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장애학생 성폭행범 엄벌하라"

광주 'Y학교 성폭력대책위' 삼보일배 시위

등록 2006.07.05 21:34수정 2006.07.05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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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성폭력 대책위' 관계자 등 30명은 지난해 7월 드러난 Y특수학교 성폭행 사건 가해자에 대한 엄중처벌과 재단법인 임원진 해임, 인가취소 등을 촉구하며 삼보일배에 나섰다.
5일 오후 '성폭력 대책위' 관계자 등 30명은 지난해 7월 드러난 Y특수학교 성폭행 사건 가해자에 대한 엄중처벌과 재단법인 임원진 해임, 인가취소 등을 촉구하며 삼보일배에 나섰다.오마이뉴스 강성관
오마이뉴스 강성관
"장애 학생들의 비참한 실상에 대해 눈을 감지말아주십시오"

'성폭행범 비호하는 재단이사회 해임'을 요구하며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사 앞에서 52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장애인단체, 학부모 등 30여명이 학교 정상화를 촉구하며 삼보일배에 나섰다.

지난해 광주시 소재 장애인 특수학교인 Y학교 교원들이 정신지체 장애학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불거지면서 그 동안에 쉬쉬해 왔던 학내 성폭행, 성추행, 교육 전반에 대한 문제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결국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학교 사태에 대해 직권 조사에 들어가 조만간 인권침해 사례는 물론 재단 운영 전반에 대한 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성폭행 사건이 불거지면서 광주지역 19개 시민사회단체는 'Y학교 성폭력대책위(이하 대책위)'를 결성하고 가해자 엄정 처벌과 학교 정상화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사법기관과 관할 기관인 광산구청은 대책위의 요구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족벌 운영이 사태 발단... 법원, 성폭력 가해자 엄정처벌해야"

지난해 7월 Y사회복지법인 이사장의 둘째 아들로 행정실장을 맡고 있던 김아무개(59)씨는 지난 2003년 중학생이던 A양을 수년동안 수차례 성폭행했고 기숙사 시설 교원 이아무개(36)씨 역시 A양을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와 관련 검찰은 각각 징역 7년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김씨에게는 징역 1년을 이씨에게는 징역 2년6월을 선고했다.


이 후 Y법인은 당시 이사장의 첫째 아들인 김아무개 교장과 행정실장 등을 직위해제했다. 하지만 올 3월 새 이사장으로 전 이사장의 사위를 선임하는 등 족벌운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또 이들의 성폭행 사건이 드러나면서 또 다른 성폭행과 성추행 피해 사례가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지만 대책위에 따르면 법인과 학교측은 이러한 사건을 인지하고도 별다른 조치없이 묵과했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광산구청과 광주시청에 법인 이사회 임원을 해임하고 법인 인가를 취소해달라고 촉구해 왔지만 "법적으로 그렇게 할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오고 있다.


5일 오후 대책위는 옛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회 임원 해임과 성폭행 가해자 엄정 처벌 등을 요구하며 지산동 광주지방법원 인근까지 삼보일배에 나섰다. '인가취소', '엄정처벌'이라는 글귀가 쓰인 하얀 고무신을 신고 삼보일배에 나선 윤민자(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장)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어린 장애 학생들을 자신의 성욕 대상으로 삼아왔는데도 사법부는 솜방망이 처벌로 시민들을 절망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폭력 피해자들은 평생 가슴 속에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며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선고를 파기하고 중형을 선고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기는 커녕 뻔뻔하게 친인척 이사장을 선임한 Y법인과 이를 방관한 구청과 시청이 사태를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학생들 수업거부까지... 인권위 조사결과 사태해결 분수령 될 듯

오마이뉴스 강성관
성폭행은 물론 성추행 사례가 드러나고 교사들의 자질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불거지자 급기야 학생들은 지난달 23일부터 수업을 전면 거부하고 나섰다.

이들 학생들은 부적절한 행위를 한 교사 2명에게 수업을 받을 수 없다며 이들의 퇴출을 요구했다. 앞서 스승의 날인 5월 15일 최아무개(56)씨 등 13명의 교사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사건이 드러날 때 양심있는 교사로서의 자세를 보이지 못하고 비민주적이고 권위적인 법인의 기세에 억눌려 눈치만 보며 보냈다"며 사죄하기도 했다.

김용목 대책위 상임대표는 "성폭행 문제, 교사 채용문제, 교육전반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는 것은 재단 운영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며 "관계 당국이 법인 인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책위 한 관계자는 "광산구청은 사태가 이러함에도 실태조사 한번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구청의 심각한 직무유기로 범법행위를 방조한 것에 대해 해당 공무원 징계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이 학교 학부모 등 대책위 관계자 30여명은 ▲가해자 중형 선고 ▲이사진 해임과 법인 인가 취소 ▲공립특수학교 신설 등을 촉구하며 1.5km 거리를 삼보일배로 행진했다. 삼보일배를 진행하는 동안 윤민자 대책위 집행위원장과 학부모회 회원 등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Y학교와 법인 등에 대한 조사결과를 다음 주 중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결과와 권고 수위에 따라 사태 해결을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오는 13일 전 행정실장 김아무개씨에 대한 2심 선고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대책위에 따르면, 신임 전갑길 광산구청장은 담당 공무원들의 직무유기 등이 확인될 경우 인사상 조치를 하고 해당학교 등에 대한 조사를 벌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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