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언어의 극단적인 사유화를 보여 주는 전시회

허익 사진전 ‘여행의 기술’ 리뷰

등록 2008.04.06 14:08수정 2008.04.0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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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술이 발명되고 나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진을 이용한 분야 중에 하나가 여행사진이다. 산업혁명 이후로 교통수단이 그 이전에 비해서 발달되어  미지의 세계를 여행하는 것이 조금은 손쉬워졌는데 거기에서  발견한 생경한 풍경과 그것을 보고 느낀 감정을 사진으로 기술하면서 정리한 것이다. 최근에도 장거리 여행을 떠날 때 필수적으로 챙기는 것이 바로 디지털 카메라이다. 그만큼 여행과 사진 찍기는 밀접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것 이다.

 

 ‘여행의 기술(記述)’
‘여행의 기술(記述)’ 허익
‘여행의 기술(記述)’ ⓒ 허익

 

허익은 유럽을 여행하면서 느낀 감정의 편린들을 사진으로 기록하였다. 그 결과물을 이번에 전시하였다. 작가가 이번에 보여주는 표현대상들은 여행사진을 찍어서 전시하는 다른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하고 굉장한 소재들과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작가가 관심을 갖고 찍은 현실과 사물들은 어느 해수욕장이나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과 땅과 풀들이다. 그것들을 차분하면서도 정서적인 분위기로 재현 하였다.

 

 ‘여행의 기술(記述)’
‘여행의 기술(記述)’ 허익
‘여행의 기술(記述)’ ⓒ 허익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앵글이나 프레임의 선택이 감각적이거나 파격적이지도 않고 톤도 강하지 않고 부드럽다. 외형적으로 전혀 요란하지 않는 사진들이다. 그리고 작품의 소재선택도 일관성이 느껴지기 보다는 산만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평범한 소재들을 찍은 것이지만  보는 이들에 따라서는 난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여행의 기술(記述)’
‘여행의 기술(記述)’ 허익
‘여행의 기술(記述)’ ⓒ 허익

 

하지만 작품 한 장 한 장을  뜯어다보면 작가 나름대로의 조형질서와 세계관이 드러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의 주관을 억지로 무리하게 강요하기 보다는 차분하게 전달하고 있다. 언어나 문자로 표현될 수 있는 보편적인 내용이 아니라 지극 사적인 감정과 미적인 세계관을 표현대상을 통하여 드러내고 있다. 그 결과 최종 결과물 스스로가 작가의 내밀한 정서와 철학을 상징 하는 것이다. 영상언어의 극단적인 사유화를 보여 주는 전시회이다.

덧붙이는 글 | 기간: 2008-04-02~2008-04-08 장소: 토포하우스  

2008.04.06 14:08ⓒ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기간: 2008-04-02~2008-04-08 장소: 토포하우스  
#여행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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