고, 프로그램 관계자들에 의해 엄선된 사람들인 만큼 어느 정도 검증된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들이 방송 출연을 결심하게 되는 원인인 셈이다.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공개된 출연자들의 이력을 살펴보면 남성은 직업이 의사, 한의사, 벤처기업 CEO, 대기업 회사원 등이고 평균연령이 27~35세이며 여성 출연자들은 방송인, 발레리나, 성악가, 대기업 및 중소기업 회사원, 교사, 간호사 등으로 평균 연령은 25~32세이다.


방송 중 커플 성공률보다 뒷풀이 더 화끈

운명의 상대를 만나기 위한 이들의 노력은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계속된다. 오히려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 진짜 커플 탄생을 위한 시간은 시작된다. 1, 2차의 뒤풀이 모임을 하면서 방송에서는 보지 못했던 숨은 매력을 발견하고, 이후에 커플로 탄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 출연자들의 설명이다. 방송에서는 A여성과 커플이 됐지만, 뒤풀이 모임을 거친 뒤 B여성과 연결되는 웃지 못할 상황도 연출되는 것.


방송이 끝난 후 출연자들 간의 기수모임도 이어진다. 지금까지 프로그램에 참가한 출연자들이 동호회를 결성, 지속적인 번개모임 등을 가지며 친목을 다지고 있다. 임원까지 선출하며, 서로 네트워킹을 다지는 자리는 다시 한 번 운명의 상대를 모색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많게는 제작진까지 포함해 50~60명의 출연자들이 모여 새로운 연대를 형성해 나간다.

기별모임 회장을 맡고 있는 김영기(30, 경영컨설턴트)씨는 "기본적으로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나 교제를 시작하고 싶어 방송 출연까지 결심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방송 이후의 모임에서도 이성으로 끌리는 상대를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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