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 달팽이 조개가 지구를 살리네

<지구를 살리는 청소부>, 환경의 중요성 일깨워

등록 2007.03.14 19:03수정 2007.03.14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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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는 청소부 겉표지
지구를 살리는 청소부 겉표지정현순
요즘 아이들의 책은 다양하다. 경제, 환경, 컴퓨터 등 어른이 읽어도 손색이 없고 재미있다. 배울 것이 많다. 그렇게 다양한 책 중에 어려울 것 같은 환경 관련 책은 어떨까?

<지구를 살리는 청소부:깨끗한 지구를 만드는 작은 친구들의 이야기>(김성영 그림, 신현영 저)를 펼쳤다. 첫 페이지를 단숨에 읽었다. 여러 장이 저절로 넘어갔다. 아이들이 읽어도 마치 동화책을 읽는 것처럼 지루하지 않을 듯하다. 깨끗한 지구를 만드는 작은 친구들의 이야기는 어른이 읽어도 정말 재미있다.


"넌 누구냐? 어디 숨어있어?"
"난 철박테리아예요. 너무 작아서 당신 눈에는 보이지 않을 거예요"
"근데 왜 내 둥지를 허무는 거야?"
"여기에 알을 낳으면 안돼요. 나쁜 물질이 나온단 말예요. 그래서 우리가 먹어 없애는 거예요" 느림보 가시고기는 깜짝 놀랐습니다. 소중한 알이 들어있는 둥지에서 나쁜 물질이 나온다니,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그게 무슨 말이야?" 느림보 가시고기가 더듬더듬 묻자, 철박테리아가 침착하게 설명했습니다.
"이건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예요. 금속으로 된 물건이죠. 금속물질은 당신들에게 무척 해로워요."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하지?"
"지금이라도 어서 둥지를 옮겨요."
"하지만 지금 당장 어떻게 둥지를..." 느림보 가시고기가 울먹이자 부지런한 가시고기가 다독였습니다.
"우리가 같이 하면 되잖아." 두 마리 가시고기는 조심조심 했지만 몇 개씩은 떠내려가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대부분 무사히 옮겼습니다.-본문 '집 잃은 가시고기' 중에서


@BRI@TV드라마를 보면 강가나 바닷가에 반지, 담배꽁초, 술병, 휴대폰 등을 던지는 장면이 나오곤 한다. 아무리 드라마라곤 하지만 그 장면을 아이들이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하는 걱정이 든다. 그곳에 그렇게 던져진 쓰레기들은 과연 누가 건져 올릴 것인가? <지구를 살리는 청소부>는 '꼬마이끼의 비밀' '투덜이 지렁이지지' '내 뿌리에 친구가 살아요' '집 잃은 가시고기' '진흙속의 숨은 병사들' '지팡이를 휘두르는 할머니' '쌍둥이 산에서 생긴 일' ' 날마다 꿈꾸는 해바라기' '비둘기 식구가 사라졌어요' '기침하는 은행나무' 등으로 꾸며져 있다.

중간 중간 숲을 만드는 이끼와 달팽이, 숲을 만드는 과정, 땅속 농사꾼 지렁이, 지렁이가 기어가는 모습 등이 쉬운 글과 그림으로 그려져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요즘 우리 주변에서는 개발이라는 미명아래에 산, 갯벌 등을 마구 파헤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 곳에 장맛비가 내리고 나면 폐허처럼 되어 버리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런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묵묵하게 지구를 살리는 생물들이 있다. 자칫 그런 작은 생물들의 고마움을 잊고 지나칠 수도 있는 것을 이 책은 놓치지 않는다. 뽕 뽀로로로 뽕 뽕 뿌직! 이크, 이것저것 먹다보니 똥이 제대로 나왔습니다. 내가 똥 누는 소리를 들었는지 할아버지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허허허, 내손자도 좋은 농사꾼이구나." 난 얼굴을 붉히며 물었습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네가 여기저기 누는 똥은 식물에게 아주 좋은 거름이 되거든. 땅을 잘 갈아 주는데다가, 또 거름까지 주니, 얼마나 좋은 농사꾼이냐, 안 그래? 허허허."-본문 중에서

이 책은 눈에 보이는 화려하고 세련되고 거창한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준다. 그러고 보면 이 지구를 지키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작은 이끼, 지렁이, 달팽이, 조개 등인 듯하다. 시골 작은 마을을 지키고 있는 늠름한 고목, 발아래 밟힐 듯이 피어있는 이름모를 풀꽃들, 바다를 살리는 갯벌, 중금속에 오염된 흙을 살리는 해바라기, 홍수와 산사태와 지구의 열병을 다스려주는 우리의 파수꾼인 나무들, 병든 물을 치료해주는 부레옥잠, 박하, 부들 그리고 자동차 배기가스를 걸러주는 가로수(은행단풍나무, 가중나무, 졸참나무, 무궁화 등) 등.


모두가 없어서는 안될 우리와 함께하는 소중한 이웃들인 것이다. 그들이 우리 옆에서 사라진다면 우리 사람들도 살지 못하는 세상이 되고 말 것이다. 하지만 이것들이 싱싱하고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다면 우리사람들의 생활도 행복하고 건강할 것이 분명하다. 세살버릇 여든 간다고 했던가. 어렸을 때부터 환경에 대한 좋은 습관을 갖게 하는 것은 개인이나 국가적으로도 큰 재산이 될듯하다. 엄마나 아빠가 이야기 하듯이 같이 읽어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은 책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BS U포터에도 보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SBS U포터에도 보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지구를 살리는 청소부

신현영 지음, 김성영 그림,
꿈소담이,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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