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도 '묻지 마' 투표가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 페이지 부부.한나영
그래서 우리 집을 방문한 페이지 부부에게 이번 선거에 대해 질문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누구를 뽑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는데, 재미있는 것은 미국에도 이른바 '묻지 마' 투표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말하자면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 확고한 경우에는, 누가 후보이든 간에 무조건 그 당 깃발만 들고 나오면 표를 준다는 것이다. 후보의 정책이나 소신이 어떠하든지 상관없이. 대개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주의적인 사람들이 그렇다고 한다.
그 말을 들으니 오랫동안 공무원으로 일하셨던 아버지 생각이 났다. 내 아버지 역시 언제나 기호 1번만 찍던 '골수 여당분자'였다.
나중에 머리 큰 자식들이 아버지의 그런 무소신(?) 여당 지지에 반기를 들고 뭐라 말씀드렸지만, 아버지는 그게 소신이라며 언제나 여당만 지지하셨다. 어머니에게도 여당 지지를 강요하셨고…. 아마도 공무원들에 대한 과거 독재정권의 세뇌 탓이 아니었을까.
미국의 중간선거와 관련해 평소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고 있는 미국인 교수에게도 질문을 던져보았다. 이곳 제임스메디슨 대학교(JMU)에서 인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단'에게 딸의 숙제이기도 한 내용을 이메일로 물어보았다.
다음은 단에게 던진 다섯 개의 질문이다.
1) 내일 투표를 하실 건가요?
2) 누구를 찍으실 건가요? 웹? 아니면 알렌?
3) 왜 그를 지지하나요?
4) 어느 정당을 지지하세요? 민주당? 아니면 공화당?
5) 당신 같은 지식인들은 현실 정치에 관심이 있나요? 만약 없다면 왜 없는 거죠?
메일을 보내고 난 뒤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단에게서 답장이 왔다. 단이 미국 지식인 전체를 대변한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미국 지식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단의 대답을 이곳에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