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충남지부(지부장 고재순)는 강복환 충남교육감의 인사비리 파일에 대한 <오마이뉴스> 단독보도와 관련, 14일 성명을 내고 “매관매직을 한 사실이 점차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 교육감 퇴진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비리파일에 대해 “지난 9일 도교육청 직원이라고 밝힌 익명을 요구하는 제보자가 인사비리 관련 문건을 건네주겠다”고 전화한 직후 팩스를 통해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문건의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어서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15일 열리는 강 교육감 퇴진 촉구 집회장에서 이 문건을 부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단체가 사실확인을 위해 필요할 경우 이 `파일'을 수사기관에 제출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문건이 제출되는 대로 조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사무관 승진심사 과정에 부당 개입한 혐의로 도교육청 이아무개(53.4급) 과장을 긴급체포한 데 이어 도 본청 직원을 추가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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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신:13일 오후 6시 20분>
강복환 충남도 교육감에 돈 건넨 '파일' 나돌아
검찰이 강복환 충남도교육감이 인사와 관련 직접 돈을 받았다는 진정을 접수하고 주변 관계자를 대상으로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강 교육감에게 돈을 건넨 직원들의 명부가 담긴 일명 '비리파일'이 나돌아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충남지역 모 단체에 접수된 이 비리 파일은 A4용지 3장 분량으로 년도별 승진자 명단과 생년월일, 돈을 건넨 액수로 추정되는 금액, 승진일자, 참고사항 등이 각각 도표 속에 컴퓨터 서체로 정리돼 있다. 이 파일에는 금액과 관련 적게는 2천만원에서 많게는 5천만원 까지로 적혀 있으나 대부분은 3천만원으로 돼 있다.
특히 2002년 관련자에 대해서는 '3천만원으로 단가 (일원화?)'라는 주석이 붙어 있다. 문건에 거론되고 있는 사람은 모두 33명에 이른다.
또 도표 하단에는 강 교육감의 간단한 프로필을 적고 있어 돈을 건네 받은 사람이 강 교육감 임을 암시하게 하고 있다. 또 간간히 볼펜 서체로 '로비자금 1억설' '협조 가능성' 등 참고 사항까지 별도 표시하고 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지난 9일 경 도교육청 직원이라고 밝힌 익명의 남자로부터 비일 파일을 건네 주겠다는 전화가 걸려온 직후 팩스를 통해 해당 자료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건의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년도별 승진자 명단과 돈을 건넨 금액과 참고사항이 쓰여져 있는 등 해당 자료가 매우 구체적이어서 일단 심각하게 받아 들이고 있다"며 "진위여부에 대한 확인과 제기된 의혹에 대한 철저한 확인을 위해 자체 조사는 물론 필요하다면 해당 자료를 검찰 등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의 또 다른 관계자는 "교육감 선거직후 어떤 자리는 얼마, 어떤 자리는 얼마 식의 인사와 관련된 검은 뒷거래에 대한 풍문이 떠돌았다"며 "이번 기회에 항간의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검찰이 엄정한 수사를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떠도는 '비리파일'이 이미 검찰에 접수된 진정서 내용과 같거나 크게 다르지 않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도교육청은 검찰이 도 교육청 직원들에 대한 소환조사가 계속되고 본격적인 수사 소식이 전해지자 벌집을 쑤셔 놓은 듯 전전긍긍해 하는 모습이다.
도 교육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자고 일어나면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사건이 터져 나오고 있다"며 "직원들에게 맡은 바 소임에 충실하도록 독려하고 있지만 분위기가 어수선해 다들 일손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지검 특수부는 계좌추적 결과 승진 직전에 평소보다 많은 돈이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된 승진자들을 본격 소환해 돈의 사용처 등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충남지역 교육시민단체로 구성된 '교육비리 근절과 강복환 교육감퇴진을 위한 위한 제 정당, 시민사회단체공동대책위원회'는 오는 15일 오전 11시 도교육청 정문앞에서 집회를 갖고 강 교육감 퇴진을 촉구할 예정에 있어 파문이 점차 커지고 있다.
| | 강 교육감, 또 비켜갈 수 있을까? | | | 끝 없는 악재 '이유 있다' | | | |
| | ▲ 전교조충남지부가 보성초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82일째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일. | |
도 교육청의 악재가 끝이 없다.
