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독학으로 배우기 9

등록 2006.12.20 18:12수정 2006.12.2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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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피아노를 잘 치지는 못하지만, 즉흥연주를 좋아한다.
딸은 피아노를 잘 치지는 못하지만, 즉흥연주를 좋아한다.이선희
지난 글에 이어 이번엔 먼저 버금딸림 화음과 세븐코드에 대하여 써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지난 글을 살짝 복습하면, 으뜸화음은 으뜸음에서 시작한 1, 3, 5음을 말한다. 다장조를 예로 들자면 도미솔이 다장조 으뜸화음이 되는 것이다. 딸림 화음은 제5음을 기준으로 3도씩 쌓아 올린 화음이된다. 다장조를 예로 들자면 도에서 시작한 제 5음은 솔이고 솔에서 3도씩 쌓아 올리면 솔시레가 바로 다장조 딸림화음이다.

@BRI@버금딸림 화음은 으뜸음 기준으로 제 4음에서 3도씩 쌓아 올린 화음을 말한다. 사전을 찾아보면 버금이란 '으뜸의 바로 아래' 뜻이니, 버금딸림 화음도 딸림화음 못지 않게 중요하다. 역시 다장조를 예로 들자면, 도에서 시작한 제 4음은 도레미파, 파이다. 파에서 3도씩 쌓아 올리면 파라도가 바로 다장조 버금딸림 화음이 되고 다장조 버금딸림화음은 피아노 책에서 흔히 보는 F코드가 된다.

사장조 버금딸림 화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사장조의 으뜸음은 솔이다. 이젠 눈에 딱지 앉을 정도로 익숙하겠지만 솔을 으뜸음으로 하기 때문이에 이름도 사장조이고, 솔의 우리말 이름은 사이다. 솔에서 시작한 제 4음은 솔라시도, 도이다. 도에서 시작하여 3도 음을 쌓아 올리면 도미솔, 지난 글에서부터 아주 익숙한 코드인 C코드가 된다.

바장조도 마찬가지이다 바장조 으뜸음은 파이고 제 4음은 으뜸음인 파에서 시작한 파솔라시, 시이다. 시에서 시작하여 3도씩 되는 음을 쌓아 올리면 시레파가 된다. 그리고 지난글에서 꼭 기억해야 하는 건 바장조에서 시는 시에 b을 붙인 시b을 쳐야 소리가 듣기 좋다는 것이다. 시b은 시에 붙어 있는 검은 건반이다. 그러므로 시b레파가 바장조 버금딸림화음이고, 코드로는 B코드이다.

세븐코드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사실 기본 코드를 익히느라, 세븐 코드를 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래서 몇달 전까지 세븐 코드가 나오면 모든 세븐을 무시했다. 그래도 내 귀에는 들을만했다.

그러던 어느날 나와 이웃에 살며 피아노를 매우 잘 치는 이제는 익숙한 그녀가 왔을 때, '오버 더 레인보우'를 나의 연주로 그녀에게 들려 준 일이 있다. 그녀왈 "세븐코드 다 무시하고 치면 어떡해? 세븐코드를 쳐 줘야 반주가 풍성해지지." 그녀의 이 말은 내가 세븐 코드를 피아노 건반으로 누르게 한 자극제가 되었다. 실제로 피아노를 쳐 보자, 그녀의 말대로 반주는 더욱 '풍성'해 져서 듣기에 좋았다.

세븐은 으뜸음 제 1음으로 삼을 때 으뜸음 기준으로 일곱번째 음이라는 뜻이다. 즉 C코드에 7이 붙어 C7이 되면 도레미파솔라시 시를 치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도미솔시가 C7인데 C코드에서는 시에 b를 붙여 도미솔시b을 친다. 시에 b을 붙이는 이유를 나도 잘 몰랐는데 일단 알아낸 이유는 도미솔시가 소리가 더욱 좋다는 것이다.

다른 이유는 지금 책을 읽고 있는 중이다. 이해가 된다면 그때 그 이유를 쓰겠다. 그렇다고 도미솔시는 코드에서 쓰지 않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코드 이름이 바뀌어서 그렇지 다 쓴다. 코드를 배우면서 느낀건데, 소리는 내 귀에 듣기좋든, 거슬리든 다 쓸모가 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어찌 피아노 소리만 그렇까. 사람소리도 그러하지 아니할까?

다시 세븐 코드로 돌아가면 G7도 마찬가지이다. 솔시레파가 바로 G7코드이다. 또 한가지 세븐 코드는 3음을 생략하고도 칠 수 있다. 무슨 이야긴고 하니, 도미솔시b이 C7이지만 박자에 맞추기 위해 혹은 다른 이유로 도솔시b으로 자주 연주한다는 것이다. G7도 마찬가지로 솔시레파를 쳐야 하지만 '솔레파'를 치기도 한다.
F7도 마찬가지다 F가 '파라도'니 F7은 파라도미이다.

이렇게 글을 써보니 내가 무슨 코드를 잘 알아서 이렇게 글을 쓰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거듭 말하거니와 나는 내가 코드를 외운 방법을 적는 것 뿐이지 아직도 모든 코드에 대하여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그리고 이 글의 목적이 코드를 알려 주는 데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아파트 1층에 작곡과를 졸업하신 분이 사시는 데 기회가 되면 좀 여쭤볼 생각이다. 어떤 사실에 대하여 궁금하고, 그 궁금증을 풀 생각이 간절하다면, 의문을 풀 방법은 주변에 항상 있다는 것을 나는 피아노를 배우며 느꼈다.

어찌되었든지, 나는 이런식으로 천천히 하나씩 주변을 살피면서 피아노를 즐겼다. 피아노 코드를 한창 배우기 시작할 때 나와 친한 피아노에 일가견이 있는 그녀가 말했다. 내가 피아노를 배우면서 쓰는 이 글에 자주 등장하는 그녀다.

고백하건데 그녀가 가끔 우리집에 방문하여 쳐주는 피아노 소리가 없었다면 나의 피아노는 훨씬 늦게 발전했을 것이다. 나는 그녀가 우리집에 방문하여 내가 신청하는 피아노곡을 쳐 줄 때마다 항상 내가 치는 것과는 왜 이리 소리가 다를까하는 의문을 가지곤 했다. 하도 궁금해서 피아노 치는 그녀의 손을 자세히 보았다. 그랬더니, 그녀의 왼손은 좌악 벌어지고(아르페지오 반주) 오른손은 건반을 두개, 심지어 세개까지도 척척 눌러대는 것(화음)이었다. 아~ 피아노의 길은 멀고도 험하구나.

어쨌든 그녀왈, "코드로 배우면 나중에 명곡집 같은 건 못칠걸."

사실 나는 취미로 피아노를 시작했고, 음악에도 문외한이었다. 그래서 그녀가 말하는 명곡들이 무엇인지도 잘 몰랐다. 그래서 명곡이란 뭔가 알고 싶어서 이름도 익숙한 <소나타>책을 구입할까 하다가, 내 수준을 깨닫고, <소나티네>를 구입하였다. <소나티네>는 작은 소나타란 뜻이니 소나타보다 훨씬 쉬울 거란 생각이 들었다. 역시 한글이 아주 많은 책을 구입하였다. 그리고 연주를 해보기로 결정하였다.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있는 글입니다.

덧붙이는 글 제 블로그에도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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