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로 지구대 사무실로 연행된 남대문 경찰서 정보과 김00 경사.최윤석
문씨에 따르면 조수석의 문을 열고 김 경사에게 "택시가 아니니 내려달라"고 재차 요구하는 순간, 발이 날아왔다는 것. 문씨는 "갑작스런 공격에 놀라 김 경사를 끌어내리려 했더니 이번에는 김 경사가 다시 급소를 걷어찼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함께 있던 회사 동료 정길현(49)씨도 김 경사에게 떠밀려 넘어졌고, 마침 그때 길을 지나던 유 아무개씨의 4살 난 아들 김아무개군이 정씨 밑에 깔렸다. 김군은 사고 직후 폭행당한 문성주씨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강북 삼성의료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김군 어머니 유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들이 사고 이후 엉덩이가 아프다고만 할 뿐 말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며 "X-레이를 찍기 위해 대기하던 중 잠이 들어버려 아직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술에 취해 폭력을 행사한 김 경사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남대문 경찰서 태평로지구대 소속 김 아무개 경위에게도 폭언을 퍼부었다. 이어 경찰에게 남대문 경찰서 소속 명함을 건네고 모처에 전화를 걸어 김 경위와 통화하게 한 후 택시를 잡아타고 현장을 벗어나려 하다가 저지당했다.
김 경사의 명함을 본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태평로 지구대 근무 경찰들에게 "이 사람이 남대문 경찰서 정보과 소속이라고 하는데 맞냐"며 신분확인을 요청하자 "우린 아무것도 모르겠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그러나 남대문 경찰서 정보과에 전화를 걸어 신분확인을 요청하자 정보과 당직자는 "김 경사가 남대문 경찰서 정보과 소속이 맞다"며 신분을 확인해줬다.
결국 김 경사는 태평로 지구대로 연행됐으나, CCTV가 설치되어 있는 지구대 사무실에서는 말없이 조용히 앉아 있다가 귀가를 하겠다며 자꾸만 밖으로 빠져나갔다. 그를 잡기 위해 나온 지구대 경찰들에게 "야 XXX들아 다 죽어"라는 등의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
김 경사는 같은 동료 경찰에게 폭언을 하면 안 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폭언을 할 수도 있지 뭘 그런 일 가지고 XX이냐"라고 말하고, 주변에 있던 태평로 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에게 "이 XXX 다 죽여버린다"라며 폭언을 멈추지 않았다. 폭행 당한 문성주씨 일행에 따르면 김 경사는 정아무개 태평로 지구대 대장의 뺨까지 때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구대 경찰들은 이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