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원유유출 사고 3년, 가해자 삼성은 뭐했습니까

삼성에 보내는 두 번째 공개 편지...군민들에게 진정한 사과부터 해야

등록 2010.12.09 10:41수정 2010.12.1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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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풀뿌리 지역언론들의 연합체인 바른지역언론연대의 연수가 거제도에서 열렸습니다. 연수 이틀째 날인 21일 삼성중공업 견학이 일정에 포함됐습니다.

태안반도와 태안군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태안원유유출사고의 가해기업인 삼성중공업을 견학하고 마지막에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당시 저는 가슴속에서 '삼성은 태안에 사과하라'라고 적힌 A4용지 한 장을 꺼내 양손 높이 들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삼성중공업 안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 홍보실 직원들이 당황했지만 저는 혼자 사진을 한 장 더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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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태안에 사과하라 지난 달 2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안에 위치한 홍보 전망대 앞에서 신문웅 국장이 삼성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 정대희


지금 독자 여러분들이 보시는 사진입니다. 태안을 망쳐놓은 삼성중공업의 심장부에 갔는데 그냥 올 수 없다는 생각과 최소한 태안군민들의 심정을 전달해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이 발동했는지 모릅니다.

그러면서 솔직히 '이들이 태안을 잊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시간이 약이 됐는지 우리 국민들의 머릿속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태안의 아픔을 가해자 삼성만은 기억하고 무엇인가 해결하려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기대했는데···.

이 편지는 지난 2008년 1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에게 공개 편지를 쓰고 두 번째로 쓰는 것입니다. 지난 2년 동안 변한 것 없는 상황에서 다시 공개 편지를 쓰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지난 주말 지인의 잔칫집에서 음식을 나르는 젊은 아주머니들을 보았습니다, 어디에서 보았나 했더니 원유유출사고로 생계의 터전인 굴 양식장을 송두리째 빼앗긴 의항리 아주머니들이었습니다. 원유유출사고만 안 났으면 하루에 굴 작업을 통해 10만 원이 넘는 일당을 벌 수 있었던 의항리 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주말에는 어쩔 수 없이 태안읍 예식장의 보조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한다는 기막힌 현실에 화가 났습니다.

우리 주민들의 삶 자체를 바꾸어 놓은 가해자 삼성은 법적 판단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도의적 책임으로 1천억의 기금을 내놓았습니다. 지면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설마 삼성이 그냥 저러고 말겠느냐고들 말했습니다. 그렇게 3년의 시간이 흘렸습니다. 2007년 12월 7일 사고가 발생한 지 3년, 가해자 삼성은 무엇을 했습니까?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해 기업 삼성에 엄중한 태안군민들의 경고를 대신 전달합니다. 진정 원유유출 사고의 책임을 지려는 모습을 보이려면 태안군민들에게 진정한 사과부터 하십시오. 그리고 태안을 살릴 아니 가해자로서 최소한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합니다. 대안을 속히 제시하기를 강력히 요구하는 군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마십시오.

이제 피해주민들의 건강은 암 발생 속출 등이라는 최악의 상황 속에 있습니다. 정신적·육체적으로 더이상 나빠질 것 없는 것이 태안군민들의 현실입니다. 이러한 현실은 극단의 선택을 동반하게 됩니다. 옛말에 삼 세 번은 용서하지만 다음은 안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마지막이 아마도 올해인 듯 합니다. 

덧붙이는 글 | 바른지역언론연대 태안신문, 충남도정신문에도 거제되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바른지역언론연대 태안신문, 충남도정신문에도 거제되었습니다
#태안원유유출사고 #삼성중공업 #삼성 #기름유출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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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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