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대통령 재선, 결선투표서 가린다

등록 2006.10.02 13:52수정 2006.10.02 14:48
0
원고료로 응원
a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 오마이뉴스 이종호

브라질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의 재선 여부 결정이 오는 29일로 미루어졌다.

< AP통신 >에 따르면 당초 낙승이 예견됐던 여론조사와 달리 98%의 개표가 이루어진 1일 12시 30분 현재(한국시간), 노동자당(PT)의 룰라 대통령은 48.8%의 표를 얻는데 그쳐 결선투표를 피하는데 필요한 과반수 득표에 결국 실패했다. 최대적수인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 소속 제랄도 알키민 전 사웅파울루 주지사는 41.4%를 득표했다.

룰라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승리를 확정 짓지 못하고 결선투표까지 몰리게 된 것은 선거 막판에 터진 네거티브 캠페인 전술이 역풍을 불렀기 때문이다.

지난 몇 달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룰라 대통령은 줄곧 59%를 넘나드는 지지율을 보여 이번 선거에서 여유 있게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투표일 전날 노동자당의 당료들이 상대후보의 범법사실을 입증하는 비밀문건을 거액을 주고 사려했다는 혐의가 폭로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브라질 주요 일간지들은 노동자당 측이 비밀문건을 입수하는 대가로 제공하려 했다는 80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현금다발 사진을 지난 주말 내내 1면에 대서특필하며 룰라 대통령의 지지율을 막판에 급락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룰라 측은 "알키민 후보 지지자들이 연방경찰이 보유한 해당 사진을 불법 유출시키는데 간여했다"며 알키민 전 주지사의 후보자격 박탈을 요청하는 소장을 법원에 제출하는 등 막판 반격에 나섰지만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룰라 대통령의 재선 여부는 오는 29일에 치러질 결선투표에서 가려지게 됐다.


룰라 대통령은 집권 이후 빈민층의 생활개선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발표하며 저소득층의 폭 넓은 지지를 받아왔다. 농어민에게는 거액의 운영자금을 저리로 대출해 주었으며 광범한 빈민층에 구호자금을 지원해 왔다.

브라질 정부가 식품구입비, 백신접종 등의 명목으로 4500만명에 달하는 수혜계층에 지원한 복지예산은 월 평균 3억2500만 달러에 달한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에 따라 월 소득 120헤알(약 56달러) 이하의 빈민층 비율이 2003년의 28.2%에서 22.8%로 낮아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경제운용 역시 평균점 이상이었다. 빈민층에 지급한 복지예산이 이들의 구매력을 늘리면서 소매매출이 15% 이상 증가한 것. 비록 부유층이 집중된 브라질 남부의 소매매출은 1% 정도 하락했지만 브라질 전체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우려 없이 약 3%의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성과와 중·하계층의 폭 넓은 지지에 힘 입어 재선이 확정적인 것으로 보였던 룰라 대통령이 선거에 임박해 터진 악재 탓에 곤경에 몰리고 말았다.

결선투표를 앞 두고 알키민 전 주지사와 6.87%의 득표를 올린 사회주의 자유당(PSOL)의 엘로이자 엘레나 후보 등이 연대에 성공할 경우 룰라 대통령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여 결선투표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2. 2 "독도 조형물 철거한 윤석열 정부, 이유는 '이것' 때문" "독도 조형물 철거한 윤석열 정부, 이유는 '이것' 때문"
  3. 3 방치된 폐가였는데 이젠 50만명이 넘게 찾는다 방치된 폐가였는데 이젠 50만명이 넘게 찾는다
  4. 4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5. 5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