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평범한 며느리로 꼽히는 '열아홉 순정'의 옥금KBS
그렇다면 드라마 속 막나가는 며느리들처럼 실제로도 며느리들의 입지가 그렇게 당당하고 거세어졌을까? 대부분의 며느리들은 드라마에 등장하는 왜곡된 며느리 때문에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한다.
'여로'의 분이와 같은 며느리가 있을까? 인간이라기보다는 부처에 가까운 인내의 경지를 보여주는 며느리들은 대부분의 며느리들에게 며느리 콤플렉스를 안겨준다. 오르지 못 할 나무 때문에 "나는 나쁜 며느리인가봐"와 같은 자괴감과 그에 따르는 스트레스를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시어머니와 시집을 향해 거칠게 항의하는 '싸가지 삼총사' 며느리를 보면서 대리 만족을 느끼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대부분의 드라마는 나쁜 며느리들을 냉혹하게 단죄하기 때문이다. 여로의 분이처럼 지고지순한 천사표 며느리가 등장하는 드라마든 시어머니에게 할말 못할 말, 패악질을 해대는 며느리가 등장하든 결론은 하나인 것이다.
"며느리가 잘 들어와야 집안이 편해." "싸가지 없는 며느리의 끝은 몰락과 후회야."
언뜻 보기에 1970년대 이후 며느리상은 변화와 개혁을 거듭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모양새만 달라졌을 뿐 착하고 순종적인 며느리를 기대하는 것에는 달라진 것이 없다. 남성적 시각과 환상이 방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남성주의적 시각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드라마 속 착한 며느리 콤플렉스도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즐겁게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가족시청시간대에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왜곡된 며느리들 때문에 보통의 며느리들은 피곤하다. 며느리라는 이유로 왜곡되고 희화되어 가족들 내에서까지 웃음거리가 되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희화와 왜곡만 있고 리얼리티가 없는 요즘 드라마. 우리시대의 정상적인 며느리는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 '시민기자 기획취재단' 기자가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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