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 능선에 가냘프게 핀 '두메양귀비'꽃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의 마음을 간직하고 있답니다.서종규
옛날 두메 산골에 서로 아끼고 사랑하여 아주 화목하고 우애가 깊은 가족이 있었답니다. 이 소문을 들은 염라대왕이 그 가족을 시험을 하려고 죽음의 사자를 보내어 그 가족 중 한 명에게 저승으로 오라는 호출장을 전해 주라고 하였답니다.
호출장을 받은 시아버지는 자신은 늙어서 적임자라고 떠날 채비를 하였는데, 시어머니는 자기가 죽겠다고 호출장을 빼앗아 들었고, 이어서 며느리가 호출장을 빼앗고, 며느리의 말을 들은 아들이 빼앗아 들었고, 최종적으로 처녀인 시누이가 호출장을 빼앗았답니다.
염라대왕은 아직 젊은 처녀가 죽음의 사자를 따라와 전하는 인간사회 가족의 화목한 사연을 듣고 너무 감격하여 시누이에게 씨앗을 하나 주어 인간 세상으로 다시 내보냈답니다. 그 씨앗에서 아름다운 꽃이 피었는데, 그 풀을 바르거나 먹으면 각종 질병에 깨끗이 나았답니다. 이것이 오늘날 '두메양귀비꽃'이라고 한답니다.
'두메양귀비꽃'은 백두산 중에서도 가장 높은 능선에 천지를 바라보며 노랗게 피어 있었습니다. 깎아지른 천지의 절벽 끝에 자라나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애처로웠습니다. '두메양귀비꽃'은 백두산에서 가장 사랑받는 꽃이 된 것입니다.
염라대왕의 선물 '두메양귀비꽃', 꽃대왕 못 한 게 서러운 '노란만병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