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은 1일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비리 특검 거부와 관련해 "특검법이 재의에 부쳐질 경우 당론으로 찬성하기로 했다"며 "한나라당은 조속히 등원해 재의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자민련은 이날 김종필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김학원 원내총무 주재로 의원총회를 열고 "대통령의 특검법 거부는 국회에서 재적의원 3분의 2이상 참석으로 가결된 것인 만큼 이를 무시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부당하다"면서 "특검법이 재의에 부쳐질 경우 당론으로 찬성할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자민련은 또 "강경투쟁으로 국회에 등원하지 않는 한나라당 태도 역시 적절치 않다"며 "한나라당은 모든 장외투쟁을 즉각 중지하고 등원하여 특검법을 재의에 부쳐야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김학원 총무와 정진석 정책위의장 등은 이날 오전 10시40분경 단식 6일째인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를 방문해 한나라당이 조속히 국회에 등원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최병렬 대표는 "구체적인 사항은 총무와 논의하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김학원 총무는 최 대표 면담 직후 한나라당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 대표를 만나 자민련 의원총회 결과를 전하자, 최 대표가 '재의결에 찬성 당론 정해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총무는 이어 "나는 '국회에서 재의결 할 때 최대표가 단식을 하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으니 재의결을 계기로 단식을 종료하고 국회에 들어와 국회를 정상화하고 재의결 하는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면서 "이에 대해 최 대표가 '그런 모든 점에 대해 (총무간에) 충분히 잘 협의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총무는 특히 재의결 시기와 관련 "가능하면 오늘 내일 사이에 재의에 붙이는게 좋겠지만, 8일이나 9일까지 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음은 최병렬 대표와 김학원 총무간의 대화 요지이다.
김학원 "괜찮나?"
최병렬 "견딜만하다. (재의 당론) 얘기 들었다."
김 "우리는 어찌됐든 특검법 당위를 떠나서 국민 대표기관의 3분의 2 이상이 올린 것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부적절하고 부당하다고 본다. 한편 한나라당의 장외투쟁도 민생법안이 산적한 상황이니 부적절하다. 첫째, 한나라당이 장외투쟁을 거두고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해 등원해달라. 둘째, (자민련은) 등원해 재의결시 찬성하기로 하고 전원 참석키로 했다."
최 (고개를 끄덕이며) "나는 지금 대한민국이 이대로 가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경제적으로 그렇고 급기야 안보면에서 11만평이 얼마나 중요하길래 오산 이북에 미군부대가 하나도 없어도 되느냐.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으나 연초 2사단 병력이 이라크 간다는 보도가 있다. 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현실에서 이 나라에 누가 투자를 하겠느냐. 정치·경제·안보면에서 꼭 미국이 그리 움직이고, 2사단이 움직이면 그 만큼 돈 들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이렇게 보면 국가 비상상황과 흡사한 형국이다. 이것을 나쁘게 보면 의도적으로 미군에게 이 나라를 떠나게 하려는지…. 이것이 언론이나 국민 어디로부터도 칭찬 받지 못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대로 가면 나라가 큰일나게 생겼으니, 이렇게라도 국민에게 알리겠다는 생각으로 앉아 있다. 국회가 잘 돼서 정상화되면 나라의 근본에 대해 정치가 대통령과 씨름하더라도 가닥을 잡아가야 한다."
김 "그런 일 하기 위해서도 등원해서 1당 대표로 진두지휘 해달라. 예산 법안 처리할 것 너무 많다. 그만하면 대표의 의도도 대략 전달됐다. 제 얘기를 계기로 등원하자."
최 "구체적인 사항은 총무와 협의해라. 어쨌든 기본적 생각은 같다고 본다. 여야 의원이 나라 비상이라는 인식을 갖고 국정에 임하자."
김 "재의결을 계기로 단식을 마치고 재의결에 들어가자."
최 "총무와 상의해서 잘해라."