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형 신임 민주당 대표는 1일 오후 1시30분 국민일보 빌딩 4층 열린우리당사를 방문해 취임인사차 김원기 상임의장을 예방하고 최근 정치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약 15분 가량 계속된 회동에서 두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비리 특검법 재의결과 국회정상화, 4당 대표 회담 개최 문제에 이견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대치정국을 풀어가기 위한 상호 역할을 당부했다.
특히 김원기 의장은 "사실 우리는 가까운 처지였다"며 "특히 자주 조 대표와 후농(김상현 민주당 의원), 정대철 하고 우리 넷은 잘 만났다"며 조순형 대표와의 친분을 과시하는 등 '동지적 관계'를 유달리 강조했다.
김 의장은 또 농담반진담반으로 "(특검법 재의결 방침에) 100% 동의인데, 한 가지 섭섭한 게 있더라"면서 "우리와 같이 (특검법에 반대) 해야 하는데 재의에 찬성하겠다고 해서, 반대를 해줬어야 하는데…"라며 아쉬움을 털어놨다.
조순형 대표는 "다른 당에 가는 것은 괜찮은데 웬일인지 좀 솔직히 쑥스럽다"고 어색해 하면서도, 특검 재의결 문제와 국회정상화에 대해 "같은 입장을 취해줘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조 대표는 "노 대통령의 특검법 거부에 대한 일관된 입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선을 그은 뒤 "헌법 절차에 따라서 대통령이 법률을 돌려보내면 국회에서는 가부간에 빠른 시일 내에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특검법 재의결 추진의사를 재확인했다.
다음은 두사람 간의 대화록 요지이다.
김원기 "들어보니까 우리 생각과 똑같네 뭐"
조순형 "같은 입장을 취해줘서 감사하다"
김원기 열린우리당 상임의장 (이하 김) "우리가 소파 문화를 없앤다고 소파를 없앴다. 손님이 오면 안정감이 없다."
조순형 민주당 대표 (이하 조) "이게 좋다."
김 "자주 오라. 식사하고 가다 들려라."
조 "심재권 실장에게 그랬다. 다른 당 가는 것은 괜찮은데 웬일인지 좀 솔직히 쑥스럽다. 그리고는 왔다."
김 "축하드리고, 기대가 많다. 조 대표는 노무현 정권이 탄생하는데 중심적 역할을 해주신 이후에 좀 그런 일이 있었지만, 우리도 잘 알고 야당 입장에서 한나라당과 관계에서 우리가 못하는 것을 할 수 있고, 여야를 넘나들면서 대화로 해결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해 달라. 기대가 많다."
조 "김 의장이나 내가 하필이면 이럴 때 당 대표를 맡아 가지고…. 당 대표가 된 것을 축하해 주셔서 감사하다.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하필이면 정기국회 막바지에 국정현안이 산적한데, 국회 과반수 의석을 가진 한나라당, 국회 운영의 전적 책임을 가지고 있는 한나라당이 특검법 거부로 장외투쟁을 하고 있다.
물론 노 대통령의 특검법 거부에 대해서 일관된 입장은 잘못된 것이다. 그렇기는 하나 우리 헌법상 3권 분립의 원칙, 대통령과 국회가 충돌이 일어날 때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그러면 국회는 재의에 붙여 2/3로 확정시키거나 부결되면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 대통령과 국회 간에 의견 충돌이 있을 때 해결하는 절차이다. 특검법을 부의한다는 것은 어느 당의 정치적 입장과 관련없이 헌정상의 절차라로 본다. 국회 정상화에 대해서는 같은 입장 아닌가."
김 "같은 입장이고, 나도 최 대표를 만나서 같은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금요일에 만나 얘기를 했다. 생각이 다르더라도 과반수를 가진 정당이니 국회를 버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 나와서 각당 대표와 만나 협의를 하고, 대통령 만날 일이 있으면 제1야당 대표로서 대통령을 만나서 이견을 해소하는 노력을 해서 정치로 모든 것을 풀어가야지, 국회를 포기하고 거리로 나가는 것은 안 되지 않느냐고 했다.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다른 목적이 있는 모양이지. 여하튼 먼저 정치권이 같이 협의를 해서 풀고, 대통령과 만날 일이 있으면 같이 만나든 따로 만나든 하면 되는 것 아닌가.
대표 회담이라는 것은 내 정치경험을 보면 회담 전에 서로 신뢰가 생길 수 있도록 구체적 문제에 대해 물밑에서 협의를 해야 한다. 어느 정도 됐을 때 만나서 매듭을 지음으로써 국민에 안심도 주고 해야 한다.
당장은 한나라당에서 최 대표 단식이 아니더라도 응하지 않는 것 같다. 조 대표도 노력을 하고, 나도 구체적인 노력을 이쪽 저쪽 만나서 어떤 문제를 어떻게 좁혀갈 것인지 하고…. 어느 단계가 되면 대표끼리 만나서 크게 매듭을 풀고, 그래야 국민들이 정치권에 대해서 안심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역할을 많이 해 달라. 지난 토요일 대통령과 여러 문제에 대해 말이 있었다. 제반 문제에 있어서 대표가 되셨고, 노무현 정부를 탄생시킬 때 중심적 역할을 했고, 다른 당과는 달리 노 정권이 성공하는데 있어서는 심정적으로 비슷할 것 같다. 얽힌 문제를 중간에서 푸는데 주도적 역할을 해 달라."
조 "4당 대표 회담을 제의했지만 김 의장 말한 대로 사전에 조율이나 정지작업 따라야 할 것이다. 4당 총무회담도 그런 과정의 하나라고 볼 수 있고…. 같은 입장을 취해줘서 감사하다. 거듭 강조하는 것이지만 헌법 절차에 따라서 대통령이 법률을 돌려보내면 국회에서는 가부간에 빠른 시일 내에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입장을 같이 한 것으로 본다."
김 "100% 동의인데, 한 가지 섭섭한 게 있더라. 우리와 같이 해야 하는데 재의에 찬성하겠다고 해서, 반대를 해줬어야 하는데…"
조 (화제를 돌리며)"재신임 국민투표에 대해 헌재에서 결정이 나왔다. 사안에 대해 본격심의를 하지 않았다. 4명이 안 해도 되는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사실상의 위헌 판결이라고 볼 수 있다. 재신임 국민투표를 제안한 지 3개월째 접어들었다. 노 대통령이 제안 자체는 그런데, 문제는 국가적 현안이 너무 오래 2∼3개월씩 있다.
물론 정치권 책임이 있다. 오래 끄는 것은 국가적으로 손실이다. 대통령도 그렇고, 우리 정치권도 그렇고 잘못하면 연내에도 (재신임 국민투표) 결론 내지 못할 수 있다. 그렇다고 대통령보고 일방적으로 철회하라고 하지는 않겠다. 헌재가 헌법상으로 봐도 제4부인데 그 판단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도 위헌성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겠다고 했다."
김 "모처럼 왔는데…. 사실 우리는 가까운 처지였다. 특히 자주 조 대표와 후농, 정대철 하고 우리 넷은 잘 만났다."
조 "연령도 그렇고 세대도 그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