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재벌의 75년 무노조경영 파산을 선언한다"

삼성SDI 울산공장 노동자들 노조 설립 "20만 삼성노동자 희망될 것"

등록 2014.03.26 17:25수정 2014.03.2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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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속노조 울산지부 삼성SDI 울산지회가 26일 오후 1시 30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민주노총울산본부, 금속노조 울산지부, 시민사회단체 및 노동단체 등과 함께 노조 설립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금속노조 울산지부 삼성SDI 울산지회가 26일 오후 1시 30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민주노총울산본부, 금속노조 울산지부, 시민사회단체 및 노동단체 등과 함께 노조 설립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석철

1987년 노태우의 6·29 선언이 있자 노동자들은 대투쟁을 벌이며 속속 노조를 설립했다.

1962년 공업특정지구 지정 이후 현대와 삼성 등 대기업 공장이 속속 들어선 울산도 마찬가지였다. 5만여 명의 노동자가 각각 일하던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그리고 9천여 명의 노동자가 있던 삼성SDI에서는 노조 설립 운동이 일었고, 결국 27년이 지난 현재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는 전국 최강의 노조로 우뚝섰다.

하지만 함께 노조 설립 운동을 벌였던 삼성SDI는 달랐다. 노조는 커녕 이후 노조를 설립하려던 노동자들은 대부분 해고되거나 탄압을 받았다. 특히 당시 9천여 명에 달하던 직원이 현재 2000여 명으로 줄었다. 노동계는 이를 두고 항상 노조가 있어야 하는 당위성을 얘기한다.

그랬던 삼성SDI 울산공장에서 드디어 노조가 설립됐다. 3월 23일 금속노조 울산지부 삼성SDI 울산지회가 창립총회를 열고 노동조합을 설립한 것이다.

삼성SDI 울산지회는 26일 오후 1시 30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민주노총울산본부, 금속노조 울산지부, 시민사회단체 및 노동단체 등과 함께 '금속노조 울산지부 삼성SDI 울산지회 설립' 기자회견을 갖고 시민들의 도움을 요청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삼성의 무노조 경영에 맞서 노동자의 기본권리를 인정받고, 구조조정 및 산업재해 등으로 부터 자유롭지 못한 삼성의 20만 노동자들과 함께 하고자 노동조합을 설립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금속노조 삼성SDI 울산지회 "삼성재벌의 75년 무노조경영 파산 선언"


금속노조 울산본부 삼성SDI지회 이성형 지회장은 "삼성재벌의 75년 무노조경영 파산을 선언한다"며 ""노동자로서 당당한 권리를 찾기 위한 이 시작이 전국에 있는 삼성노동자들의 소중한 노동권리를 찾는 희망의 발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일방적 구조조정에 맞서 노동의 권리를 확보하고 일방통행식 노무관리를 끝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회사 측은 노조가 회사 발전을 저해한다는 구시대적 발상을 버리고  동등한 파트너로 노사 공생의 길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며 "새는 한쪽 날개로는 날지 못하므로 사측과 노동조합이 서로 지혜와 힘을 합쳐 역경을 헤쳐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삼성SDI 울산지회는 그동안 삼성이라는 이유로 언론보도 등에서 소외됐던 점을 상기하며 시민과 노동계에 호소했다.

이들은 "노동자로서 정당한 권리를 삼성재벌의 경영방침에 의해 짓밟혀온 삼성노동자들에게 관심을 당부드린다"며 "또한 노동조합이 설립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노동탄압이 극심하게 진행될 것이 예상됨으로 열린 귀와 눈으로 감시하고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금속노조 울산지부 최용규 지부장은 "첫 정규직 노조인 삼성SDI 울산지회 탄생은 축하할 일"이라며 "회사측은 성실하게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삼성SDI 울산지회는 현재 집행부가 12명이지만 삼성SDI 울산공장 13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앞으로 조합원 가입의 대상이다.

노조는 지난 23일 설립 총회를 가진 후 24일 금속노조 울산지부 운영위에서 설립을 승인했고 25일에는 사측인 (주)삼성SDI  울산사업부에 울산지회 설립을 통보, 노사협의를 위한 간담회를 요청한 상태다.

그동안 삼성SDI에는 노조가 없는 대신 노사협의회를 운영해 왔다. 또한 노조는 아직 사무실과 상근 인원을 결정짓지 못했다.

이와 관련 삼성SDI지회 이성형 지회장은 "기존 노사협의회를 무시하지 않고 존중해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가능하면 노사협의회가 노조와 함께 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삼성S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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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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