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노사, 다시 만났지만 교섭 또 결렬

민주노총, 강력 투쟁 예고... 법원은 영업방해 가처분 신청 수용

등록 2007.07.31 22:01수정 2007.07.31 22:02
0
원고료로 응원
이랜드 노사의 교섭이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6층 회의실에서 시작되고 있다.
이랜드 노사의 교섭이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6층 회의실에서 시작되고 있다.오마이뉴스 선대식

31일 오후 이랜드 노사 교섭이 재개됐지만 한발 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중단됐다. 이날 교섭은 31일 새벽 5시 킴스클럽 강남점에 대한 공권력 투입이후 12시간 만에 이뤄졌다.

이랜드 노사는 이날 오후 5시 25분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6층 회의실에서 다시 만났다. 사측에서는 오상흔 홈에버 대표이사, 최종양 뉴코아 대표이사 등 교섭위원 6명이 참석했다. 노조에서는 홍윤경 이랜드노조 사무국장(위원장 직무대행), 박양수 뉴코아노조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노조 쪽 교섭위원 6명 중에는 노조 핵심 지도부가 구속됨에 따라 노조 지부장들이 교섭에 참여했다 .

이랜드 노사는 교섭 시작 15분 후인 5시 40분께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뉴코아, 홈에버 분리교섭에 들어갔으나 결국 저녁 8시 15분께 교섭이 중단됐다. 이날 교섭에서 노사는 외주화 즉각 철회, 3개월 이상 18개월 미만 비정규직 고용보장, 노조원에 대한 고소고발·손해배상 철회 등 쟁점을 두고 팽팽히 맞섰다.

노사는 내일 교섭을 속개하기로 합의했지만,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타결 가능성은 높지 않다. 또한 민주노총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혀 교섭 재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노사, 다시 만났지만 입장차는 여전

박양수 뉴코아노조 위원장은 교섭이 중단 된 후, "오늘 정도면 (사측이) 안을 가지고 나올 줄 알았다"면서 "(기존의 주장에서) 하나도 바뀐 것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에 계속 안을 내놓으라고 하는데, 이게 교섭할 의지가 있는 것이냐"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교섭이 파행에 이른 건 이랜드 쪽도 마찬가지였다. 교섭에 참여한 장석주 홈에버 시흥분회장은 "회사는 경영상황이 어렵다는 말을 하면서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며 "회사측의 안은 없고 노조가 양보하라는 것 뿐이었다"고 밝혔다.


사측은 "노조 쪽 사정으로 오늘 교섭이 더 이뤄지지 못했다"며 교섭중단의 책임을 노조에 돌렸다. 김용범 이랜드 홍보실 팀장은 이날 교섭과 관련 "교섭이 진행되다가 중단돼 내일 속개하자고 합의했다"며 교섭 중단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교섭에 앞서 오상흔 홈에버 대표이사는 "('이랜드 사태'는) 노사교섭을 통해 풀릴 수밖에 없다"며 "민주노총까지 왔다는 것은 교섭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 대표이사는 이어 "제3의 불법점거는 절대 일어나선 안 된다"며 "불법점거는 이 문제를 푸는 데 옳은 방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노사 간의 핵심 쟁점사항인 노조원에 대한 고소고발, 손해배상 청구 등에 대해 오 대표이사는 "불법적인 행위에 책임을 묻겠다"면서도 "경중을 따져 선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31일 새벽 킴스클럽 강남점에 대한 공권력 투입과 관련 "강력한 응징으로 되돌려 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적 투쟁을 확고히 할 것"이라며 "매일 이랜드 매출타격 투쟁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8월 5일과 11일 이랜드 전국유통매장에 대한 집중타격투쟁을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전개할 것"이라며 "13일부터는 이랜드 사태가 해결되는 시점까지 1000명의 '중앙선봉타격대'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18일에는 5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전국동시다발 노동자대회'도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노총의 투쟁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날 법원이 뉴코아가 노조를 상대로 전국 17개 뉴코아 매장에 대한 영업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위반행위 1회시 노조에는 1000만원, 조합원에게는 100만원의 간접강제금이 부과된다. 지난 25일에는 홈에버 31개 지점에 대한 영업방해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진 터라 민주노총 계획하고 있는 투쟁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랜드 #비정규직 #홈에버 #뉴코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AD

AD

AD

인기기사

  1. 1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2. 2 "손님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다"는 사장, 그럼에도 17년차 "손님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다"는 사장, 그럼에도 17년차
  3. 3 한강 '채식주의자' 폐기 권고...경기교육청 논란되자 "학교가 판단" 한강 '채식주의자'  폐기 권고...경기교육청 논란되자 "학교가 판단"
  4. 4 "주변에 주식 투자로 5천만원 이상 번 사람 있나요?" "주변에 주식 투자로 5천만원 이상 번 사람 있나요?"
  5. 5 미쉐린 셰프도 이겼는데... '급식대가'가 고통 호소한 이유 미쉐린 셰프도 이겼는데... '급식대가'가 고통 호소한 이유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