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
“아이 러브 달러”라거나 “루이뷔통 가방을 좋아한다”는 등 유명해지고 싶은 욕망, 돈과 명품 숭배를 감추지 않는 솔직함을 보여주지만 그렇다고 마냥 가볍기만 한 것은 아니다.
“미술이란 제도화된 욕망”이라는 미술론을 내세우고 “말 잘 듣는 여성, 현모양처면서 커리어 우먼인 ‘수퍼우먼’ 등 남성 사회가 만들어낸 판타지 속에서 여성의 미가 왜곡되어 왔다”는 주장을 펼 때는 사뭇 진지함을 보인다. “‘팜므파탈’ 이나 ‘여전사’ 캐릭터는 아름다운 여성이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는 무능한 남성들이 만들어낸 보호본능”이라며 냉소를 날린다.
뉴욕에서 태어나 홍익대 서양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그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3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거리 퍼포먼스. 초대받지 않은 관광객에 불과했지만 빨간 하이힐과 란제리 차림으로 얼굴에 하얀 분칠을 하고 거리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한 ‘초대받지 않은 꿈과 갈등: 터부 요기니 시리즈’라는 이름의 퍼포먼스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Fly me to the paradise’(2001, 덕원미술관), ‘Energy Flow’(2002, 관훈갤러리), ‘터부 요기니 시리즈’(2004, 갤러리드맹), ‘아티스트 낸시랭의 비키니 입은 현대미술’(2005, 갤러리쌈지) 등 네 번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2004년 광주비엔날레와 서울파인아트페스티벌 등에서 고정관념을 깨는 과감한 노출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런 그의 행동들은 ‘예술과 사기의 절묘한 조화’라는 비난도 받지만 그는 “지난 2000년간 예술은 거의 사기였다”고 응수한다. 자주 벗는 데 대한 세간의 말들에도 “욕망이 무슨 죄냐, 욕망을 포장하는 권력이 죄지. 나는 벗는 것으로 입는다”라고 외친다. 낸시랭 지음/ 랜덤하우스중앙/ 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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