올들어 터진 굵직한 악재만 해도 천안축구부 합숙소 화재 사건, 예산 보성초 서모 교장 자살사건, 인사권위임 밀약 각서 파문, 강 교육감 인사 관련 뇌물수수의혹 등 지난 3월 부터 한 달이 멀다 하고 대형사건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교육계 일각에서는 도 교육청의 악재 뒤에는 뿌리 깊은 도덕 불감증과 무사안일, 보신주의가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합숙소 화재사건... 해당 장학사 '서류 조작'
지난 3월 초 천안초 합숙소에서 난 불은 20여명의 축구 꿈나무들의 생명을 앗아가거나 더 이상 축구를 하지 못할 만큼 깊은 상처를 남겨 놓았다. 이로 인해 전국 교육 현장에서 운영돼 오던 합숙소 폐쇄가 결정됐을만큼 교육계에 미친 파장은 컸다.
하지만 해당 장학사가 한 일은 책임을 면하기 위해 합숙소를 정상적으로 점검해 왔던 것 처럼 서류를 허위로 꾸미는 일이었다.
4월 초 예산 보성초 서모(58) 교장의 자살사건은 '기간제 여교사에 대한 처우'와 '교육계의 갈등과 불신의 골'을 확인시키며 교육계 전체를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했다. 교육계에서는 도교육청이 나서 교육계의 갈등을 봉합하고 기간제 교사 문제 등 구조적 문제 해결에 나서 줄 것을 기대했다.
강 교육감, 서 교장 자살사건 후 80여일째 전교조와 대화 거부
하지만 도교육청이 한 일은 서 교장의 죽음이 전교조의 사과문을 받기 위한 압박 때문이었다고 단정짓고 이를 전파시키는 일이었다. 이 때문에 해당학교 기간제 여교사와 전교조 소속 두 여교사가 학부모들로부터 '살인마'라는 공격에 시달려야 했다. 도교육청은 이어 해당 전교조 소속 교사를 '물의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전보 발령해 학부모와 교사, 학생 들간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기회마저 봉쇄 시켰다.
도교육청은 또 전교조보다 먼저 서 교장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 받는 '사유서'를 제출 받고서도 이를 숨겨오다 고의 은폐의혹을 자처했다.
강복환 충남도교육감은 "이 일을 계기로 교육현장의 갈등을 치유하겠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보성초 문제와 관련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전교조충남지부와의 면담 요구에 응하고 있지 않다. 전교조충남지부는 도교육청 정문 앞에서 보성초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82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인사권 위임각서 파문에도 '침묵' 일관
도 교육청은 또 지난 4월부터 대전충남지역 1백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대책위 대표들이 사태해결과 중재를 위해 수 차례에 걸쳐 강 교육감 면담을 요청했지만 '시간이 없다'며 돌려 보냈고 현재까지도 면담요청에 묵묵부답이다.
이 때문에 도교육청이 교단갈등을 치유하기 보다는 갈등과 반목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와중에 강 교육감의 세인을 경악케 할 '인사권 위임각서' 사건이 터져 나왔다. 그 내용은 2001년 7월 7일 실시된 교육감 선거 결선투표 당시 1차 투표에서 탈락한 이병학(47.구속) 도 교육위원이 차점자인 자신을 밀어주는 조건으로 인사권과 재정권 등을 넘긴다는 각서를 써줬다는 것이었고 결국 사실로 확인됐다.
이에 앞서 검찰은 강 교육감이 일부 교직원 인사과 관련 돈을 받는 등 검은 뒷거래가 있었다는 진정에 따라 주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한 지역 교육시민단체 등에 '비리파일'이 떠돌고 있다.
각계에서 성명이 쏟아져 나왔다. '교육계를 더 이상 욕되게 하지 말고 자진 퇴진하라'는 내용이 주된 요구였다.
그러나 강 교육감은 충남교육계가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오히려 "적당한 때가 되면 전모를 밝힐 예정"이라는 말로 여론의 물타기를 꾀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를 두고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도 교육청과 강 교육감 스스로 악재를 만들어 키우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심규상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