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6월 북한 여행 안내원 김혜영 선생(사진 오른쪽). 항상 심각한 표정이지만 누구보다 자상한 마음씨를 지녔다.
신은미
식사를 마치고 중국에서 쓰다 남은 인민폐로 지불하려고 하자 가능하면 달러로 지불해달라고 한다. 2013년 여행 때까지만 해도 인민폐, 달러, 유로 가리지 않고 받았는데 이번에 와서 보니 달러를 선호하는 느낌이다. 인민폐와 유로가 달러에 비해 가치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짐작해본다.
아마도 북한은 자국 통화와 함께 외국 통화가 동시에 사용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일 것이다. 외국인은 물론 북한 주민들도 외화를 소지하고 있으며, 실제 사용도 한다. 외화식당 또는 외화상점이라는 곳에서는 외화만 사용 가능하다.
많은 양의 외화가 통용되는 상황해서 북한 당국은 어떤 금융 정책을 펴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언젠가는 북한도 자국 통화만 사용하는 경제 환경이 돼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북한 화폐에 대한 신용 회복 외에는 방법이 없을 듯하다. 가치 하락이 심하고 때로는 화폐 개혁을 통해 구권 일부만 교환해주는 상황에선 어느 누구도 북한 화폐를 소지하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물론 북 정부가 정책적으로 외화 사용을 금지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 경기 위축 그리고 경기 타격은 피할 수 없다. 북한 화폐의 신용 회복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래도 궁극적으로는 자국 화폐가 기반이 되는 경제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과연 난 평양에서 페북을 할 수 있을까헤어지기 전 안내원 김혜영 선생과 다음날 일정을 의논했다.
"김 선생님, 손전화 심(SIM)카드를 샀으면 좋겠는데요. 요즘 여기서 외국인들도 전화 사용이 가능하다고 들었어요.""네, 맞습니다. 보통강 호텔에 고려린크 지점이 있는데 그리로 가시지요. 긴데 국제전화만 가능하고 국내전화는 안 됩니다.""국내전화는 쓸 일이 없으니 괜찮아요. 설경이나 설향이한테 전할 말 있으면 김 선생님께 부탁 드릴게요. 사실 전화 통화보다는 인터넷 사용이 필요해요. 인터넷도 되겠지요?""네, 됩니다. 외국인용 심카드는 국제전화, 이메일, 인터넷 모두 가능합니다.""페북도 되겠지요?""페북이라니요?'"페이스북이요.""그게 뭔가요?""인터넷이 연결되면 할 수 있는 건데 설명드리기가 좀 힘드네요. 막아놓지만 않았으면 가능할 텐데…. 중국에서는 페이스북이라는 것이 안 되거든요.""뭐 인터넷도 된다니까 일 없을 겁니다."과연 북한에서 페북을 할 수 있을까? 미국에 있는 아이들에게 카톡이나 메신저로 안부를 전할 수 있을까?
살짝 흥분된 감정을 추스르며 상점에 들려 그 '말썽 많았던' 대동강 맥주를 사 방에 돌아온다. 씁쓸한 기분으로 맥주병을 바라보며 한 잔 들이켠다. 그래도 대동강 맥주맛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 고려호텔 객실 안에서 대동강 맥주를 한잔 들이켰다.
신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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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음대 졸업.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 음악박사. 전직 성악교수 이며 크리스찬 입니다. 국적은 미국이며 현재 켈리포니아에 살고 있습니다. 2011년 10월 첫 북한여행 이후 모두 9차례에 걸쳐 약 120여 일간 북한 전역을 여행하며 느끼고 경험한 것들 그리고 북한여행 중 찍은 수만 장의 사진들을 오마이뉴스와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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