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데이 이벤트를 알리는 전단지가 우체통마다 붙어있다. '10월 31일 단 하루 뿐!'한나영
유령이 나오는 지붕
사탕 - 날아다니는 귀신? 비명소리 - 재미 - 그리고 그 이상.
비명소리를 따라 오세요.
스톤월 드라이브로 걸어오세요.
공짜!
서양의 대표적인 축제 가운데 하나라는 10월 31일 '할로윈데이'를 앞두고 우리 동네 우체통마다 전단지가 붙었다. 바로 길 건너편인 '스톤월 드라이브'에서 이벤트를 한다는 것이었다.
"얘들아, 비명소리만 따라가면 귀신이 날아다니고 사탕도 주고 볼거리가 많다는데 구경가지 않을래?"
"엄마나 혼자 가셔."
큰딸이 쌀쌀맞게 대꾸를 한다. 소위 의식이 있다는 엄마가 '안티 할로윈데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판에 천박한 호기심을 드러낸다고 생각을 했는지 딸의 목소리가 영 곱질 않다.
그러면서 충고까지 한다. 오늘 같은 날에는 불도 끄고 있어야 동네 애들의 습격(?)을 받지 않는다고. 실제로 딸아이는 밖으로 불이 새는 공부방 대신 불이 보이지 않는 방에 처박혀 그 밤을 보냈다.
하지만 나는 할로윈데이를 그냥 풍습으로 이해할 뿐이었다. 그 이상의 무엇도 아니라는 생각으로. 마치 악귀를 쫓기 위해 동지 팥죽을 쑤어 방과 마루, 곳간 등에 놓거나 대문이나 벽에 뿌렸던 옛날 우리네 풍습과 비슷한 것으로.
그래서 별 편견 없이 할로윈데이를 취재해 보겠다고 맘을 먹었다. 작은딸과 함께 할로윈데이 이벤트 장소인 '유령이 나오는 지붕'을 찾은 건 밤 8시경.
많은 사람들이 스톤월 드라이브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벤트가 열리는 곳임을 짐작할 수 있게 입구에 간판도 서 있었고 연기도 뭉개뭉개 피어오르고 있었다. 신이 난 동네 꼬마들은 할로윈 복장을 갖추고 엄마, 아빠와 함께 온 가족이 이벤트를 즐기고 있었다.
여러분도 이 엽기적인(?) 할로윈데이의 이모저모를 구경해 보시라.
엽기적인 할로윈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