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분향소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밝히기 위해 붉은 목도리를 이어 잡고 있다.
권우성
유가족 수십 명은 평소 매고 있던 빨간색 목도리를 풀어 서로 엮은 채 기자회견 현장 맨 앞에 앉았다. 유가족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 사과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파면 ▲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를 위한 특별법 제정 등을 재차 요구하며 서울광장 분향소를 철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마이크를 잡은 유가족협의회 부대표 이정민(이주영씨 아버지)씨는 "우린 아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많은 시민에게 보이기 위해 이곳에 왔다. 그런데 이곳에도 있지 못하게 나가라고 한다"라며 "살아 있는 아이들을 지키지 못했지만 죽어서 저 하늘로 간 아이들은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가족협의회 대표 이종철(이지한씨 아버지)씨는 "오늘 아침 제게 전화한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녹사평역 지하 4층에 분향소 자리를 제공하려는데 왜 그쪽으로 오지 않냐'고 말했다"라며 "지하 4층 굴 속으로 들어가 목소리가 사그라질 때까지 가만히 숨 못 쉬고 죽으라는 말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녹사평역 지하 4층' 제안을 거절하자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그럼 대화할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 어떻게 공무원이 국민들에게 목을 빳빳이 세우고 이런 말을 할 수 있나"라며 "우리 유가족들은 세금을 안 낸 적도 없고 반정부 투쟁을 해본 적도 없다. 하지만 (정부와 서울시는) 우리를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항의했다.
유족 이성환(이상은씨 아버지)씨는 "경찰 여러분, 저기 분향소에 있는 희생자들은 여러분의 친구이자 형이고, 누나이고, 동생들이다. 그들은 걷다가 영문도 모른 채 압사 당했고 차디찬 길바닥에 방치됐다가 전국으로 흩어져 죽어서 부모형제와 만났다"라며 "여기 유족들은 여러분의 어머님이자 누님, 아버님이자 형들이다. 하루아침에 심장과 같은 자식을 잃은 유족들의 절규가 보이지 않나"라고 호소했다.
이어 "아이들이 살려달라고 애원할 때 국가는 없었고 경찰도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아이들이 죽어 영정 속에 있는데 국가가 있다고 한다. 경찰도 여기에 많이 와 있다"라며 "경찰 여러분에게 국화꽃 한 송이 드리겠다. 제발 저 불쌍한 아이들을 건드리지 말고 헌화를 부탁드린다. 제발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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