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져서 식히고 있는 족발입니다. 돼지 한 마리, 즉 다리 한 벌(앞다리 2개, 뒷다리 2개)분량입니다.이승숙
갓 건져낸 뜨끈뜨끈한 족발은 냄새가 너무 좋습니다. 입에서 저절로 군침이 돌았습니다.
"여보, 족발 하나만 먹으면 안 돼? 냄새가 너무 좋다, 하나만 먹자 응?"
애교 섞인 콧소리로 이리 말했건만 남편은 단칼에 베어 버립니다.
"안돼. 시골 가져갈 거란 말이야. 얼마 되지도 않는데 먹으면 어떻게 해? 안돼."
말로는 그리 하지만 내심 흐뭇한지 이리저리 살펴서 족발 하나를 썰어 줍니다. 갓 건져낸 족발은 물렁물렁하고 부드러웠습니다.
오늘(21일) 낮에 아는 엄마들이 우리 집에 놀러왔습니다. 그래서 얼른 족발 하나를 꺼내서 썰어주었습니다.
"자기, 이거 한 번 먹어 봐. 우리 남편이 만든 건데 맛이 괜찮아."
새우젓 보시기를 앞으로 당겨주며 족발을 권했습니다.
"이거 진짜로 아저씨가 만든 거야? 족발을 어떻게 집에서 다 만들지? 만드는 법 좀 가르쳐 줘 봐."
"이거 해보면 쉬워. 내가 비법 다 가르쳐 줄 테니까 만들어서 애들 줘 봐."
뼈에 붙은 고깃점까지 맛있게 먹는 그이들에게 나는 우리 남편만의 비법을 전수해 주었습니다. 남편이 나에게까지 안 가르쳐 주는 그 한 가지는 빼고 다 가르쳐 주었습니다.
족발은 혼자 먹기보다는 여럿이 같이 먹어야 더 맛있는 거 같습니다. 새우젓에 쿡 찍어서 족발을 먹다 보면 없는 정도 생길 것 같습니다. 족발 만들기를 좋아하는 남편 덕분에 집에 손님들이 갑자기 와도 당황스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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