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리 쌍굴 들머리에는 "여기는 노근리사건 현장입니다"라는 펼침막이 걸려 있다.김영조
2007년 7월 27일, 57년 전 노근리가 다시 재현됐다.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쌍굴과 철로 주변에서 400여명의 피난민이 미군에 의해 학살되었던 사건은 지금도 그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
가해자인 미국이 완전한 사과와 배상을 하지 않고 있으며, 유해발굴도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쌍굴 들머리에는 '이곳은 노근리사건 현장입니다(This is Nogeun-Ri Incident Point)'라는 펼침막과 간판이 걸려 있다.
철로 위로는 여전히 기차가 무심코 달리고 있었지만 쌍굴 들머리 양측 날개에는 흉측스럽게 탄흔이 즐비했다. 굴 안의 탄흔은 무슨 까닭인지, 누구에 의해선지 지워졌다. 그렇다고 그 날이 학살이 지워질 것인가? 무자비하게 쏟아졌던 기관총 사격에 피해자들은 극도의 두려움에 떨었을 것이다.
이날은 처음으로 유해발굴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합동위령제가 끝난 다음 사람들은 쌍굴 위 언덕희생자 유해발굴을 위한 개토제가 열리는 곳으로 이동한다. 이 유해 발굴은 6·25전쟁 기간의 양민학살사건 중 최초로 법에 의해 희생자의 유해를 확인하고, 한자리에 모아 명에를 회복함과 제대로 된 추모를 하기에 다른 양민 학살사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