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과 굴뚝을 함께 보아야 제멋이 나는 낙선재 꽃담김정봉
꽃담은 순수 우리말로 아름다운 무늬나 그림을 넣어 장식한 담을 말한다. 문헌에는 회면벽(繪面壁), 회벽화장(繪壁華墻), 화문장(華汶墻), 영롱장(玲瓏墻)이라 기록되어 있고 한자어를 차용해서 화담(花墻), 화초담(花草墻), 화문담(花汶墻)으로도 불리기도 한다. 또 다른 우리말로 무늬담, 그림담 이라고도 한다.
화담과 화초담, 화문담이 꽃과 꽃나무, 꽃무늬만으로 장식하여 만든 담을 연상시키고, 그림담과 무늬담은 표현 기법을 한정하여 꽃담의 개념을 폭넓게 담아내지 못한다. 신랑 신부의 첫날밤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꽃잠이라 하듯, 담 중에 무늬나 그림을 넣어 아름답게 장식한 우리의 담을 꽃담이라 부르는 편이 좋을 듯하다.
전국 어디에서나 꽃담을 볼 수 있다. 세련되고 화려하나 야하고 사치스럽지 않은 궁궐의 꽃담이 있고, 담장의 높이와 함께 담장 무늬로 집주인의 인품이 드러나는 사대부집의 꽃담이 있다. 깨진 기와조각을 토담에 박아 넣어 만든 질박한 시골 꽃담이 있으며 기와와 벽돌과 막돌만을 가지고 만들었어도 볼 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절집의 꽃담이 있다.
꽃담의 백미로 경복궁 자경전과 교태전의 꽃담을 들지만 빛깔과 무늬 그리고 분위기가 낙선재의 꽃담과 다르다. 꽃으로 치자면 경복궁 꽃담은 장미와 같아서 화려하여 꽃담 일부로도 아름다움이 드러나는 반면에, 낙선재 꽃담은 안개꽃과 같아서 은은하며 꽃담끼리 혹은 지붕과 굴뚝이 한데 어울릴 때 더욱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